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 전면개정판
좌구명 지음, 신동준 옮김 / 인간사랑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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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게 다가오는 춘추시대 , 중드 보는 줄~[국어]

 

 

 

춘추시대 말기의 노나라 역사가인 좌구명의 [국어]는 [춘추좌전], [전국책]과 함께 '춘추전국시대의 3대 사서'로 불린다.

 

[춘추좌전]이 우리에게 익숙한 시간대별 서술, 편년체 형식이고 나머지는 각 사건을 이야기체 형식으로 국가별 주요 사건을 다루는 국별체 형식이다.

춘추전국시대처럼 천하가 여러 나라로 분열돼 있을 때는 편년체나 기전체보다 국별체가 훨씬 유용하다.

 

 

 

춘추시대 주나라, 노나라, 제나라, 진나라,  정나라, 초나라, 오나라, 월나라 등에서 일어난 커다란 사건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해 나라별로 구분해 읽기 쉽게 되어 있다.

 

[국어]는 2005년 국내 최초로 완역본을 펴내기 전에는 발췌 번역본조차 없었다고 한다.

[춘추좌전]과 쌍벽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사료임에도 불구하고 사학자들조차 [국어]에 관심을 두지 않아 중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절판되었다. 어마어마한 양을 전면개정하기까지 저자의 노고를 짐작조차 할 수 없겠다. [춘추좌전] 개정판 출간에 앞서 나온 [국어]를 경건한 마음으로 대하며, 저자에게 무한한 리스펙트~~

 

[국어]를 읽기 전에, 날도 더운데 좀 말랑말랑한 책이나 읽으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마음 먹은 내 앞에 <삼생삼세 십리도화>라는 말랑말랑한 제목의 책이 눈에 띄었다.

호기심이 동한 김에 제목을 곱씹고 있었더니 중국 드라마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58회 드라마의 43회에서 시작하려니 영~ 앞뒤가 궁금해 미치겠는 거였다.

그리하여 장장 열흘간을 TV와 유튜브를 동원하여 한글자막, 영어자막, 한자자막을 가리지 않고 섭렵해서 마침내 정복!

천계와 인간계를 넘나들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운데 삼생삼세에 이어지는 단 하나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었다. 특히나 도교적 이상세계와 유교적 현실세계의 조화가 눈에 띄었는데 특이한 것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신이라도 신선-상선- 상신이라는 단계를 밟기까지는 '겁운'이라는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인간세계나 이상세계나 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구나!!

특히나 세계적으로 홍수, 가뭄, 이상기온 등의 자연재해가 밀어닥치는 데다 국내, 국제 할 것없이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니 드라마 속으로 피신하려 했던 것 자체가 부질없다, 생각이 들었다.

분홍분홍 도화가 십리길에 이어져 있는 도화림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천계의 태자이자 새까만 옷만 입는 남자 야화와 여우족의 후계자 백천의 러브스토리에 푹 빠져 있었던 시간에서 현실로 넘어오려니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컸다~드라마를 너무 봐서 한동안은 간단한 말은 '중국어'로 내뱉고 싶어질 정도였다니까. 드라마 속에서 여기도 상신, 저기도 상신 ..온통 신선들 천지인 세계를 거닐다 보니 '상신'이란 단어가 머릿속에 꽉 차 있었다.

그러다 [국어]를 읽으니 이상하게도 춘추시대의 사람들 생활상이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옷차림도 아마 드라마 속 인간계 사람들이 입었던 옷을 입었음이 틀림없어.

군주, 제후, 일반인 등 드라마 속에서 나왔단 사람들을 떠올리며 춘추시대 열국들의 생활상을 읽어나가자 평소였다면 절대 많이 넘어가지 않았을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것이다.

오오~

내가 아직 드라마의 여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때에 그 시대의 이야기를 읽으니 이렇게 잘 이해가 되는구나!!

기쁜 마음으로 [국어]를 읽었다.

 

노나라 편에 공자, 즉 공구에 관한 이야기가 있기에 그 곳을 먼저 펼쳐 읽었는데,

공구가 대골(大骨)을 논하다, 라는 부분에서 '상신'이란 단어를 보게 되었다.

