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 - 유럽 출산율 1위, 프랑스에서 답을 찾다
안니카 외레스 지음, 남기철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프랑스, 유럽 출산율 1위의 비밀 [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

 

우리나라도 이제 저출산국의 대열에 끼게 되었다.

조부모, 부모 때에는 셋 이상 낳는 것이 흔한 일이었고, 우리 때만 해도 '외동'인 아이들이 몇 없었는데, 지금은 외동을 넘어서 아이가 없는 집도 꽤 눈에 띈다.

삼포세대가 유행어처럼 번진 요즘 세대 사이에서는 맞벌이가 기본이다 보니 아이 낳는 일은 "꿈"처럼 되어 버렸다.

어려서부터 공부에만 매달렸고 대학을 목표로 죽어라 뛰었으며, 대학 진학 이후에는 학점은 기본이고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던 청춘들이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입에 달고 산다.

연애할 시간도 없어서 결혼정보회사에 등록들을 하고 부모님이 주선하는 선보다 더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만남을 가질 수 있다.

어찌어찌해서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손 치더라도 남자 혼자 벌어서는 집 한 칸도 마련하지 못하니, 여자는 맞벌이가 기본.

아이를 낳으면 여자는 그 즉시 경력단절이 시작되어 아이를 아예 포기하지 않는 이상은 직장에 순조롭게 복귀하기가 힘들다.

남의 손에 아이를 맡기면 그 때부터 엄마와 직장여성 사이에서 수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여자들은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는 현실에서 좌절하기 일쑤다.

저출산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보니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고는 있지만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사회 전체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은 당분간 저출산이 지속될 것만 같다.

 

[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는 유럽 출산율 1위, 프랑스의 경우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독일 출신 기자인데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기 위해 독일에서 남부 프랑스로 이주하여 지금은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저자 스스로 독일에 계속 살았다면 여전히 아이 낳기를 두려워했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만큼 같은 유럽에 속해도 육아에 관한 한, 독일과 프랑스의 문화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뚜렷이 대비된다.

대부분의 프랑스 부부들은 고민하지 않고 아이를 낳으며 아이를 둘 이상 키워도 취미와 직장일을 포기하지 않고, 심지어 외모를 가꾸는 일도 훌륭히 해낸다.

일과 양육을 조화롭게 병행하는 여유로운 삶.

분명 우리가 추구하고 바라마지 않는 이상형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유럽권이라도 독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프랑스에서는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은 노트를 들고 다니며 수년간 취재해 온 저자의 이야기들 속으로 빠져 보자.

 

 

쉽게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는 프랑스인. 그들은 아이들과 함께 식당에서 코스 요리를 즐기기도 하고 그릴 파티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타나기도 한다. 프랑스 사람들이 아이를 많이 낳는 이유는...

우선 독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완벽한 보육환경, 자식을 낳아 키우는 일을 지극히 당연하고 편안하게 여기는 사고방식, 게다가 프랑스인들은 아이를 낳으려는 욕심이 많다.

(저자가 독일인이므로 이 책에서는 독일과 프랑스를 대비시켜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기 전에 즐기던 생활을 출산 후에도 변함없이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독일에서는 힘들지만 프랑스에서는 가능하다.

프랑스는 이미 오래 전부터 평등한 사회라는 목표를 세운 반면, 독일은 예전부터 남자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익숙해져 있고, 100년 넘게 지속되어온 선입견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프랑스 정부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 독일 정부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다.

프랑스에서는 여자가 의사, 남편이 자동차 판매원인 경우처럼 남녀의 직업에서 권위의식을 따지는 일은 하지 않는다. 자의식이 유독 강한 프랑스 여자들은 남자를 고를 때에도 개방적으로 생각하고 파트너를 고를 때 별로 골머리를 않지 않으며 이상적인 남성상이 독일과 확연히 다르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남자, 여자들로 하여금 내밀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남자, 여자들이 가진 비밀스런 부분을 존중해 주는 남자를 원한다. 그리고 프랑스 여자들 중 절반 이상이 사회생활에서 남편의 외조를 원한다. -48

 

출세해서 돈을 많이 벌고 명예욕이 강한 남자는 가족을 위해 쓸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프랑스 여자들은 독일 여자들보다 의식이 깨어 있는 듯하다.

 

독일 부모들은 자식을 최고로 키워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여자들에게 희생적인 엄마의 역할을 강요하며 워킹맘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다.

 

 

저출산은 보육시설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다. 자녀를 직접 돌봐야 한다는 부모들의 잘못된 신념이 더 큰 문제다.-79

 

프랑스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학교나 보육시설이 아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사교육에 돈을 들이는 일이 많지 않다. 오후에 학교에 남아 숙제를 봐주는 사람은 선생님이다. 프랑스 부모들은 자녀들이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어린이집과 학교를 굳게 믿는다. 초저녁까지 아이를 봐주는 곳이 없어서 직업을 포기한다는 것은 프랑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월요일부터 토요일,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아내의 수입이 많을수록 가사 분담이 분명해진다. 프랑스 여자들은 분명히 돈을 잘 번다. 그리고 가사노동의 분담에서도 눈에 띄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203

 

잘게 다진 당근과 호박, 콩과 쌀을 함께 넣고 은박지에 싸서 찐 대구, 까망베르 치즈, 신선한 딸기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1~3세 유아 점심식사 메뉴 -234

 

독일과 프랑스 중 어느 나라가 우리와 비슷한가?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는 독일과 많이 닮아 있다.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그러하고 정부의 의식도 기본적으로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프랑스에 근접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남녀가 평등하고 결혼은 아이를 낳기 위해서 하는 것이며, 아이 낳는 일은 행복하다는 의식이 지배적인 프랑스, 과연 유럽 출산율 1위의 명성을 누릴 만하다.

우리나라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으며 아이를 낳은 엄마를 위해 보육정책을 강화하고 누리교육과정 중 혜택을 주고는 있지만 눈에 띄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평등"이 실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아이 때문에 직장과 취미생활을 포기하고 사는 엄마들의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에라도 프랑스로 이민을 가고 싶지 않겠는가?

프랑스 부모는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주문을 늘 마음에 새긴다.

이 말이 널리 널리 퍼져서 엄마들의 마인드가 바뀌고 나아가서는 사회 전체의 분위기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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