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장들+ - <청춘의 문장들> 10년, 그 시간을 쓰고 말하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금정연 대담 / 마음산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새로운 날에 돌이켜보는   [청춘의 문장들+]

 

오늘 하루가 참 길기도 하다.

여기 저기 뛰어다니느라 길 위에 시간을 쏟아부었다.

나름대로 시간을 잘게 쪼개가며 이 일, 저 일 잘도 해치웠다고 뿌듯해하였지만 때는 벌써 밤 10시를 향해 가고 있다.  

하루를 반성하기에 2시간이 좀 넘게 남았다.

고흐의 노란 해바라기 그림에서나 보았던 해바라기가 우리 동네 대천천변에 어느새 하나 둘 씩 불쑥불쑥 잘 익은 커다란 얼굴을 들고 인사를 하던 아침나절이 언제였나, 싶게 밖은 껌껌하다.

이제는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가 배경화면으로 깔려야 알맞을 듯하다.

야외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어때요? 하고 누가 불러주면 당장 달려나가고 싶을 만큼 밤나절의 바깥은 선선하기 그지없다.

피곤에 찌든 눈꺼풀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밤바람 때문에 겨우 버틴다.

몸이 이렇게 힘들다는 신호를 마음이 창인 눈이 온 힘을 다해 아우성치며 알려주고 있는데, 왜 머리는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집어들라고 시키는 건지.

 

실눈을 겨우 뜨고 글자를 읽어나갈 정도이면서도 일단 책을 집어들면 읽고야 마는 게 나의 습관이자 버릇이다. 그래서 안구 건조증에도 시달렸건만...

이놈의 버릇은 모로 쓰러져 누우면 금세 잠이 들 것만 같은 노곤한 몸에게도 책을 읽을 것을 요구한다.

그것도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이라는 제목의 책을 덥석 집어든 것이 무색해지게  청춘이 한참 지나 푸른 기운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지금의 나에게 말이다.

쯧쯧.

나이를 먹었으면 얼마나 먹었다고...

그게 청춘의 문장들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냐?

정좌해서 읽엇! 하고 자신을 다그친다.

 

 

청춘의 문장들을 여전히 '젊은 작가'인 김연수는 지어내고 나는 홀린 듯 멍한 정신으로 그것을 읽어낸다.

김연수의 산문은 김연수를 우러르게 하고 각 청춘의 문장들 뒤에 붙은 한 꼭지씩의 인터뷰는 다시 김연수가 나와 같은 땅에 발붙이고 사는 인간임을 깨닫게 한다.

그가 뱉어내는 문장들은 산문이건 인터뷰의 산물이건 그대로 금과옥조가 되어 내 마음을 파고든다.

 

외롭기 때문에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소설가로 계속 살자면, 그러니까 계속 외로워야 하는 것이겠죠. -70

 

글을 쓰지 않고, 막여나게 써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은 아무런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는 말과 마찬가지예요. 글을 쓸 때에만 우리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글을 쓰기만 해도 우리는 글쓰기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거지요. -156

 

반면에 독자의 입장에서 저는 이기적인 독자예요.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 책을 읽죠. 독서로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오만한 생각이자 불가능한 일이에요. 독서를 통해서 저는 나만을 간신히 이해할 뿐이에요. 책에 저를 맞추든 책을 제게 맞추든, 틈이 거의 안 보일 정도로 딱 붙은 상태가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독서의 자세입니다. -184

 

넷. 그러니까 저도 이상적인 독서의 자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책과 제가 틈이 거의 안 보일 정도로 딱 붙은 상태를 만들면 되는 거죠?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자세는?

책상에 엎드려 책상에 코박기. 그 앞에는 반드시 책이 있을 것. ^^

이제는 빈센트 반 고흐를 주제로 한 노래,  돈 맥클린의 <빈센트>가 자동으로 들린다. 환청인가.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 Look out on a summer's day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Shadows on the hills.~

 

새로운 날에 돌이켜보는, 지난밤의 밑줄 그은 문장 같은 것이 됐으면...

하고 작가는 말했다. 그럼, 새로운 날에...돌이켜볼게요.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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