오왕 부차가 월나라 회계성을 대파하면서 뼈 한 마디가 수레를 가득 채울 정도로 큰 해골을 얻게 되었는데 이것을 공자에게 문의케 했다 한다.

 

"감히 어느 뼈가 가장 큰지 묻고자 합니다."

"내가 듣건대 '대우 회계산에서 천하의 모든 신들을 소집했을 때 방풍씨가 늦게 오자 그를 참하여 전시했다고 하오. 그의 뼈는 매우 커 뼈 한 마디가 수레에 가득 찰 정도가 되었다고 하오."

"감히 무엇을 관장하는 자가 상신(上神)이라 불릴 만한지 묻고자 합니다."

"산천의 정령은 능히 구름을 일으켜 비를 내림으로써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소. 정령의 수호자는 가히 신으로 불릴 만하오. 사직을 수호하는 자는 가히 공후로 불릴 만하오. 그들은 모두 제왕에 소속되어 있소."-208

 

공자 시절에도 '상신'에 대한 이해가 논의될 정도였나...

춘추 시대와 드라마 속 허구의 세계가 단어 하나로 통하는 경험을 하게 될 줄이야^^

 

춘추의 역사책이라 재미 없을 줄로만 알았는데,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들리는 커다란 해골 이야기에서부터 상신에 대한 얘기까지 들어 있으니 이거 흥미가 당기는 걸? 하며 여러 나라들의 이야기를 뒤적거려 읽기 시작했다.

 

조귀가 중심도민(中心圖民)을 논하다

만일 늘 마음속으로 백성들의 일을 생각하는 중심도민을 할 줄 알면 비록 재지가 미치지 못할지라도 틀림없이 승전코자 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151

 

이혁이 단고광군(斷罟匡君)하다

나에게 과실이 있었소. 이혁이 그물을 끊어 주군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단구광군을 행했소.  이 그물은 좋은 어망이기는 하나 나로 하여금 고인의 교훈을 깨닫게 해주었소. 해당 관원이 이를 잘 보관하여 나로 하여금 영원히 충고를 잊는 망심을 하지 않게 해주오.

-찢어진 그물을 보관하는 것은 이혁을 군주의 신변에 두는 것만 못합니다. 그러면 그의 권고를 결코 쉽게 잊지 못할 것입니다.-174

 

제환공이 패제후하다

제환공은 천하의 제후들이 모두 자신에게 귀복한 사실을 알고는 이내 그들에게 방문할 때 바치는 예물을 줄이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빈객을 맞을 때는 오히려 두터운 예물을 많이 내려주었다.

제환공은 천하 제후들이 자신을 따르는 것을 알고는 대대적으로 충신한 일을 행했다. 제후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즉시 행할 수 있는 것은 지체 없이 행동에 옮겼고, 그들을 대신해 계책을 낼 수 있으면 곧바로 계책을 내 실천에 옮겼다. 담국과 수국을 멸망시킨 뒤 스스로 취하지 않고 다른 제후국들에게 이를 나눠주었다.-241

 

저자는 '춘추 5패'를 제환공과 진문공, 초장왕, 오왕 부차'합려, 월왕 구천으로 정리하고 있다.

[국어]를 읽을 때 '춘추 5패'에 중심을 두고 읽어도 좋을 것이고, 나처럼 시대극 드라마 한 편을 보고 몰입돼 있던 상태에서 여운을 이어가며 읽어도 좋을 것이다.

결국,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상태 즉 난세를 이겨나가는 힘은 고전에서 찾을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뜨거운 불볕더위 속에서 뉴스를 들으며 짜증내기 전에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찾으라.

[국어]로 말할 것 같으면 춘추 시대의 상황이 생생하게 녹아들어 있어 드라마 보는 것 못지 않은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춘추좌전]과 비교해가며 그 시대의 실상을 일일이 대조해가며 연구해야 하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마음을 내려놓고 드라마 보듯이 재미있게 읽었다.

춘추 5패와 이들을 뒷받침한 군신들의 활약, 소소하게 녹아들어 있는 춘추 시대 생활상~

[국어]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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