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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요원 알렉스와 페니 이탈리아 편 - 첫 번째 임무 - 세계비밀연구소를 찾아라!
자다 프란차 지음, 고정아 옮김 / 해냄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첫 눈에 호감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책입니다. 큰 판형에 시원시원한 그림, 주르륵 넘겨보면 화보처럼 멋지고 큼직한 사진들과 뭔가 암호가 가득 담겨있는 듯한 퍼즐. 이탈리아에 대해 아는 것은 피자와 스파게티, 영화 로마의 휴일, 피사의 사탑 정도로 빈약한 몇 가지에 지나지 않지만 이 책을 따라가면 상당히 흥미롭고 신기한 것들을 만날 것 같았지요.
주인공인 알렉스와 페니는 관심있고 잘 하는 분야가 서로 다른 쌍둥이 형제예요. 페니는 역사, 알렉스는 컴퓨터 도사지요. 이 두 명은 무엇을 하는지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비밀연구소'를 찾아가는 미션을 수행하게 되었어요. 그 곳을 찾아가려면 제시된 퍼즐이나 퀴즈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그렇게 계속되는 과정 속에서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지역)을 돌아보며 유적지와 랜드마크 등을 알아가는 설정입니다.
이 책이 가진 장점은 많습니다. '이탈리아'편이라는 데에서 연유한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덜 익숙하고 덜 알려진 곳이 큰 사진들로 실려있어서 그것들을 감상하는 것만도 상당히 인상적이에요. 대부분 상공에서 아래를 향해 찍은 사진들이 많아서 입체적인 건물과 경치가 마치 눈 앞에 펼쳐져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구요. 보충 사진 자료도 충분합니다. 본문글에는 이탈리아의 역사와 사회, 문화의 정보가 상당히 구체적이고 자세한 수준으로 실렸고, '알고 있었나요'와 메모지 모양으로 따로 곁들인 정보도 쏠쏠합니다. 또한, 다음 장소를 알기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퍼즐, 퀴즈, 점 잇기, 색 칠하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시되어 흥미를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여행을 계속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점도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체적인 구성의 난이도가 들쑥날쑥하다는 점이예요. 본문에 실린 내용은 생각보다 상당히 높은 난이도의 정보가 섞여있습니다. 비교적 잘 알려진 피사의 사탑이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像과 같은 몇 가지를 제외하면 중고생이 되어야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 또는 성인 대상의 책인 것 같은 내용이 많아요. 반면 퍼즐 등의 문제는 너무 쉬워서 좀 시시할 정도이고, 이야기의 구도와 전체적인 책의 모양새도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요.
비밀연구소를 찾아낸 것에서 이야기가 끝났으니 앞으로 미션수행이 계속되면서 세계 각국을 소개하는 시리즈로 펴낼 것으로 보입니다. 난이도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매력적인 시리즈로 이어질 텐데. 이 책 한 권만으로 보면 의욕이 너무 앞서서 오히려 아쉽게 되어버린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