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화관이면 과학을 잡을
거다" [영화관에 과학이 산다]

영화를 보러 갈 때마다 아이들은 질문을 합니다. 왜 이렇게 소리가 크고 가깝게 들리냐?
저렇게 큰 화면은 어떻게 만드냐?
팝콘 말고 다른 과자는 왜 먹으면 안 되냐?
엄마의 지식으로 대충 대답해줄 수 있는 게 있고, 또...부끄럽지만 얼버무리거나 대답할 수 없는 것도 있었지요.
"과학"에 무지 약한 건 저의 약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엄마와 달리 과학적 지식이 풍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Why? 시리즈를 거금을
들여 사서 쟁여놓기도 했답니다. 물론, 아이들은 만화니까~ 전체를 한 두번, 재미있게 훑었지만, 시리즈의 단점. 좌라락~ 꽂혀 있는 책에 금세
시들해져서 요즘에는 근처에도 잘 어슬렁거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관에 과학이 산다]라는 책의 등장은 아주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지요... 식어버린 "과학"에 대한 관심을 되찾아올 수
있겠다 싶었답니다.
일단, 단행본이고 재미있는 그림이 많아서 눈을 반짝이며 다가오게 만드는 데 성공!!
책장을 펼치자 넘기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중간중간에 환호성이 울리고...급기야는 두 놈이 서로 책을 먼저 보겠다고 전쟁까지...
이건 정말 보는 엄마로서 뿌듯한 마음이 들게 되는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에서 먼저 전쟁을 시작하게 만든 문제의 페이지는 바로 요기!!입니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원들이 보이시죠?
이걸 서로 먼저 보겠다고 그 난리였던 겁니다.
착시현상에 대한 설명이 이 그림 하나로 끝나는 거였죠~~
뭐, 그 다음은 책을 읽으라고 잔소리 하지 않아도 알아서 책장을 넘기고...큰 아이는 기특하게도 독후감 비스무리한 것까지
써놓았더라구요.^^

먼저, 전체적인 책의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해 놓은 거랍니다.
"영화관에는 과학이 살고 있다" 밑에 "내가 영화관이면 과학을 잡을
거다" 라고 써놓았네요.
영화관에 살면서 매일 영화만 보고 살고 싶은지, Live here forever"라고 해놓았고,
영화관과 과학의 조합이 색다른 재미를 주었는지, 과학실에서나 볼 수 있는 비커, 플라스크 같은 모형을 형상화 해두고 손으로 꽉 잡고 있는
것이 멋집니다. (엄마 눈에~~)
그림 가운데의 네모들은 필름을 형상화한 것일까요...
나름 영화와 과학의 결합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내심 뿌듯했답니다.

독후감 비스무리한 것은 Q&A 형식으로 자신에게 꽤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들을 정리해 놓은 것 같습니다.
1. 영화관에서는 왜 팝콘을 주로 먹을까?
2. 세상에 없는 것은 어떻게 만들고, 나타내고, 대머리는 어떻게 만들까, 어떻게 할까?
3. 골룸같은 지저분한 것은 어떻게 만들죠?
이 책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맨 마지막에 이렇게 썼네요.
[영화관에 과학이 산다]는 정말 많은 영화 속 과학을 보여 줬다. 영화관 갈 때 이 책을 챙겨 갈까,
말까...
귀여운 고민을 하고 있네요^^

영화관에는 영화만 사는 게 아니라며, 영화의 원리 속에 숨은 과학이 있다는 걸 일깨워 주는 1장에서 시작해서 영화 만드는 과정에 숨은
과학, 영화 보여주는 데 숨은 과학 , 특수효과 속 과학, 상영관 안에 숨은 과학, 미래의 영화관에 숨은 과학 등. 영화관의 구석구석에서 과학을
남김없이 끄집어내어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영양만점 책입니다.

공책이나 책의 끄트머리에 움직이는 모양을 각기 조금씩 달리 그려서 휘리릭~
넘기면 진짜 애니메이션처럼 촤라락~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공유하는 재미에 한 두번씩 꼭 해보았던 그림 장난이 생각나는 사진이죠.
세계 최초로 움직이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사진작가 에드워드 제임스 마이브리지는 1878년 어느 날 아주 어려운 부탁을
받았어. 말이 달릴 때 네 발이 땅에서 떨어지느냐 아니냐를 놓고 내기를 한 사람이 증거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거든. -28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 가장 좋은 자리는 어디일까?
한가운데 열에서 1-2좌석 정도 뒤가 가장 좋다!! 소리를 가장 실감 나게 들을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
그리고 주시(주로 사용하는 눈)에 따라 주시가 오른쪽인 사람은 왼쪽, 주시가 왼쪽인 사람은
오른쪽에 앉는게 좋을 수도 있다.
과학에 약한 엄마도, 과학에 흥미를 가져야 할 아이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책.
"영화"라는 테마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을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풀어놓았으니, 다음엔 영화관에
가면 아이들이 저보다 더 척척박사가 되어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