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언제나 광속 - 시 한 수, 그림 한 장
김주대 지음 / 현암사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묵향 가득한 시,서,화 [그리움은 언제나 광속]

 

 

 

시인의 감성을 따라가기는 언제나 버겁다.

 

시인은 풍경을 읽는 자가 아니라 풍경 속의 일부가 되어 풍경과 나란히 걷고 있는 자

라고 밝힌 김주대 시인.

 

그 말 앞에 또 한 번 겸손하게 고개 숙일 수밖에 없다.

 

허투루 보아 넘기는 풍경 하나에서 의미를 건져 올리고

그 의미를 똑똑 두드려 맑은 편경 같은 울림을

전달하는 시인.

 

시 한 수에

상상을 보태어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시서화가

황홀하리만치

풍부하게

펼쳐지는

책을 보는 것도

참. 좋다

 

 

먹의 번짐 하나만으로도

기가 막힌 풍경을 연출할 수 있다니..

 

달의 지평선에 지구가 뜨면

어느 날 나는 거기 있을 것이다

 

그림을 보고 글 한 줄 읽었을 뿐인데

내 몸 가득 묵향이 번지고

아름다운 말들이 스며든다.

 

 

요즘은 손글씨를 많이들 선호한다.

키보드로 찍어눌러 탄생한 글자들은

종류가 많고 다양하긴 하지만

왠지 글쓴이의 감정이 쏙 빠져버린 듯

알맹이가 없는 것 같이 보인다.

내 온전한 마음을 담아 꾹꾹 눌러쓴

손글씨가 그리워지는 요즘.

 

연필보다 펜이나 만년필

그보다는 붓.

작은 감정의 기복 하나도 다 담을 수 있어서

선 하나 그어도

그을 때마다 다른 맛이 느껴지는

그 붓의 맛과 멋을

이 책에서 미치도록 맡았다.

 

<죽음>

그 한 번의 경험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죽음은

가장 위대한 통찰

가장 먼 탈출

-170

 

 

 

 

 

마음의 소를 찾아 여행을 떠나라고 권유하는 듯.

우연히 맞아떨어진 "봄"이라는 같은 시간에

나는 무엇을 찾아 떠나볼까.

 

빌딩 꼭대기에서 연푸른 새싹을 찾아가는 소의 마음을 헤아려 볼까나.

 

 

무엇보다 싱숭생숭해지기 쉬운 봄에

내 마음 한자락을

꽉 붙잡아주는

 

시,서,화

 

묵향 가득한 시, 서, 화를  찬찬히 넘겨 보며

참으로 호사스러운

봄날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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