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함의 바닥을 걷다 [유리 갈대]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s/u/superglue/20161005_174533.jpg)
[유리 갈대]는 세 번째로 만나는 사쿠라기 시노의 작품이다.
[순수의 영역] 이라는 장편 하나와 [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 이라는 단편집 하나를 읽었을 뿐이지만 작가가 표현하는 분위기는 밝은
편이라기 보다는 어두운 편에 속한다.
작가가 홋카이도 구시로에서 태어나 계속 그 곳에 살았기에 작품 속 배경은 거의 홋카이도다.
거센 바닷바람에 맞서는 대가 센 여자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음지 특유에 사는 사람들의 스산하면서도 음습한 기운이 문장 사이사이에
베어들어 있다.
<순수의 영역> 나의 리뷰 중.
질투의 감정을 다룬 소설이라면 좀 더 빠르고 적대적이고 불꽃튀는 드라마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없이 처연하고 스산하고 차갑다.
그래서 더욱 위험한 질투라는 감정의 성질이 잘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하다.
여자라서 여자의 이야기를 더 잘 쓸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 또한 여자라서 관능적이고 섹시한 묘사, 올바른 몸가짐을 가진
진짜 무희의 삶을 진지하게 적어내려간 작가의 이야기에서 더 깊은 떨림을 맛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