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던 예술적 재능을 찾아주는 [그림그리기]

까만 색과 빨간 색의 수채 색연필이 동봉되어 있다.
표지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의 모든 그림은 단 두가지 색깔의 색연필로 그릴 수 있다.
일단 그리기에 대한 부담이 최소한으로 줄어든다.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이는 선들과 자유분방한 그림체 때문에 누구라도 책을 보는 사람은
살짝 미소를 짓게 된다.
'이걸 따라 그리라는 거지?
쉬운데... '
하고 안심을 하면서 연필을 스스럼 없이 잡게 된다.
그리고 연필을 잡는 순간 마법과도 같이 그림을 스스슥 그려보게 된다.

오늘같이 날이 흐리고 곧 비가 떨어질 것만 같은 날에 어울리는 그림이다.
<비와 우산>을 그려 보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페이지에는
부부와 빼빼 마른 여인만 그려져 있었다.
손잡이로부터 시작된 우산을 먼저 자신감 있게 그려 보고
구름과 빗방울을 재미나게 그려넣었다.
그러고 보니 우산에 무늬도 넣어보고 싶고 좀 더 창의적인 구름과 빗방울과 우산을 그려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두 번째 우산은 '카라 꽃' 형상을 한 우산이다.
빨간 색 포인트를 주어서 비오는 날에도 우울함을 떨쳐보고 싶어 그린 것이다.
색연필이 생각보다 되게 잘 번진다.
책에서 말하는 대로 침을 뭍여서 번지게 해도 될 것 같다.
나는 입과 혓바닥이 시커매질까봐 물에 적신 휴지로 살살 문질러보았더니
금세 확~ 번짐 효과가 나타났다.
이 책은 그림그리기를 가르쳐 주는 책이다.
선생님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삽화가 중의 한
명인 퀜틴 블레이크다.
로알드 달의 작품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의
그림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까.
일단 지르고 보자, 일단 그리고 보자. 는 마음이 머너
자연스레 생기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곳곳에 깔려 있다.
세상에 망친 그림이란 없다며 용기를 심어주기도 한다.
주제에 직접 다가가 알맹이를 붙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한다.
선 몇 개만 가지고도 순식간에 그리더라도 종이에 토끼다움을
완벽히 담아내는 것, 그것이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이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 그리려는 마음 때문에 부분을 세세하게
그리려는 마음이 튀어나오기 전에
말의 몸통을 확~ 얼굴을 대충~ 그려버렸더니
그림이 쉬워졌다.
울타리를 작게 그린 아들 덕분에 울타리를 뛰어넘고 싶어하는
말을 그려 버렸다.
날개는 덤~

빨간 동그라미와 지평선 위의 그림자 소년 하나.
그리고 눈과 코가 보이는 소년의 얼굴만 덩그러니 있던
화면을 좀 더 풍성하게 그려보려 했지만 왠지 쓸쓸한 그림이 되고 말았다.
길에서 원근감을 주어 가로수를 늘어지게 그린 것만이 포인트
역할을 해 줄 수 있으려나.
상상력의 빈곤이 ....그저 부끄럽다.

이제는 내가 그리던 책을 쓱 빼어가버린 아들의 그림 그리기
시간~

얼굴을 가리랴, 그림 그리랴 바쁘지만
얼굴엔 미소가 한가득이다.
그림 그리기를 싫어하는 아들이지만
이 책의 자유분방함에 마음이 활짝 열린 것 같다.
먼저 책을 가져가고 연필을 가져간다.
학교 도서관에서 기다리는 시간 동안
재미있게 그림을 쓱쓱 그려나간다.

기이한 것들의 행렬을 그리는 것이 꽤 재미있었나 보다.
거대 민들레와 귀가 기다란 옥토끼, 털북숭이 개까지
자유롭게 그려내는 아들이다.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인 것
같다.
그 외에는 조언을 얻어 발전시켜 나가면 된다. 이를테면,
눈앞에 있는 것을 그리세요.
큰 테두리를 먼저 잡으세요
가나다 순으로 생각하세요. 등등...
그 다음에는 색연필의 번짐을 활용해 부피를
표현한다든지
음영을 표현하고
그림자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다.
빛과 그림자를 활용해 납작한 동그라미를 구로 만드는 것을
한 번만 연습해 보면 커다란 자신감이 확 솟구친다.
인체를 그리는 연습도 눈, 표정, 비례 순서로 차근차근
연습하다 보면
금세 멋진 사람 하나를 완성할 수 있다.
그림 그리기는 어려운 것이다는 생각에서 탈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완전 자유로운 그림그리기 책.
여러분도 한 번 동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