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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 한껏 게으르게, 온전히 쉬고 싶은 이들을 위한 체류 여행
김남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겨울 쉼터 200일 체류 여행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아이들 봄방학을 맞이했다.

2학기 동안의 생활을 꼼꼼하게 기록한 생활통지표를 읽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집에서 보는 아이와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의 모습이  나란히 겹쳐지질 않아 그 간극을 메워보느라 머릿속이 바빴다.

한 학년에 두 반 혹은 세 반인 작은 초등학교라 학년별로 신문이 발행되었다.

아이들이 한 학기를 돌아보는 짤막한 글을 게재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쓰는 난에 '여행'다녀온 일들이 많이 적혀 있었다.

학교에서도 부산아쿠아리움 현장체험학습, 금정산도전극기활동, 사제동행활동, 학예회 등의 활동이 있었지만 가족끼리 여행 다녀온 일들은 아이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있나 보았다.

일본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 후쿠오카, 스페인,터키 등 아이들이 다녀 온 곳만 해도 다양해 색다른 경험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모름지기 여행이라 하면 아이들, 부모의 스케줄에 맞춰 짧게는 2박 3일, 길어도 보름을 넘지 않게 휘리릭 다녀 와서 그 기억을 씹고 또 씹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홀몸의 여행작가가 아닌 이상에야 홀로 떠나기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12년간 80개국을 다닌 여행가 김남희는 유난히 추위에 약한 것을 핑계 삼아 따뜻한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 '여행'이란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여행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은 것은 안비밀.


짐을 가볍게 해서, 한 곳에 오래 머물며,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여행.
모두가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여행이 아닌가.

하지만 볼거리가 너무 가득가득 넘쳐나서 여행 초짜로서는 감히 시도조차, 아니 언감생심 꿈조차 꾸어보지 못하는 여행인 듯 싶은데...

저자는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무려 200일간 겨울을 보냈다고 한다.

아~ 부럽다. 미치도록 부럽다.

그 이전에 어느 곳이 그녀의 목록에 올랐는지가 더 궁금했다.


제일 처음 찾은 곳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 일주일에 한 번 마사지를 받고, 가끔은 우아한 식당에서 밥도 먹고, 도예를 배우고, 차를 빌려 근교로 짧은 여행도 다녔다.

현지인들의 일상이 정말로 가슴 뛰는 이국적 풍경으로 다가오는 곳.

두 번째는 스리랑카.

지구상 가장 큰 생명인 흰수염고래를 만났고, 옛도시의 흔적이 가득한 폐허에 이끌리고, 작은 마을에 머무르며 끝없이 펼쳐진 차밭을 감상했다.

세 번째 나라는 태국의 치앙마이. 마지막은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여행 전문가의 식견으로 고르고 고른 겨울 휴양지답게 여행자의 후기에는 편안함과 게으름이 가득했다.

여행지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현지인처럼 살면서 여행지의 풍경을 '외국인'의 렌즈에 담아내면서 이국적 정취 만끽하기.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어머니와 발리에서 함께 머문 일주일간의 기억도 참으로 바라보기 좋았다.

내 어머니와 단둘이서는  아직도 그런 행복 가득한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저 부럽고 부러운 여행.

힘겹게 발품팔아 다니고 땀뻘뻘 흘리며 얻은 정보를 공유하는 여행책과는 태생부터가 다른 에세이다.

제주도에서 한 달 살아보기가 유행이라고 한다.

제주로의 이주를 염두에 두고 미리 체험해보고 결정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라 하는데

이주보다는 휴식의 개념으로 제주 한달 살이를 해보는 것도 게으른 휴식의 체류여행의 일환이 되지 않을까.

여름에는 더위가 싫고 겨울에는 추위가 싫어진다면 이것은 나이가 든다는 징후일까.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아 떠나고 싶은 작가의 심정에 충분히 공감.

여행의 고단함을 피하고 색다른 일상의 평온함에 젖어들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는 내내 푹 젖어들었다.

잔잔한 하루하루임에도 일렁이는 파도의 역동성이 느껴지고 오늘과 다른 내일이 기대된다.


여행과 일상의 중간지대에 머물며 덜 쓰고 덜 갖되 더 충만한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9


바라는 바입니다, 그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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