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착한 늑대 - 우리가 몰랐던 늑대 이야기
요나스 부츠 글, 닐스 피터스 그림, 김희정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모두가 오해야~[커다란 착한 늑대]

 

 

먼저, 책을 읽고 난 초등학교 3학년 우리 채원이의 소감을 적어보겠습니다. ^^

 

보통 책에서 이야기하는 늑대는 거의 나쁜데, 커다랗고 착한 늑대는 착해서, 친구가 없는 늑대보다 친구가 많은 늑대예요.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무언가 주인공에 대한 특별한 점이 느껴졌어요 .

빨간 모자는 동화와는 다르게 뭔가 마음대로 하고 싶어하고 철이 들지 않은 아기 같았고,

늑대는 착하지만 사냥꾼에게 오해를 받아 불쌍해 보였고,

다른 숲 속 친구들은 늑대의 처지를 모르는 어린 아이같았고요,

사냥꾼은 착한 늑대를 나쁜 늑대로 모는 나쁜 사람 같았어요.

그리고 책을 읽고 맨 마지막에 사냥꾼이 가족에게 이야기를 꾸며 하는 부분에서는 '무조건 떠들지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커다란 착한 늑대]는 제목부터 이상하죠?

늑대는 커다랗지만 무섭고 나빠야 정상인데...

이 책에는 늑대가 나오는 세계 명작 동화 세 가지 이야기가 섞여 있어요.

1. 빨간 모자  2.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들  3. 아기 돼지 삼 형제

모두 늑대가 나오죠? 공통적으로 포악하고 무섭고 잔인한 늑대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커다란 착한 늑대]에서는 캐릭터들의 성격이 기존의 캐릭터들과는 완전 딴판으로 나오게 됩니다.

 

채원이가 느낀 것처럼 빨간 모자는 할머니 문병을 가는 착하고 여린 소녀가 아니고, 삐딱한 (?)소녀로 등장합니다.

 

오~ 저 사악하게 씨익 웃는 표정, 제대로네요. ^^

 

 

빨간 모자는 하고 싶은 건 제멋대로 다 하는 아이였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소녀를 '큰 집에 사는 버릇없는 아이'라고 불렀지요.

반대로 늑대는 아무도 해치지 않는 온순한 늑대였는데, 빨간 모자를 만난 순간부터 모든 것이 어그러지기 시작합니다. 머피의 법칙에 된통 걸렸다고나 할까요.

 

초인종 소리에 깜짝 놀란 할머니는 그만 커다란 늑대의 입안으로 굴러 들어갔어요.

늑대가 할머니를 잡아먹었다는 것을 알게 된 빨간 모자는 더 이상 할머니 집에 오지 않아도 된다며 기뻐 합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늑대의 배를 걷어차는 바람에 깜짝 놀란 늑대는 침대에서 요동을 치다가 빨간 모자마저 커다란 입안으로 꿀꺽 삼켜 버렸어요.

일곱마리 아기 염소 집으로 간 늑대.  숨바꼭질 하던 염소들이 책장 위로 뛰어드는 바람에 책장이 흔들거리며 움직였고, 아기 염소들은 소리를 지르며 굴러떨어졌어요. 바로 커다란 늑대의 입안으로요.

돼지네 집으로 도망간 늑대를 쫓아온 사냥꾼. "커다란 나쁜 늑대야. 썩 나와! 넌 벌을 받아야 해!"

왜 이렇게 하는 일마다 오해 받는 일 투성이일까요?

아이들은 불쌍한 늑대가 연달아 오해를 받자 "억울하겠다"며 늑대를 쫓는 사냥꾼이 나쁘다고 합니다.

과연 착한 늑대는 사냥꾼에게 잡힐까요?

 

흥미진진하고 신 나는 한 판.

동화 뒤집기가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늑대가 커다랗긴 하지만 착하다는 설정은 아이들에게도 대단히 새로웠나봐요.

 

 

채원이에게 있어 동생 규원이는 아마도 늑대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좀 가만히 있고 싶어하는 누나를 남동생 규원이는 언제나 못 살게 굴고 귀찮게 합니다.

채원이의 늑대, 규원이.

너도 누나에게 오해받고 싶지 않으면, 착하게 구는 게 어때?^^

 

착한 늑대처럼 표정을 지어보라는 말에 금세 포즈를 취해 주는데요~

요 착해 보이는 모습이 채원이 마음에 들려나 모르겠습니다 .

언제나 엎치락 뒤치락 하지만 남매의 노는 모습은 엄마 눈에는 언제나 귀엽게만 보이죠.

정작 당하는 누나 채원이의 입장에서는 사악한 늑대가 들러붙은 것 같겠지만 말이에요.

 

신 나는 동화 뒤집기 한 판으로 재밌게 놀아보았습니다.

이제 다른 이야기들도 이렇게 엮엇 뒤집어 보겠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한동안 또 명작 동화 꺼내들고 둘이서 이렇게 붙이고 저렇게 붙이면서 놀게 하는 것도 재밌을 듯 싶어요.

명작을 명작 그대로 읽히는 것보다 새로운 시각에서 잇고 붙이고 창작하는 즐거움도 꽤 쏠쏠하네요.

마치 현암사에서 나온 "그림 자매"를 짤막하게나마 엿보는 기분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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