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웅 이야기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3
박윤규 지음 / 보물창고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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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역사 이야기 중에서 가장 흥미진진해 하는 것은 전쟁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고난과 위기를 이겨내고 결국 감격의 승리를 거두는 선한 영웅, 천운의 생존이나 숭고한 죽음으로 결말되는 민초들의 모습에서 비록 전쟁이라는 처참한 상황일지라도 여러 삶과 죽음의 면면이 큰 감동을 주기 때문이리라. 여기에 동의한다면 [전쟁영웅 이야기]에서 우리 역사 속 전쟁의 영웅들을 만나보는 것도 괜찮을 듯.  

[전쟁영웅 이야기]는 단군 이전 시대의 치우천왕부터 동학혁명의 중심이었던 전봉준까지 모두 12인의 영웅을 소개하고 있는데, 전쟁에서의 활약상은 물론 영웅의 대략적인 일대기, 당시와 후대의 그에 대한 평가, 그리고 작가의 의견까지 피력하고 있는, 말하자면 역사 다큐멘터리와 같은 책이다.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다. 지치지 않고 끝까지 읽어갈 수 있도록 누군가 바로 옆에서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구어체로 씌여 어린이 독자가 읽기에 편하도록 배려한 점도 흡족하다.

첫 영웅인 치우천왕篇. 요즘 나오는 어린이책을 읽으며 그 존재를 알게된 치우천왕(내가 학생이었을 때만 해도 치우천왕은 듣도 보도 못한 존재였다 ㅡ.ㅡ) 이야기는 다소 과장된 신화같은 이야기지만 당시 중국 한족과 우리 겨례인 동이족의 전쟁에서 문화가 더 발달한 우리 세력이 기세등등했음을, 그것이 오늘날 중국이 자기네 역사를 유리하게 해석하려 하는 이유가 되었음을 알려주는 의미있는 이야기로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역사사료가 당시의 세력판도나 시대적 필요에 의해 반드시 사실만을 기록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영웅 연개소문篇, 또 난세의 영웅이었으나 역시 당시의 세력과 필요에 의해 제 뜻을 활짝 펴보지도 못했던 임경업篇, 큰 애국심과 충정심을 가졌으나 반대세력의 모략으로 어이없는 죽임을 당한 장보고篇 등도 기억할 만한 이야기다. 

또한 영웅의 기록에 대해 말할 때 중국의 사료와 우리의 사료를 비교해 다른 점이 무엇이고 왜 다른지를 해석(또는 추정)하고 있는데, 어린이 독자가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높이 사고 싶은 부분이다. 신채호 선생이 영웅 김유신에 대해 일반적인 칭송과는 조금 다른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신선한 자극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아쉬운 점 하나. 중간중간 심심치않게 등장하는 '[명재상 이야기] 책에서 참고하라'는 식의 표현이 있어서 찾아보았더니 이 책의 저자가 쓴 이 책의 시리즈 전편을 이야기하는 것이던데,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궁금하여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한편 그 책도 당연히 읽으라는 무언의 압력같은 느낌도 들어 약간 불편하기는 했다.

어쨌거나. 나라의 흥망 속에서, 특히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마다 반드시 나타나 나라를 구하는 영웅이 있었음을 목도할 수 있으니, 『고려사 절요』에서 강감찬을 찬양했던 귀절이 참으로 마음 속 깊이 스며든다. 

"하늘이 이 나라 백성을 사랑함이 참으로 지극하구나. 나라가 어려움에 빠지면 반드시 어질고 현명한 이를 내어 구하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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