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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애나 로쉬 ㅣ 좋은책어린이문고 8
리비 해손 지음, 송진욱 그림, 이정아 옮김 / 좋은책어린이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나'의 삼형제, 그리고 사촌인 애나의 재미있는 일상을 그린 [소문난 애나 로쉬]. 아니, 재미있다는 말보다는 엉뚱하고 기발하고 어찌보면 괴팍하기까지 하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아요. 그건 애나 덕분입니다. 애나의 머릿속엔 '신기한 놀이공장'이 있는 게 분명해요. 사촌형제들은 지나가는 차에 물뿌리기 시합을 하다가 이웃 아줌마를 흠뻑 젖게 만들기도 하고, 지붕 위로 올라가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폭풍우가 치는 날 손님의 우산까지 모조리 들고나가 공원에서 놀기도 했어요. 집안에서 놀 때는 뭐든지 꼭 하나씩은 부숴지고 말지요. 정말 못말리는 장난꾸러기, 애나.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이 책에 푹 빠질만큼 신나지는 않습니다. 그냥.. 남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건 아마도 애나가 워낙 기발한 장난을 잘 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애나의 주도 하에 삼형제가 끌려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해서일 거예요. 사실 장난을 치고 있을 때도 애나는 신나는데 다른 아이들은 걱정을 하거나 무서워하는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애나는 못된 아이처럼 비춰지곤 하지요. 애나가 먼 곳으로 이사가게 되어 떠날 때의 마지막 장면만 빼면 말입니다. 물론 애나는 절대로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나쁜 아이는 아닌데, 그렇다고 착하고 사랑스러운 꼬마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호주 어린이 도서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호주 어린이와 우리 어린이와 노는 방법이 달라서 이 이야기가 크게 재미있지 않은지도 모르겠어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데, 색다른 에피소드도 참 많은데, 그리 와닿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