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색다른 결로 느끼는 존 레논 [존 레논 레터스]

존 레논은 비틀즈의 멤버다.
나 자신은 비틀즈에 완전 빠진 팬은 아니지만 가끔 비틀스의 노래들을 들으며 마음의 울적함을 씻어내는 사람 중의 하나다.
<Hey Jude> 나 <Yesterday>, <Imagine>등의 비틀즈 명곡들로 그들과 교감한 것이다.
비틀즈의 리더였던 존 레논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이라곤, 그의 아내가 오노 요코라는 것과 노래를 감미롭게 부를 줄 안다는 것, 가끔은
"기인"같은 모습으로 평화를 외치며 독특한 활동을 펼쳤다는 것 뿐이다.
존 레논 레터스.
이 책은 꽤 두툼하고 자료 사진이 많이 실려 있다.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뜻이다.
제목처럼 존 레논이 직접 쓴 편지, 엽서 등이 실려 있다.
지금처럼 컴퓨터, 이메일, SNS 로 소통하는 시대가 아니라서 존 레논이 남긴 흔적들은 펜이나 타자기로 쓴 편지와 엽서 등에 남아 있다.
존이 작사한 노랫말과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시집 두 권이 있지만 그 외 그가 남긴 편지들은 수집되어 출판된 적이 없었다고 한다.
비틀즈의 명성으로 봐서는 그의 유품, 유물 등은 경매에 내놨을 경우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존의 아내였던 오노 요코의 허락을 받은 작가는 존이 남긴 편지들을 모았다. 그 외에 존 레논의 편지와 엽서, 메모 등은 다양한 경로로 여러
사람의 손에 남아 있었고, 얼핏 생각해도 그것들을 한 군데 모으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으리라 추정된다.
존 레논에게 직접 받은 것이라 개인적인 추억이 담긴 것이라 할지라도 오랜 세월 동안 누군가는 사정에 의해 다시 되팔기도 하고 도난당하기도
했으며 경매에 내놓기도 했다고 한다.
존 레논의 편지와 엽서는 비틀즈의 팬과 전 세계 박물관들이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작은 메모라도 매입하겠다고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에 상업적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그 내용은, 서간체로서의 가치나 문학성도 있을까?
그것은 독자의 취향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극단적인 평이 소개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존 레논은 문맹이라고 할 정도로 글 쓰는 솜씨가 엉망이다.....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큰 교육을 받았어야 했다.
라디오로 축구 경기 결과를 들으면서 테니슨, 브라우닝,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작품을 베낀 것
같더군요.
예나 지금이나 저는 존 레논의 책과 편지글이 참 좋습니다. 존 레논의 글 역시 그의 음악처럼 유쾌하고
익살스럽고 광적이었다가, 동시에 애잔하고 솔직합니다. 존은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 탐구했고 글을 쓰면서 자아를 찾으려고 애썼죠.
[존 레논 레터스]에는 편지들의 시간 순으로 배열되어 있고 시기별로 장이 나누어져 있다. 각 장별로 짤막한 소개글이 있다.

존 레논은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즐겨 그렸다고 한다. 그림에는 꽤 재능이 있었던 듯 보인다.

별 내용이 없어보이는 심부름 메모까지도 이제는 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되었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그의 사생활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될 자료라 더없이 귀하게 느껴질
듯하다.

존 레논의 사인을 눈여겨 보았는데, 창의적이고 기발하다.
자신의 캐리커처를 그린 듯한 사인이다.
이 외에도 오노 요코와 결혼한 후에는 둘이 한 몸인듯 붙어 다닌 것을 만방에 알리듯, 항상
사인에 "존과 요코"를 나란히 쓴 것도 인상적이다.
어린 시절 존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글에서부터 가족과 친구들, 인도 여행 등 존의
사생활이 그대로 드러나는 솔직한 편지들이 많다.
요코를 만나고 애플을 차리고 소송과 시비로 바람 잘 날 없던 시기를 보내기도 했던 때,
그리고 은둔자로서의 삶까지.
작가의 말대로 존 레논의 평전은 적잖이 발간되었지만 이 책에서는 좀 다른
결을 느낄 수 있다.
기존의 평전이 한 사람이 살다간 인생과 그 안의 사건들을 둘러싼 갖가지 관점과 논쟁거리에
주목하는 서술방식을 택해 왔다면, [존 레논 레터스]는 미리 정해둔 결론이나 편견 없이 존 레논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내려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518
있는 그대로의 인간 존 레논을 만날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지극히 미미한 것이었고 그것은 어떤 선입견에 휘둘릴 "꺼리" 조차 없는 소략한 지식이었기에 이 책의 내용에
온전히 빠져들 수 있었다.
나만의 공간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올리지만 여러 사람이 같이 읽을 수도 있는 곳이기에 블로그에 올리는 글조차 아무 생각 없이 적기가
꺼려진다.
지금 시대는 손편지가 아닌 이상은 모두 공개되고야 마는 세상이기에 존 레논 레터스에 실린 존의 글만큼 진정성을 띠는 , 그야말로 솔직한 내
글들이 남아 있을 여지가 줄어든다.
하긴, 진짜 속마음을 담은 글들은 일기나 손편지로만 전해지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긴 하다.
유명인이 되지 않아서 좋은 점은, 바로 내 자신을 나 스스로 온전히 지킬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