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고민 과학자 - 지식플러스-만화로 배우는 알짜 지식 07 지식플러스 시리즈 7
손영운 글, Hitoon.com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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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민고민 과학자], 제목을 보니 웃음이 납니다. 맞아요, 과학자가 얼마나 고민을 많이 했을까요. 이 책은 그런 고민 끝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12명의 과학자를 소개하는 만화책으로, 고민하는 과학자에겐 좀 미안(?)하게도 읽고 있는 저로서는 고민없이 술술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갈릴레이, 다윈, 마리 퀴리 등 익히 잘 알려진 과학자는 물론 제겐 이름도 생소한 과학자가 실렸는데, 그들의 주요 업적을 중심으로 과학자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과학지식을 갖게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그 지식의 난이도가 조금 들쭉날쭉하지만 지식자체보다는 과학자의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 그리고 결실을 맺는 것에 포인트를 두고 있어요. 제목처럼 말이죠. 또 과학자 개개인의 분량은 그리 길지 않은 편으로 생애 전체를 다루고 있지는 않아요. 가지는 쳐내고 기둥이 될 만한 사실들을 언급하고 있는 것도 만족스럽습니다.

요새 많이 나오는 학습만화와는 차별화한 면도 보입니다. 만화책이지만 쓸데없는(!) 만화요소는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보여요. 유머러스 표현이 적당한 수준으로 들어있고, 그림과 말풍선, 해설 등의 모습이 모양을 잘 잡았고, 책 크기도 보통의 동화책 크기여서, 초등학생 중학년 정도 이상을 대상으로 삼기에 좋습니다. 초등 4학년인 딸도 이 책을 즐겁게 읽었는데, 책 안에 담긴 과학지식 중 난이도가 높은 것은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도 새로운 과학자 이름과 업적을 알았다며 자랑스레 이야기하더군요. 과학이나 과학자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 어린이여도 부담없이 읽어볼 수 있겠어요. 읽을 때는, 정말, 고민없이 술술 잘 읽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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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 제10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 수상작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5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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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깡촌 마을 청년회의 늙수구레한 청년들, 그리고 도쿄 한복판 망해가는 광고대행사의 시니컬한 직원들. 이들의 만남이 만들어낸 걸작은 다름아닌 공룡!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는 궁벽하기 짝이 없는 시골마을의 호수에 공룡이 나타난 것으로 거짓 이슈를 퍼뜨림으로서 '마을 맹글기'를 해보려는 유머러스한 소설이다.

도대체 알아들을 수 없을만큼 심각한 사투리를 쓰는, 순박하기 이를 데없는 이 마을 청년회 사람들. 마을의 특산물 이름을 딴 미인대회든 마을의 고유풍습을 재현한 이벤트든, 아니면 그 무엇이라도, 뭔가 이 마을에 붐을 일으킬 '꺼리'를 만들길 원한다. 일본이나 우리나 시골마을의 제 살 길 찾기 모습은 비슷하군. 한편 도대체 클라이언트에겐 씨도 안먹히는, 나름 아이디얼한 광고인들은 이 청년회 사람들의 의뢰를 받고 뭔가 이 마을에 붐을 일으킬 '꺼리'를 찾아야만 했지만 과연 '암것'도 없는 상황. 그리하여 밑도 끝도 없이 등장한 공룡출현 아이디어는 마을 맹글기 필살기로 구체화된다.  그렇지, 도시사람들에게 어필하기가 그리 쉽겠나, 공룡이라면 또 몰라도. 또한 하지만 그 거짓말이 어디 그리 오래 가겠나, 공룡이 아니라면 또 몰라도.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라는 제목에선  유추해낼 수 없는 공룡출현이 다소 생뚱맞지만, 이 소설의 즐거움은 공룡출현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아닌 시골 청년회 사람들의 말 한마디, 단 세 명 뿐인 광고대행사 직원들의 사연같은 소소한 것에 있다. 큰 폭소를 터뜨리지는 않을지언정 끊이지 않는 미소를 띄우고 읽을 수 있다고나 할까. 또한 공룡출현이 엉터리같이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잔머리를 굴렸던 이들의 말맞추기처럼,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또 등장인물 개개인의 사연은 제대로 잘 맞춰졌다. 유명 여류 앵커가 돌연 이 마을 사람과 결혼해버린 사실 하나만이 조금 설득력이 떨어지지만 결혼 이후 매스컴에서 떠들어대는 상황과 마지막 새로운 한 장의 사진에서 벌어지는 상황에선 역시나 훌륭한 짜임새.

이 책에서 가진 것없는 시골 마을에 대한 도시민의 관심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는 유머 속에 감춰져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라고 하지 않는가. 읽다보면 '붙잡아서'라는 의미를 깨닫게 된다. 책 속 사람들이 오로로콩밭에 붙잡힌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도 이 책에 붙잡히고야 만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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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웨터야! - 뿔리와 개구쟁이 친구들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박정연 옮김 / 보림큐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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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웨터로 말할 것 같으면 그냥 스웨터가 아니거든요. 사실 처음엔 까칠한 느낌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친구들이 내 스웨터를 입고 쓰고 끼우며 까부는 걸 보니 왠지 샘이 나는 게 아니겠어요? 내 스웨터를 가지고 그렇게 재미있는 장난을 치다니, 이건 누가 뭐래도 내 스웨터라구요, 그것도 아주 헐렁한 스웨터! 

