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하며 마음을 다스리다 [동양고전 잠언 50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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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맹자, 노자 등의 고전은 머리를 식히며 읽기엔 좀 무거운 감이 있다.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첫 아이 때는 태교를 위해 [논어]와 [천자문]을 따라 적으며 마음을 다스렸는데 나름 차분한 아이로 자라고 있으니
선택은 탁월했던 것 같다.
다만, 그 내용을 되새기며 따라 적는 동안 내내 이맛살을 찌푸렸던 것이 내 이마 주름살을 하나 더 늘리는 데 일조를 했다는 것이
후회될까....
아마 그 때 이[ 동양고전 잠언 500선]과 함께 필사노트가 나왔었다면 논어와 천자문 대신 당연히 이걸 선택했을 텐데...하는 아쉬움은
있다.
필사노트가 아니었더라도 그냥 노트에 옮겨적으면 되는 것이지만 그 때의 나는 "동양 고전" 하면 저 무거운 텍스트밖에 떠올리지 못했던 것이
함정!!
만약 내가 처세서들을 태교의 교재로 선택했더라면 우리 아이가 고지식한 내 성격을 닮는 대신 좀 더 사교적이거나 사회성 있는 아이가
되었을까..알 수 없는 일이다. ^^
어쨌든, 지금 [동양고전 잠언 500선]에서 가려 뽑은 내용은 세 가지의 처세서에서 나온 것이다.
[명심보감], [채근담], [유몽영]
앞의 두 책은 너무나도 유명한 것이라 설명을 덧붙일 필요도 없으나 , [유몽영]은 나도 최근에야 그 가치를 알아보게 된 책이다.
각기 성격을 달리 하는 처세서들이지만 이 책을 엮은 신동준 선생은 "잠언"이라는 제목을 붙여 통일성을 꾀했다.
현대인에게 귀감이 될 만한 내용을 엄선했다는 것인데, 원래 고대의 대나무 바늘을 뜻하는 "잠"이 쇠바늘 "침"이 등장한 후 충고하거나
간하는 의미로 변했기에 "잠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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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불도 삼교합일의 정신에 입각한 처세술을 두루 싣고 있는 책들이라 크게 유가의 수제치평, 도가의 무위자연, 불가의 출세득오로 나눈 뒤
수제치평을 다시 권학, 수신, 제가, 치국평천하로 세분하여 총 6장의 형식을 이루게 되었다 한다.
세 책 모두 1,013장 가운데 500장만을 골라냈으니 절반이 담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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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노트의 부분이다.
원문이 제시되고, 아래에 희미한 회색으로 따라쓰기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진한 색 펜으로 따라 썼는데, 꼭 인쇄된 글자체 대로 쓰는 것보다는 내 마음에 맞게 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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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좀 더 날려 쓴 느낌이다.
형식보다는 내용에 치중하며 내 마음의 때를 벗겨낼 요량으로 시작한 필사이니만큼
자유롭게 쓰고 기분 좋게 사고할 것이다.
내 마음 다스리는 필사를 통해 한걸음 더 성장한 나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