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나는 보통 잘 나돌아다니지 않지만, 주말이나 한가한 때, 내가 사는 곳의 그래도 좀 번화한 곳이라는 데를 걷다 보면 갈 때마다 영 적응이
되지 않는다.
꽤 유명한 맛집이나 명소를 빼고서는 가게들이 한 달이 멀다하고 새 옷을 갈아입고 손님을 맞이하거나 업종변경이 되어 아예 다른 곳으로 바뀌어
있거나 비계를 둘러치고 공사중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럴때면, 자영업자들이 참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되었구나, 내지는
먹고 살기 참 힘들겠구나,
하는 자그마한 푸념을 내뱉곤 한다.
모든 이들이 성공을 꿈꾸며 창업을 하지만 1,2년 버텨내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요즘은.
지금이야 남편이 벌어다 주는 월급으로 꼬박꼬박 저축해가며 살림하고 살지만, 언제 어느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다.
나도 저들처럼 생업의 현장에 다시금 뛰어들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금방 가게 간판을 바꾸어 대는 저들의 모습이 남일처럼 느껴지지만은 않는 것이다.
일본에서 장사의 신이라 불린다는 우노 다카시.
내 인생의 모토는 ‘一笑一杯’다. 한 잔 술에 한 번
웃는다!
고달픈 삶을 한 잔 술로 달래기 위해 사람들은
선술집을 찾는다.
술장사, 성공하고 싶다면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듯
따뜻한 술 한 잔을 대접하라. 장사의 기본은 정성을 들이는 것. 그리고 술장사의 기본은 ‘마음을 담은 술’을 내어놓는
것이다...”
그는 이런 신념을 가지고 장사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과연 우노 다카시 말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장사를
할까?

비주얼 머천다이저. '상품가치 연출'전문가 이랑주는 다른 관점에서 오래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을 캐내기로
한 것 같다 . 그녀는 유명 백화점의 명품관을 박차고 나와 전국의 전통시장과 지하상가, 노점상을 누비며 수많은 상인들을 만나고 여러 점포를
찾았다. 사람들의 정서가 전통시장 쪽으로 다시 돌아가리라는 것을 그녀는 그 때부터 미리 알았던 것일까.
승승장구하던 중 돌연 세계 일주를 떠난 그녀는 40여 개국 150여 개의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돌아와,
변화의 광풍에도 살아남아 사랑받고 있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사례를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녀가 알아낸 비밀을 살포시 파헤쳐 볼까...

영국 런던 버러 마켓.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에 열중하기보다는 고객들이 시장에 와서 느끼는 감정, 이곳에서 접하는 경험에
집중하는 영국 상인들의 마인드를 보며 어떤 마케팅 전문가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을 했다. (...)
2주간 런던에 머물며 매일 시장을 찾았는데도 다 둘러보지 못할 만큼, 다양한 시장이
존재했다.-25


브라질 상파울루 중앙시장.-상인들 모두 제품 전문가
가장 무질서한 나라에서 가장 질서가 잘 지켜지고 있는 시장은 새로운 이벤트와 홍보 전략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상파울루 시청 주관하에 '상파울루 유기농 페스티벌'이 시장에서 열리고, 이 외에도 유기농과 식문화, 채식주의 등을 주제로
한 네 가지 포럼이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고 한다. -208

스페인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그녀의 쇼핑이 힘들지 않도록
무엇보다 진열 자체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을 보며, 우리나라 전통시장도
관광객들에게 그러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창조적인 진열 개발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323
사진을 고르다 보니 과일들만 찍게 되었다.
내 마음이 상큼하고 예쁜 과일들에 집중되어 있었단 표시인가?^^
장사를 하는 데 있어 물질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조금만 마음을 더 쓰면 소통이 이루어지는 가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인 것 같다.
그리고 머리로 아는 것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일치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장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은 읽어보아야 할 책.
모두가 그녀처럼 생업을 접고 1년이건 2년이건 해외 여행을 떠날 수는 없다.
특히나 외국의 시장과 상인들을 관찰하고 배워오기 위해서는 더더욱이나 말이다.
그녀의 발빠른 벤치마킹을 잘 활용하여 사업에 잘 활용하기를...
그래서 더 이상 우리 동네에서 간판을 내리는 안타까운 가게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알고보면, 참 단순하고도 쉬운 것인데 ....
철학을 몸으로 실천하기. 말이다. ^^
아니,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