[내 스웨터야!]는 나의 상상을 뛰어넘는 즐거운 이야기를 가진 그림책이다. 요는, 스웨터의 다양한 변신. 주인공 뿔리의 스웨터를 개구쟁이 친구들이 한번씩 돌아가며 입어보면서 보여주는 변신은 이 책을 한 장 한 장 점점 더 기대에 차서 넘겨보게 만든다. 뿔리의 스웨터가 작은 몸집의 생쥐에겐 치마가 되는 것, 몸집이 큰 닭에겐 타이트한 윗옷이 되는 것까지는 무난한 변신이지만, 이후로 말과 고양이들과 코끼리가 입었을 때의 모습이란! 또 뿔리가 헐렁한 스웨터를 걸치고 있는 가장 마지막 장면까지, 내 상상의 허를 찌르는 그 모습에 폭소를 터뜨리고야 말았다. 

초등 4학년인 딸도 이 그림책을 신나게 읽었고, 3살 아들은 아마 그 의미를 조금은 덜 알아챘겠지만 덩달아 웃는다. 대여섯살 아이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책이고, 전체 하드보드지를 사용했기 때문에 책을 좀 험하게 보는 아이여도 문제없겠다. 재미와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으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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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질꼬질 냄새 나는 우리 멍멍이 - 장독대 그림책 10
해노크 파이븐 글.그림, 노은정 옮김 / 좋은책어린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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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강아지를 보시라. 꼬질꼬질 냄새나는 양말 귀를 가진, 그 냄새를 막으려는 듯 코를 빨래집게로 집은 강아지. 냄새나는 양말의 유쾌한 변신이 아닐쏘냐!

[꼬질꼬질 냄새나는 우리 멍멍이]의 본문을 들여다보니 주인공 꼬마가 자기 가족의 얼굴을 여러 재료로 꾸며 만든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크레파스나 싸인펜같은 그리기 도구가 아닌 용수철, 끈, 돋보기같은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여러 물건을 재로로 사용한 작품인데, 눈, 코, 입 등과 형태가 대략 비슷한 재료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 재료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도 꽤 그럴싸하다. 팽팽 도는 팽이같이 신나게 놀아주는 아빠의 코, 세상에서 가장 보송보송한 솜털처럼 보드라운 엄마의 머리카락, 술래잡기를 할 때는 뱀처럼 잘도 빠져나가는 오빠의 입, 한 번 울면 그칠 줄 모르는 호루라기처럼 시끄러운 동생의 눈, 그리고 자기를 표현하는 오만가지 물건들까지.

유치아동이 따라해보는 활동을 하기에 참 좋겠다. 본문에 나온 가족의 모습 뿐 아니라 이 책의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 활동했던 많은 수의 작품이 실려있기 때문에 그 작품들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겠고 아이디어만 빌려 창의적인 표현도 가능하겠다. 단, 그 전에 집 안의 온갖 잡동사니(?!)와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두는 수고는 감수해야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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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불어요! 창비아동문고 224
이현 지음, 윤정주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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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이 책 정말 걸작이다! 재미있다는 소문을 익히 듣고 있었기에 기대하고는 있었지만, [짜장면 불어요!]를 읽고 난 지금 완전 대만족이다. 이 책에 실린 5편의 단편은 어느 것 하나를 최고로 꼽기 어려운, 정말 우열을 가리기 힘든 작품들이다.  

즐겁기로 치면 표제작인 [짜장면 불어요!]가 단연 선두. 짜장면 배달청년의 거침없는 입담을 듣고 있노라면 정신이 쏙 빠질 정도다. 이제 막 짜장면 가게에 입사(?)한 신참을 앞에 두고 쉴 새없이 늘어놓는 배달청년의 인생철학과 배달철학이 참으로 유쾌하고 신선하다. '짜장면'을 왜 '자장면'이 아닌 '짜!장!면!'으로 발음해야 하는지 그 이유에서부터 대통령도 먹는 짜장면을 못먹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소견(!), 배달부로서의 의무와 책임, 특히 공부 잘 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과의 직업 선택권의 차이. 혹시 작가가 배달부로 오랜 경험을 쌓은 이가 아닐까 생각되는 바, 짜장면 배달청년의 캐릭터는 놀랍도록 리얼하다.  

소재의 신선함은 [지구는 잘 있지?]에서 가장 큰데, 매일 같은 날짜로 시작하는 일기 속에서 거대한 음모가 폭로된다. 무슨 음모냐? 읽어보시라. 이 지구에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할 것이다. 독특하다.

[3일간]은 전개방식과 구도, 소재의 파격이 인상적인 작품. 세 명의 아이들을 통해 3일간의 사건전말을 전개하는 방식이 매우 세련되었고, 사건을 일으킨 주동자의 시선은 불편하지만 사실적인 것이어서 결코 쉽게 잊을 수 없는 이야기. 

그 밖에 [우리들의 움직이는 성]과 [봄날에도 흰곰은 춥다]는 상대적으로 무난한 동화인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평가. 따로 놓고 보면 평균 이상의 수작이라고 할, 강한 메시지를 담은 동화다. 

머리말에서 작가 이현은 이 책이 그녀의 첫 작품집이라 떨리기도 하지만 혹 누군가가 (비)웃어 대더라도 까짓 "그게 뭐 어때서?"라고 하겠다고 호언했다. 객기인지 오기인지 모를 작가의 이 말이 깜찍하다. 짧은 머리말에서부터 느껴지는 매력이 다섯 편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작품마다 만족도가 들쭉날쭉인 여타 단편동화집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짜장면 불어요!], 이 책 정말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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