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 바로 지금 여기에서, 고유명사로 산다는 것
최진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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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 필요한 시간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우주의 얕은 꿀팁!

같은 말들이 넘실대고 있다.

"얕은" 것이 미덕이 되는 세상이 되고 마는 것인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자칫하다 '얕은' 것만을 좇는 세태에 휩쓸려 갈지도 모른다.

인문학이 괜히 인문학인가.

나를 제대로 알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학문이다.

넋놓고 그저 좋다며 따라가다 보면 진짜 '나'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서양고전, 동양고전을 쓰윽 훑어보면 어려운 말 투성이라 마음 둘 곳이 없다 싶을 때가 많다.

그럴 때 노자의 '무위자연', '무위'라는 말은 묘하게도 위안이 된다.

깊이 파고들어 보면,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 진정한 '무위'는 아닌 것이 확실한데도

'게으름',나태'와 연관지어 생각하기가 쉽다.

과연 노자는 게을러지기 쉬운 나에게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비빌 언덕"이 되어줄 것인가?

 

노자를 들여다보기 전에 저자는 '무위'란 무엇인가를 쉽고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간다.

도가를 이야기할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무위적이라고 오해를 할 수 있는데, 그 '무위적'인 것을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라고 못박아 둔 것이다.

철학적으로 유위와 무위는 분명히 구분된다. 하지만 유위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노력이 무위 안에 가미되지 않으면 무위는 나태가 되거나 엉망진창이 된다. 그러므로 무위 안에 유위적인 활동이 있어야 한다.

 

정신이 활딱 깨나게 명확한 답변이다.

 

저자는 철학책을 철학적 시선으로 읽지 않고 이데올로기적으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도'를 실체가 아닌 본질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는데, 사실 말이 쉽지 실체니 본질이니 하는 것들이 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뭔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바로  외부의 강한 신념, 이념, 가치관, 지적 체계에 쉽게 흔들린다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으려면 생각의 틀을 깨는 정신적 자유를 회복해야 한다.

결국 자기를 천하만큼 사랑하는 사람만이 천하를 가질 자격이 있는 것이라며, 일반 명사가 아닌 고유 명사로 존재하라고 충고하는 저자의 말이 새롭게 나를 일깨운다.

 

혼자 공부해서는 노자의 구문만을 파악할 뿐이었는데, 그 속에 함축하고 있는 철학적 사유들을 생활 속 예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집 대신 차를 사고 잘게 쪼개진 조직 속에서 일개 부품 하나로만 존재하는 현대인들에게

자기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자존감을 찾아야 한다는 지혜를 나눠주는 노자 철학.

분명 얕지 않은 현묘한 도를 논하고 있으며 깊이감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강의 형식으로 너무 어렵지 않게 풀어 쓴 글이라 한결 쉽게 다가갈 수 있다.

현장에서 저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생생한 강의를 들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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