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읽는 셰익스피어 걸작동화]

영어로 읽는 셰익스피어라...
어렵지 않을까? 망설였지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라 문장이 그렇게 길거나 까다롭지 않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읽는다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영어적인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해 읽는 동화책이라 생각하면
좀 더 쉽게 다가온다.
이미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밤의 꿈 같은 작품들은 한글책을 통해서 두어번 접한 적이 있는 우리 아이도 일단 책의 목차를 훑어보더니 반가운
제목을 확인하고 기뻐하는 기색이다.
표지에도 나와 있듯이 이 책은 글만으로 빼곡한 책이 아니고 일러스트가 각 작품마다 분위기를 달리 하여 들어 있기 때문에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아이들이 읽기에 크게 거부감이 없으면서, 꼭 알아두어야 할 6작품이 실려있다.
열두 번째 밤, 로미오와 줄리엣, 폭풍우, 한여름 밤의 꿈, 맥베스, 햄릿.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셰익스피어의 생애가 수록되어 있다.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기념하는 책이라 더욱 의미가 깊고 아이들에게 위대한
문호의 작품을 맛만이라도 보여주고픈 엄마의 욕심에도 딱 맞아떨어진다.
물론, 우리 딸아이는 자기 취향에 맞는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에 먼저 관심을 보였지만 서서히 다른 작품도 읽을 날이 올 것을
믿는다.
원래 희곡으로 되어 있는 작품들이라 인물 소개가 나와 있다. 대사와 지문 등 희곡의 형식으로 처리되어 있기를 기대했지만 거기까지는
무리이고, 동화 형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등장인물 밑에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작품을 처음 대하는 아이들도 그림과 함께 인물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
작품이 바뀌면 일러스트도 달라진다.
좀 더 사랑스러운 느낌이 강한 일러스트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분위기를 알려준다.

한여름 밤의 꿈 일러스트의 경우, 그림이 좀 더 귀여워서 페어리들의 세계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문장이 길지 않고 쉬운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다.
어려운 단어가 몇 개 나오더라도 그림을 보며 문맥을 파악할 수 있고, 문장을 쉽게 읽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그림 동화책의 장점이다.
책이 생각보다 꽤 두꺼워 아이가 싫어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다행히 아름다운 그림 덕분에 눈길을 쉬이 거두지 않았다.
한꺼번에 한 권을 다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작품 별로 떼어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도 덜할 것이다.

맥베스의 경우, 그림으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살려내었다.
이 작품은 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포기하지 않고 읽는다면 독서 실력이 깊어질 것이라 믿는다.
한글책으로 먼저 대강의 내용을 읽을 수 있도록 한글판도 같이 수록되어 있으므로 영어책이라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생각보다 아이가 좋아하고 읽어내려는 열의를 보였기에 괜히 뿌듯하다.
아이가 영어책을 잘 읽어낼 수 있게 하려면 수준에 맞는 영어책을 잘 골라주는 엄마의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베이직북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