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문으로 탐구하다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5
박민아.선유정.정원 지음 / 한국문학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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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닿는 모든 곳에 과학이 있다 [과학, 인문으로 탐구하다]

 

과학은 상아탑에만 갇혀 있는 학문인줄로만 알았는데, 이제는 우리 곁에 꽤 가까이 다가와, 기꺼이 '담소'를 나누며 즐길 수 있는 토픽의 주제로도 등장하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융합, 통합이라는 말이 사용되더니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그 위력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과학에서 융합은 어떤가 하면, 말 그대로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뇌과학, 인지과학과 같이 기존의 인문사회학이 과학과 결합된 상태를 의미하는 융합이 있는가하면

 IT 산업과 생명공학, 우주소재와 같이 두 분야의 과학이 하나로 통합된 형태를 의미하는 융합도 있다.

과학과 역사, 과학과 음악, 과학과 미디어와 같이 이공학과 인문학 및 예술의 통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융합의 정체성은 여전히 모호하지만 대체로 과학에서의 융합은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의미에서는 성공적이라 평가할 만하다.

이 책에서는 물론 과학을 제대로 아는 데서부터 출발하여 과학과 예술, 과학과 사회, 역사 속의 과학, 과학기술과 전재, 철학과 과학, 대중문화와 과학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융합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라고 독자들에게 주문한다.

또한 과학의 본모습을 더 잘 알고, 과학을 더 많이 좋아하게 되길 기대한다고도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은 '과학수다' 보다는 좀 더 다듬어진, 진중한 글이지만 독자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도록 이끄는 데 있어서만큼은 '수다'에 뒤지지 않을 만큼 흥미롭다.

"인문'으로 탐구한다, 에서 겁을 살짝 먹었지만 과학의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와서 맛깔나게 버무린 솜씨는 기가 막히다.

어렵지 않게 읽고 충분히 빨려들어갈 수 있다.

 

과학은 자연에 숨어 있는 진리를 발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진리가 다른 이들에게 전해지지 못한다면 그 발견은 무의미하다. 그런 점을 생각해보면, 독자를 염두에 두고 그들의 관심과 취향에 맞춰 소통하는 것은 다른 분야만큼이나 과학에서도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53

 

이과형 인간들이 가지는 특출한 능력이 있어야 과학자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누가 장담하는가?

깐깐한 실험 수행 능력과 수학적 자질, 그것만이 과학자의 조건이 아니다.

주제를 설정하고 연구를 수행하고 발표하기까지 과학자들에게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동료와의 토론, 연구비 확보, 동료와의 협조 및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 조직력, 추진력, 친화력 등 많은 요소들이 요구되는 것이다.

과학이 태생적으로 다른 분야와는 무관한 객관적인 지식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 이제부터 보게 되는 이야기들이 과학의 곁가지가 아니라 한몸인 것을 알게 된다.

과학이라는 범주 안에서만 이해했을 때는 자칫 지루하고 딱딱했을 수 있는 수많은 과학적 발명과 발견의 순간들은 인문학과 만나 다채로운 빛을 발한다.

하나의 틀에 갇힐 뻔한 지식은 좀 더 확장되고 다른 분야와 어우러져 어두운 눈을 뜨게 한다.

 

2010년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한 기발한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가임은 사고의 전환을 위해 '외도'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재미 삼아 강력한 전자석 안으로 뿌린 물이 무중력 상태에 있는 것처럼 공중에 떠 있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하고, 스카치테이프가 탄소의 얇은 막을 분리시키는 최적의 도구라는 것을 알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신선한 시각을 제공해주면서 시야를 넓혀주는 경험은 '융합'에도 딱 맞아떨어진다.

'맥스웰의 분자'는 '케틀레의 사회'에서 영감을 얻었고, 다윈의 진화론은 맬서스의 경제학적, 사회학적인 통찰에서 영감을 얻은 것과 마찬가지다.

청소기와 세탁기가 가사에서 여성을 해방시켰다고 하지만 여성사회학자 코완은 청결과 위생이라는 보건 기준을 가정으로 끌고 들어오는 바람에 오히려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을 늘렸다고 말한다.

광고에서 선전하는 문구에 현혹되어 편리함을 선택했지만 그 결과는 그다지 여성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처음에는 이게 뭐지? 했지만, 곧 그렇게 생각할 수명도 있겠네~ 로 바뀌었다.

틀에 박힌 사고로 인해 들여다보지 못했던 이면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서양 과학이 중국에 전파된 것은 선교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은 어떤가?

마테오리치는 지도를 선물하고 산학을 가르쳐줌으로써 명나라 조정에서 적지 않은 권력을 쥔 사람들을 개종시켰던 것은 성공적인 전도 사례가 아니겠는가.

철학의 영역에 과학을 이용한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책을 덮고 나니, 눈에 닿는 모든 곳에 과학이 있음을 알겠다.

객관적인 지식의 영역에 놓여 있던 과학은 인문과의 통섭으로 인해 한결 유연하게 다가온다.

갈릴레오의 달 스케치, 셜록 홈즈의 과학수사, 이탈리아식 성채의 유행, 첨성대에 대한 이견 대립 등

많은 것들은 과학의 범주 안에 있지만 그 해석은 역사, 철학의 관점에서 보면 좀 더 재미있을 수 있음을 배울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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