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견우직녀달 [샘터 7월]
견우직녀가 만나는 아름다운 달. 7월.
이렇게 고운 우리말 달 이름을 쓰니, 자칫 잊고 지나갈 뻔 했던 칠석도 한 번 더 챙겨보게 되고, 어여쁜 이름들, 견우, 직녀도 한 번 더
불러보게 된다.
7월은 잊고 살았던 것들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한 달이 되기를 기대한다.
7월의 표지는 빗방울이란 동시인지, 동요인지를 생각하며 보면 참 잘 어울린다.
빗방울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본격적인 장마철을 예고하는 듯, 자주 날이 흐리고 후텁지근하다.
기분이 울적해지고 괜히 짜증이 날 때, 샘터 7월호를 보면 표지부터 상콤한 기운이 전해질 것만 같다.
더불어 소녀의 발그레한 뺨에서 묻어나는 건강한 웃음이 기분을 업시켜 주리라.
이번 7월호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빼곡하다.
고래 보호 운동을 펼치는 시인 정일근 의 이야기
물건 모으는 여자, 물건 그리는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오연경의 가방 이야기도 흥미롭다. <일러스트레이터의 물건>이라는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파주의 미메시스에서 그녀의 물건 전시회를 하기도 했는데...

사진이 있어 붙여본다.
전시회를 다녀온 사람의 기사를 샘터에서 보게 되니 무지 반가웠다고나 할까...^^
그녀의 이야기 다음 페이지에는 할머니의 부엌 수업 편이 나오는데, 요즘 정말 입맛도 없고 요리하기도 귀찮아지기만 하는 터에 할머니의
레시피를 보니 입에 절로 침이 고인다.
살림도 요리도 예쁜 게 좋다는 할머니의 말씀대로 각종 채소의 화려한 색감이 입맛을 돋우는 닭고기 냉채. 소식과 저염식, 하루 두 끼 식사로
동안을 유지하는 김복희 할머니는 꽃과 나무에 푹 빠져 사시고 원피스와 밥그릇까지 온통 꽃그림이다. 보고 있는 동안 웃음꽃이 절로 피었다.
옛이야기 속 사람 인 코너에서는 신동흔 교수(한국 구비문학)가 여우 누이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이야기 자체가 무섭기도 하거니와 그것을
새롭게 해석해내서 오늘에 비추어 들려주는 교수님의 말씀이 더 오싹하다.
진짜로 무서운 일은 요즘 세상에 여우 누이들이 넘쳐난다는 사실이다. 이야기에서는 딸이라 했지만 아들도 마찬가지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과보호
속에서 절제를 모르고 제멋대로 자란 아이들은 십중팔구 여우가 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가지려 든다. 그렇게 키워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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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잠시 더위가 싹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먹거리에서부터 오싹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에 잠시 푹 젖어들 수 있었다.
보글보글...특집으로 다루었던 여름밤 야식 때문에 오늘 밤 또 야식, 열심히 즐기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