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좌전 - 상 - 전면개정판 춘추좌전
좌구명 지음, 신동준 옮김 / 인간사랑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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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역사문화를 이해하는 열쇠[춘추좌전 상/하]

 

 

 

춘추전국시대 3대 사서라 하여 

좌구명의 [춘추좌전]

좌구명의 [국어]

유향의 [전국책]을 꼽는다.

 

삼국지를 능가하는 최고의 전략서라 하는 [전국책]을 제외하고는 [춘추좌전]과 [국어]가 내 손 안에 있다.

[춘추좌전]은 공자가 만든 '경'에 현인 좌구명이 '전'을 단 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원래 [춘추좌전]은 오랫동안 [좌씨춘추]나 [춘추좌씨전]이라는 두 가지 명칭으로 혼용돼왔다. 후한 때 [좌씨춘추]가 [춘추]에 대한 주석서로 공인받으면서 [춘추좌전]이라는 명칭이 널리 통용되었다.

신동준의 역작을 손에만 넣고 있으되, 그 의미를 파악하고 실제 활용하는 일에는 아직 발걸음도 떼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21세기에 좌전을 읽으며 무엇을 얻어야 할 것인지 ...

 

어제 TV에서 플라톤 아카데미 특강으로 장하*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촛불시위로 대통령을 바꾸는 일까지 결행한 우리이지만 아직도 '불평등'은 곳곳에 남아 있다.

하루아침에 해소될 수 있는 아니지만 IMF 위기 이후 나라의 큰 어려움을 겪어본 세대로서 조급증이 다가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삼포세대는 N포세대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고, 그 이후의 더 젊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잉여인간' 이라며 비하하고 있는 상태로 전락했다.

우울하고 웃을 일 없는 이야기가 계속되었지만 현 세태에 이르게 된 원인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 여겨졌다.

민주화가 일어나고 시장경제가 이루어져 갔다고는 하지만 국가주도의 경제성장으로 이루어놓은 급속도의 성장은 잠깐의 놀라움을 낳고 그 뒤로는 점점 더 커지는 병폐를 끌고 왔다.

정치와 재벌의 결탁으로 시장이 이상한 방향으로 성장한 것이다. 경제성장은 분명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일반인들이 그 사실을 체감으로 느끼지 못하는 이상한 상황.

임금으로 채워져야 할 성장의 결과가 기업의 특히 100대 재벌 기업의 부 축적으로만 쌓이는 해괴한 통계자료.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을 주어야 경제가 돌아갈 것인데 매출이 적은 중소기업에서만 일자리를 기대하게 되고 갈수록 비정규직만 양산하고 있는 사태에 내몰린 젊은이들은 쉽게 현실을 포기하고 만다.

국가가 나서서 무언가를 해줄거란 기대를 한 채 20년, 30년을 지내 온 사람들은 이제 50대, 60대가 되었으며 "보수"쪽으로 물러나 앉은 채 아무 것도 할 의욕이 없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는 것인가?

처음에는 단호하게 'No.'라는 메시지를 띄웠던 강연자는 그래도 희망을 걸어보자며 'YES'쪽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그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느냐? 당연히 미래의 주인인 20대라고 한다.

 

다이* 같은 매장에서 작은 스티커나 저가의 인테리어 제품을 사서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고 만족하는 일로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는 젊은이들이 미래를 읽어내고 제대로 대처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기성세대가 해주어야 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짊어지고 나아가야 하는데...

 

젊은이들과 기성세대가 함께 노력해야 지금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다.

공통의 목표의식을 가지고 행동에 옮길 때다.

다만 현실이 너무나도 막막할 때, 고전의 한 구절에서 희망 하나를 건져올릴 수 있다면 좋겠다.

 

10대 시절부터 임창순 선생이 운영하던 '태동고전연구소'에서 [춘추좌전] 강독을 접한 이래 현재까지도 [춘추좌전]과 씨름했다는 저자는 계속해서 관중을 비롯해 춘추전국시대 연구에 천착해왔다.

'역자서문'에서 역자는  모 헌법재판관이 대통령 탄핵결정문 보충의견 인용 중'범금몽은하위정'(犯禁蒙恩何爲正)이란  불명확한 전거를 끌어다 쓴 부분을 개탄한다. 전거도 없는 엉터리 글을 관중의 말로 소개한 이는 한 신문사의 주필을 지낸 사람이 신문연재에 쓴 글이라 한다.

 

전거도 없는 엉터리 글과 이를 겁 없이 인용하는 재판관의 무모한 판결문이 횡행하는 한, 일본을 비웃다가 나라를 망친 조선조 사대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13

 

역자는 고전에 나오는 한 구절까지도 끝까지 파고드는 학자들의 철저한 탐구정신에 입각해 고전에 관한 심도 있는 기초연구를 하고 있다.

고전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자주 들여다 보고 마음의 양식으로 삼는다면 어느 분야에서 일하더라도 꿋꿋한 리더십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춘추전국시대는 무려 550년간 지속되었다. 전쟁이 거의 하루도 그치지 않고 빚어졌으며 싸움도 시간이 갈수록 격화됐다. 이 때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치국평천하 방략이 등장했다 한다.

역자는 춘추전국시대를 모르면 동아시아의 역사문화를 이해할 길이 없게 된다고 말한다. 미국과 중국의 한가운데에 있는 한반도의 현 정세를 날카롭게 파악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왕도와 패도를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북한과의 미묘한 줄다리기 사이에서 우리는 고려해야 할 국가가 너무나도 많다.

미국, 중국, 일본.

난세의 이치를 집대성해 놓은 '좌전학'에 대한 깊은 탐사가 답이라며 일독을 권하는 이유다.

 

 

 

춘추전국의 모든 역사를 샅샅이 훑는 일은 힘에 부쳐, 눈에 익은 인물들을 위주로 본다.

관중과 포숙아의 '관포지교' 이야기는 [춘추좌전]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을까?

노나라와 제나라가 서로를 견제하다 포숙아의 제나라가 승세를 점했다. 공자 규와 소흘은 죽었지만 관중은 포숙아 덕에 목숨을 구한다.

 

"관이오의 정치적 재능이 제나라의 상경인 고혜보다 뛰어나니 그를 재상으로 발탁해 쓰는 것이 가할 것입니다. 제환공이 포숙아의 말을 좇아 관중을 재나라의 재상으로 삼았다.-상)161

 

 

진문공이 극결을 대부로 삼는 장면도 재미있다.

 

당초 구계가 사자가 돼 기 땅을 지나다가 우연히 밭에서 김을 매는 극결과 새참을 내오는 그의 아내를 보게 됐다. 이 때 그들은 마치 서로 손님을 대하듯이 공경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계가 극결을 데리고 돌아와 진문공에게 건의했다.-상)400 

 

춘추전국의 난세에서도 재능 있는 인물을 구하는 것이 즉 '인사(人事)가 '천문', '지리'보다 우선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역량 있는 리더십을 가진 인재가 되려면 [춘추좌전] 같은 고전에서 지혜를 얻어 활용했으면 좋겠다.

 

원문을 바로 옆에 실어 두었으니 역문과 원문을 번갈아 읽는 재미도 있다.

나라간 운명을 건 전투에서 간계와 모략이 오가고 진정한 참모를 알아보는 군주의 역량도 드러난다.

주-노-제-진-초-진(秦)-연-오월 등 명멸하는 나라들의 명운을 되짚어 보며 춘추시대를 머리와 마음으로 담는다.

 

 

 

열국세계표, 춘추시대 연표, 열국성씨표, 노나라 군주 약사 등이 부록으로 실려 있으니 참조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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