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분 좋아졌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머리가 복잡할 땐 아이들이 즐겨 보는 만화를 본다.

애니메이션으로 보기도 하고 만화책으로 보기도 한다.

동심으로 돌아가 맘껏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지금을 바라보면 훨씬 단순하게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

내 경우에는 도라에몽이나 짱구를 자주 보았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적에는 태교용으로 보기도 했다.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도 행복해 진다니까 마음을 비우고 웃으며 보았다.

벌써 십 년 넘도록 보아온 짱구는 아직도 다섯 살 감자머리 소년이다.

아직도 철들지 않는 짱구를 보면 유쾌한 에너지 덕분에 슬쩍 웃음이 나고

즉흥적이면서도 명쾌한 짱구의 머릿속을 내게로 옮겨오고 싶어진다.

물론 아이답지 않은 음흉한 시선이라든지 과장된 여성의 몸 등 부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대부분은 머리를 비우고 웃어넘길 수 있는 내용을 보며 즐긴다.

이등신 혹은 삼등신의 짤막한 이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뜻밖의 대사에서 가끔은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저자도 마찬가지로 "보노보노"를 보며 생각을 한다.

트위터의 봇에서 "보노보노"를 접한 뒤로 만화책, 애니메이션도 챙겨보게 되었다고 한다.

 

때로는 소심한 아이처럼, 때로는 아무 생각 없는 사람처럼 휙 던지는 이야기들.

하지만 가만히, 여러 번 곱씹다보면 살만큼 살아본 팔십대 노인의 혼잣말 같기도 했다. -5

 

소심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지만 친구들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보노보노는 잘할 줄 아는 것도 얼마 없다.

잔뜩 스펙으로 치장하고 사회에 나갈 날을 기다리거나 열혈 직장인으로 매일매일을 치이듯 살아가는 사람들에 비해 보노보노는 한없이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무언가 통하는 걸 발견한 사람들은 보노보노의 일상에서 동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보노보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평범한, 하지만 어딘가 이상한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별히 이상하지 않은 나같은 사람도 책을 읽다 보니 보노보노의 삶의 방식에서 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게 되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보노보노의 캐릭터 뿐 아니라 함께 등장하는 포로리나 너부리도 어딘가에서 본 적 있는 누군가를 떠오르게 한다.

완벽하게 치장하고 살아갈 필요는 없다, 인생에서 꼭 이겨야 하는 건 아니다, 같은생각에 동조하게 되면서  한 템포 낮추어 지금을 바라보게 된다.

친구에게 위로받거나 친구를 위로할 때, 진정 친구의 역할을 하고 있는 건지 되돌아보게도 되고

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질문하게도 된다.

 

 

 

 

 

 

 

사람이 접근하면 자신의 조개를 준다는 해달.

보노보노는 그런 해달이다.

'나에게 있어 소중한 것을 줄 테니 해치지 말아요.'라는 바람을 담은 그 순진무구한 행동이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킨다.

 

내게 가득한 독기를 삼분의 일쯤 빼고

어깨를 늘어뜨리면서

좀 편안하게 숨을 쉬어보면 어떨까.

 

내게 지혜가 좀 모자라더라도

내 주위의 친구들로부터 십시일반으로 소중한 조언이나 도움을 얻어가면서

내 자신을 채우면 되지 않을까.

 

함께 있는 친구

혹은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관계에 있어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만큼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을 선하게 받아들여주는 마음이 아닐까.

모든 관계는 그로 인해 시작되니가.

그렇게 시작된 관계는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유지하면 된다는 것을 보노보노와 친구들은 알려주었다.

천천히 걷듯이 이어가는 관계는 좀처럼 깨지거나 망가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