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 - 평범한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50편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에덤 고프닉.조지 도스 그린.캐서린 번스 엮음, 박종근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특별한 실화들 [ THE MOTH  모스]

 

50 EXTRAORDINARY TRUE STORIES

 

TED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약칭 세바시) 같은 강연은 몇 번 보았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재생해보기도 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시간 15분에서 20분 정도.

그 안에 강연자의 스토리가 펼쳐지면 대개의 청중들은 빨려들 수밖에 없다.

보통은 역경을 이겨낸 성공스토리가 대부분이며 사회, 과학, 문화예술 등 다방면의 인물들이 뭔가 교훈을 줄 목적으로 강연을 한다.

청중들은 때로는 웃음을 터뜨리고 때로는 눈물 지으며 격한 공감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것을 자양분 삼아 자신의 현실에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성장에 보탬이 되도록 꼭꼭 씹어 삼킨다.

 

그런데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모스"는 "실화 스토리텔링" 이다.

물론 테드나 세바시도 실화이긴 하지만 "스토리텔링"과는 좀 성격을 달리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뉴욕에서 가장 강렬하고 신선한 문학을 만날 수 있는 티켓이라고 호평했던 모스는 스토리텔링의 예술성과 기법을 탐구하는 비영리단체다.

소설가 조지 도스그린이 1997년 고향 조지아 주에 있는 자신의 집 거실에서 최초로 모스 공연을 연 이후 점점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무더운 여름밤 불빛에 모여드는 나방을 벗 삼아 지인들과 매혹적인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던 것이 모스 탄생의 시초다.

 

"크리스마스를 트렌스젠더 바에서 보냈습니다." 또는 "열네 살 때 사고로 친구를 총으로 쐈습니다."같은 말로 시작되는 이야기들처럼, 모스의 수많은 이야기들은 고백이라는 마술을 사용한다.

감옥, 우발적인 사고, 죽음 같은 일들이 모스의 무대를 통과하면서 관객과 만나 조화로운 상호작용을 만들어낸다.

모스는 또한 윤리적인 웃음을 지향하며 신뢰성 또는 진실을 스토리텔링의 원칙으로 삼는다.

위대한 이야기꾼 프랭크 오코너는 "이후로 다시는 똑같은 기분을 느낄 수 없었다."로 끝나는 이야기가 훌륭한 이야기라고 했다. 모스의 이야기들이 이 기준에 부합하는지 한 번 읽어보고 직접 판단해 보시길...

 

고백, 코미디와 더불어 마지막으로 모스가 지닌 비밀은 바로 관계이다. 화자와 청자가 공감을 나누는 그 순간의 작은 관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큰 관계로 이어진다.

 

자신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가 무대에 올려진다는 발상이 모스를 탄생시켰고 이 공연은 21세기의 예술이 될 것이라는 단언도 낳았다.

비록 무대 위의 스토리텔링이 책으로 옮겨졌지만 그 공감의 폭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짧게 끝나는 무대의 공연보다 더 오랜 시간 곱씹으며 읽을 수 있어서 더욱 큰 감동이 자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가난한 노동자와 천체물리학자의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사랑이 이루어지고 그 결실로 심장이 오른쪽에 자리한 아기가 태어났지만 그 아기를 받아든 남편은 이렇게 얘기했다.

"우리 아들은 완벽해."

 

[모스]에 실린 50편의 이야기 중 첫 번째 이야기 <뫼비우스의 띠>다.

이 책에서는 이 이야기 외에도 특별한 실화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대본 없이 즉석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거짓이 섞여들 틈이 없다.

진실들 속에서 작은 반짝거림 하나를 찾아 가슴에 품어보자.

그 작은 반짝거림은 나중에 내가 힘들 때 (애니메이션)팅커벨의 요정가루처럼 살짝 꺼내 뿌리면 나를 공중으로 둥둥 뜨게 만들어 줄 것만 같다.

공중에 떠서 나의 아픔을 먼거리에서 내려다본다면 그 시련 또한 작게 여겨져서 헤쳐 나갈 용기가 생기게 되지 않을까.

세상에 이런 일이~ 싶은 특별한 실화들 속에서 용기를 얻는 것.

이 책이 주는 커다란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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