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덴탈 유니버스 - 우리가 몰랐던, 삶을 움직이는 모든 순간의 우주
앨런 라이트먼 지음, 김성훈 옮김 / 다산초당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뜻밖의 우주  [엑시덴탈 유니버스]

 

 

 

어린 시절에는 강경옥의 [별빛 속으로] 같은 만화책을 보며 밤하늘의 별이 빚어내는 SF적인 요소에 환호했다.

우주에 대한 환상은 우주인, 혹은 만화 속에서 고생담을 거쳐 영웅이 되는 주인공의 이미지가 다였다.

고등학교에 가서 "지구과학"을 공부하면서는, 이렇게 머리 터지게 어지럽고 어려운 걸, 왜 배워야 하나.

내가 대학에만 가봐라, 절대로, 다시는 이런 "류"의 책은 보지 않으리라, 했다.

 

내가 원하는 재미있고 흥미롭고 환상적이기만 한 것들을 골라 보다 보니, 어느새 바보가 되어 있더라...

알맹이는 전혀 없는 공갈빵만 먹다가 이제는 그 단맛과, 텅 빈 속이 질리기 시작하더라.

TV 속에서 과학자들이 나와 한담처럼 툭툭 던지는 초끈이론, 상대성 이론 들을 알아먹지 못하는 내가...

참 못나 보이더라.

 

우리가 사는 동안에 우주를 직접 밟아볼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우주의 기원과 더불어 내가 발딛고 살아가는 지구의 기원 정도에는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우주라는 것은 너무도 멀고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져서 쉽게 다가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엑시덴탈 유니버스]는 뜻밖의 우주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가이자 이론물리학자인 엘런 라이트먼 덕분에 우주에 대한 흥미가 조금 솟아올랐다고 할까.

MIT 최초로 과학과 인문학 교수에 동시 임명된 이력에 끌리기도 했고,

그 이력을 디딤돌 삼아 그의 책을 읽는 동안, 과학과 인문학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도 궁금증이 생겨났다.

(하나의 예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리처드 도킨스처럼 과학적 논증을 가지고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증명하려 드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짜증이 난다.(...)

나에게는 영적인 삶과 과학적인 삶을 이해하기 위해 그런 구분이 필요하다. 내 안에는 종교와 과학 모두를 위한 공간이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적 우주와 물리적 우주 모두를 위한 공간도 존재한다. 이 각각의 우주는 자기만의 힘을 지니고 있다.-93)

 

 

 

과학의 발달로 우주는 이제 더이상 미지의 공간이 아니게 되었지만 그러면서 더더욱 많은 논쟁의 씨앗을 낳았다.

1장 <우주의 우연>에서는 다중의 우주, 다중의 시공간 연속체, 3차원 이상의 우주가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단 하나의 우주만 존재한다고 해도 일부는 보이고 일부는 보이지 않는 여러 개의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싶어한다. 우리 주변에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물리적 우주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우주에 관한 서로 다른 수많은 관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그 일곱 가지 관점을 탐험한다.

과학과 종교, 영원을 갈구하는 인간의 욕망과 자연의 덧없는 본질 사이에서 빚어지는 충돌, 인간의 존재가 그저 하나의 우연에 불과할 가능성, 현대 기술이 세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하도록 단절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우연의 우주, 대칭적 우주, 영적 우주, 거대한 우주, 덧없는 우주, 법칙의 우주, 분리된 우주.

 

우주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접근은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물리학과 철학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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