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집중 모드 [무한도전 컬러링북 ]

무한도전 평소 즐겨 보시나요?
저는 주말 예능 프로그램은 별로 눈여겨 보지 않습니다만,
어쩌다 한 번씩은 무한도전을 보게 됩니다.
워낙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니 말이죠.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희한한 발상으로 '도전'을 한다고 하니
볼 때마다 그들의 열정에 그저 박수를 보낼 밖에요.
얼마 전 웹툰 만화가들이 나와서 무한도전 출연자들의 캐리커처를 쓱쓱 그려내는 부분은
보면서 감탄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 번 본 자리에서 그들의 성격을 쏙 잡아내서 그림에 녹여내는 걸 보고요.
역시 만화가들이다. 일반인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하면서 놀랐었습니다.
그림엔 재능 꽝이라, 똥손이다~~하고 포기하고 사는 저에게 있어서는 신세계를 보여 주는 것 같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씩 마구 색칠을 하고 싶다거나, 멋진 그림을 완성시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일어날 때가 있습니다.
머릿속이 번잡하거나 너무 심심하거나 할 때요.
마침 무한도전 컬러링 북이 있어 한 번 색칠해 볼까나...하고 책을 열어 보았습니다.
사실 일반인에게 밑그림 그리기만 해도 몇 시간 훌쩍 잡아먹는 거거든요.
새로운 세계와도 같은 멋진 밑그림들이 하나 가득이었습니다.
그림만 봐도 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어요.
특히 무한도전 애청자라면 무한도전의 역사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갈 것만 같더군요.

요렇게 본문에 수록된 일러스트 아래에 제목과 함께 간단한 코멘트가 달려 있었어요.
짧게 짧게 읽으면서 제가 본 적 있었던 것 같기도 한 무한도전 편들을 떠올려 보며
웃음을 머금었답니다.
어쩜, TV화면으로 볼 때보다 더욱 개성적인 인물들의 면면이 부각되어 있는지.
오똑한 콧날의 광희, 툭 튀어난 광대뼈의 유재석, 얼큰이 정준하, 개구쟁이 얼굴에 지저분한 수염까지 깨알같이 박혀 있는 하하, 늙어서
이제는 머리카락이 거의 없는 호통 박명수.
아유...안 본다고 하면서도 인물들의 특성이 저절로 머릿속에 새겨져 있었네요. ^^

원래대로라면 저렇게 선명한 색상으로 색칠을 해 줘야,
색칠 좀 합네~ 하며 그림을 들이밀 텐데...

부끄럽게도 이런 그림으로밖에 완성할 수가 없네요.
그래도 꽤 오래 작업한 거랍니다. ㅠㅠ

이것은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우리집 딸래미가 색칠한 부분.

남자 얼굴 화장시키기가 재미나 보여서 겁 없이 도전한 장면입니다.
이제 보니,
유재석 보라색 머리에 음영 넣기를 빼먹었군요. 으흑.
나름 신경 써서 색깔도 고르고 화장도 시켜주고 한 건데...
이리 보니 왜 이렇게 부족한 게 많은지요.
덕분에 머릿속 어지러운 생각들이 싹 날아갔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훌쩍 지나가네요.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애청자들이라면
각 캐릭터를 떠올려 보면서 색칠할 때 꽤 킥킥 거릴 듯합니다.
저도 자주자주 웃었거든요.
한 때 심심풀이로 생각하며 컬러링북을 집어들었지만
생각보다 두툼한 컬러링 도안에 놀랐답니다.
이거 제대로 색칠하고 채우려면 한 두 달은 우습게 지나갈 것 같아요.
더불어 우리집 색연필들도 길이가 몽당몽당 해질 듯요~
무한도전 컬러링으로 잡다한 생각들 날려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