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 풀꽃 시리즈 1
이상권 지음, 김미정 그림 / 현암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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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풀꽃이 낯설지 않아요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

 

 

 

자연 속에 있을 때 아이들은 자연과 하나가 된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어깨 힘을 빼고 터덜터덜 걷다가 길가에 있는 꽃들 앞에 가서 자연스레 쭈그려 앉고는 자세히 살핀다.

풀꽃들과 인사를 하려면 스스로를 낮추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은 잘 안다.

뒤따라 가던 엄마는 쭈그려 앉기가 힘들어 그저 뒤에서 지켜만 보는데...

 

아이가 없을 때는 풀꽃 이름을 몰라도 상관없었다.

그저 색깔 예쁜, 혹은 어여쁜 모양의 꽃들이 피어 있구나...정도로 스쳐지나가던 풀꽃들이었는데, 아이들이 아장아장 걷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게 뭐야?" 할 즈음이 되자 엄마는 바빠졌다.

시골에서 살지 않아 풀꽃들과 그다지 친숙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선뜻 대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아이들의 눈에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즉답을 해주어야 했는데 이건, 뭐...아는 게 있어야 말이지.

그래서 식물도감을 미리 본다, 인터넷을 검색한다, 요란을 떨면서 짐짓 "아는 엄마"인 체 했었다.

그래도 아이들의 질문을 끝이 없어서 이 풀꽃은 어디에 쓰여?, 어떤 맛이 나?, 등등...

급조한 지식으로는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연이어 내놓았다.

아이고, 맙소사.

그냥 모른다고 할 걸 그랬나?

...

 

큰 애한테는 미안하지만, 적절한 시기를 놓쳤다.

그러나 둘째한테만큼은 "척"하는 엄마의 모습을 내려놓고 함께 공부하는 엄마가 되기로 결심하니 마음이 편해졌고, 떡~ 하니,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적당한 책이 내게 찾아왔다.

 

 

책에서 본 풀꽃들을 몇 가지 기억하고 마을 어귀의 천변으로 나가자 신기하게도 딱 그 풀꽃이 눈에 띄었다. 아하~ 아이들도 이런 기분을 맛보면 짜릿하겠구나. "심봤다!"의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

 

 

 지금도 역시 시골에 사는 것은 아니지만 다행히도 집에서 조금만 걸어내려가면 풀꽃들을 만날 수 있어서 아이들은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면서 무던히도 많은 풀꽃을 접할 수 있었다.

사실, 애기똥풀과 질경이의 이름을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쇠무릎의 경우에는 많이는 봤는데 이름을 몰라 그냥 모른척 스쳐지나갔다가, 이 책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되고 나서는 내가 먼저 나서서, 아이에게 "저 풀 이름이 뭐게?"하고 물어보기도 했다.

책을 같이 본 아이는 신이 나서 얼른 대답했다.

"쇠무릎이잖아. 뱀독을 치료해준다는..."

 

큭큭.

머리 맞대고 책을 같이 읽은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는, 이런 유치한 수준의 문답보다는 풀꽃의 효능에 관심이 있나 보았다.

책을 읽고 나서 독서기록장에 써놓은 걸 보니, 엄마와 동생과는 관심사가 달랐다.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를 읽었다. 이 책에는 내가 모르던 시골의 길가 풀꽃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나와 있다. 종류는 애기똥풀, 쑥, 익모초, 명아줏대, 도리지, 냉이, 질경이, 가짓대 등등이 있었다. 이 중 풀꽃 몇 종류의 쓰임새는...

1. 애기똥풀은 강가나 계곡에서 자라며, 쐐기에 쏘였을 때 잎을 즙을 내어 바른다.

2. 쑥은 떡으로 만들어서 먹을 수도 있고, 코피를 멈추게 할 때도 쓰인다. 그리고 말려서 태운 연기로 모기들을 쫓을 수 있다.

3. 익모초의 즙은 매우 쓰다. 배아플 때는 익모초의 즙을 약으로 먹는다.

4. 냉이는 충혈된 눈에 사용한다. 냉이 뿌리를 씻어서 삶은 물로 충혈된 눈을 씻어주면 눈이 낫는다.

5. 질경이는 뿌리째 뽑아 제기차기를 할 수 있는 플이다. 그리고 꽃대를 뽑아 꽃씨름도 할 수 있다. 어른들은 이파리를 뜯고 삶아서 무쳐 먹을 수도 있는 풀이다.

6. 씀바귀는 토끼가 좋아하는 풀이다. 그리고 씀바귀즙을 사마귀가 나는 부위에 바르면 사마귀가 없어질 수 있다.

 

이렇게 풀꽃들은 쓰임새도 다르고 종류도 많다. 시골에 가서 정말인지 확인해 보고 싶다. 시골에서 고뿔나면 풀꽃으로 치료해줄까?

 

신통방통하게도 풀꽃의 쓰임새를 이렇게 정리해 놓았더란 말이다.

질경이는 산책길에 많이 보았는데, 발밑에 채이는 작은 풀꽃인 줄만 알았더니, 초여름의 어느 날, 이렇게 커다랗게 웃자란 질경이를 보고 신기해서 찍어 놓았던 것이 있었다.

 

 

요놈을 꺾어다가 꽃씨름을 한단 말이지...^^

 

 

 

유치원에서 감자 심기, 감자  캐기 등의 활동을 하던 둘째 놈이 감자꽃이라며 만들어 왔었다. 사실, 나는 감자꽃을 이 날 처음 보았다. 진짜 도시 촌놈 아니랄까봐...^^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신기해하며 즐기기까지 하는 아이들이 대견하다.

적어도 엄마인 나보다는 많은 풀꽃 이름들을 알고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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