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게 우리 그림 감상하는 법 [이 놀라운 조선 천재 화가들]

김홍도, 신윤복, 정선, 신사임당.
교과서에서 한 번씩은 다들 눈도장을 찍었을 유명한 우리 옛 화가들이다.
짧게 짧게 한 줄로 요약해서 그들 그림의 특징들을 입력한 적이 있을 것이다.
김홍도, 신윤복은 풍속화.
정선, 진경 산수화.
신사임당, 조선 여류 화가.
그러면 그 다음은?
말문이 막힌다.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인 내가 "엄마"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때가 바로 아이들의 질문을 받아야 하는 때가 아닌가, 싶다.
먹고 재우고 입히고 등등. 생활의 모든 면은 그저 매일 반복되는 것이기에 그저 가족이 같이 살아간다, 의 개념일 뿐.
"엄마"라는 존재가 특별히 부각되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호기심 가득한 아이가
"엄마, 이 그림은 왜 유명한 거야? 왜 교과서에 실려?"
라고 물어본다고 한다면.
"엄마"로서 좀 더 훌륭하게 대답을 하든지, 아니면 최소한 아이에게 얕잡아 보이지 않을 정도로는 대꾸를 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여기에서 엄마의 역할을 꽤나 고심하게 된다.
아이에게 엄마의 존재감을 심어주고 엄마를 존경하게까지 만드는 것이 엄마로서의 나를 알리는 일이 된다면, 엄마로서의 나는 역시, 공부를 하는
수밖에 없다.
미술관 나들이를 간다손 쳐도 뭔가를 조금은 알고 가야 그저 막연하게 좋은 그림이니 감상해라, 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모든 분야에서 잘난 척하는 엄마가 될 순 없지만 최소한 우리 옛 그림에 대해서, 우리의 옛 화가들에 대해서만은 알려줄 건 알려줄 수 있는
엄마가 될 좋은 기회가 왔다.
[이 놀라운 조선 천재 화가들]을 읽으면 대담하게는 아니더라도 소심하게는 아이 앞에서 뻐길 수가 있다.

기껏 아이 앞에서 뻐기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
그렇다. 나는 그것이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모두 이득이 된다고 믿는다.
엄마가 먼저 읽고 아이에게 보여 주는 것이다.
"너, 신사임당의 이름이 뭔지 알아?"
라고 먼저 물어보는 것도 좋겠다.
말하자면, 선빵을 날리는 것이다.

사임당이 이름이 아니라는 것조차 몰랐다는 것을 들킨 아이는 당황하면서 궁금증을
가지겠지?
그럴 때, 자와 호라는 것의 개념을 슬쩍 흘려주면 엄마의 위치는 한껏 업된다. ^^
물론 이 책에 다 나와 있는 내용을 가지고 뻐기는 것이다.
나만의 허황된 시나리오인가?



우리의 옛 그림은 서양화와 다르다.
기법면에서도 그렇고 추구하는 정신세계에서도 그렇다.
우리 옛 그림에 걸맞는 감상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 옛 그림 대부분은 화가의 파란만장한 개인의 삶이나 사회적 큰 사건이 화가의 마음을
움직여서 그림이 되었다는 작가의 말에서 우리 그림 감상법의 기본이 드러나 있다.
작가가 말하는 한국 명화와 사랑에 빠지는 법
1. 화가의 성장배경을 알아본다.
2. 그림을 관찰하며 화가의 실수, 재치있는 표현 등을 찾아본다.
3. 화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가만히 바라보며 조용하게 마음의 대화를 한다.
4. 한국화의 20준법을 궁금해하며 살펴본다.
5. 비슷한 주제의 다른 화가 그림들을 비교 분석한다.
6. 한국화와 사랑에 빠졌다면, 한국의 문학, 역사, 사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진다.
이렇게 감상법을 제시해주면 좀 더 그림에 집중하면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작가가 강조한, 마음으로부터의 대화 또한 색다른 감상법이다.
여기 실린 화가들의 그림은 가만히 들여다보면 많은 것들이 보일 것만 같은 한국화들이다.
익숙하게 많이 봐 온 화가들의 옛 그림들이지만 다시 한 번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