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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킬러 덱스터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36
제프 린제이 지음, 부선희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덱스터는
맛있을까? DEXTER is Delicious [달콤한 킬러 덱스터]
책의
앞뒤에 나열된 찬사, 찬사, 찬사들!!
덱스터~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 것 같긴 한데 그 실체를 본 적이 없어서 혹시나 남편에게 물어봤더니 자기도 한 두 번 본 적 있는 TV드라마라고 한다.
아~ 그래서 책에 관심 없는 남편이 덱스터를 알고 있었구나...이해한다.
도대체
덱스터는 어떤 캐릭터이기에 이렇게 유명한가? 줄줄이 이어지는 찬사는 더더욱 궁금증을 돋우었다.
일반
추리물의 경우 기가 막힌 반전이라든지 추리를 해 나가는 탐정 혹은 경찰의 기가 막힌 솜씨에 초점을 맞추는데, 덱스터의 경우에서는 의외의 말이
전면에 나와 있어서, 덱스터가 나쁜 놈인지 착한 놈인지조차 감을 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달콤한
킬러 덱스터 라는 제목.
왜
정의의 편에서 나쁜 놈을 잡아야 하는 인물이 킬러라는 것인가?
훗.
덱스터 시리즈를 쭉 보아온 사람들은 나같은 덱스터 초보에게 해줄 말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내 옆에는 아무도 그런 힌트를 줄 사람이 없으므로 나는 오로지 이 작품 하나에 의지해서 덱스터를 이해해 나가야 한다.
표지에서
검은 장막을 왼손으로 살짝 걷은 채 서늘한 눈동자로 누군가를...아니, 나를 응시하고 있는 덱스터의 모습에 잠깐 움찔한다.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인물 탓에 거의 2주간을 표지에 나와 있는 덱스터의 눈동자와 아무 소득 없는 눈싸움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충분히
재미있고 그래서 시리즈로 5탄이나 나와 있을 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나는 지금, 낯선 덱스터에게 낯가림을 하고 있는 듯하다.
눈빛
교환만으로 이렇게 썸만 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다
더 이상 이러고 있어서 될 게 아니란 판단이 섰을 때, 첫장을 넘기고야 말았다.
덱스터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낯가림을 이겨버린 것이다.
몇
장 넘기지 않아 의외의 사실에 풋~ 어이없이 무장해제 되고 말았다.
덱스터가
아빠가 되었다는 말을 이렇게 달콤살벌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갓
태어난 아기 “릴리 앤”의 아빠로서의 덱스터는 이보다 더 친근할 수 없었다.
킬러의
본색이 언제 어떻게 드러날까 괜히 조바심 내면서 조시조심 읽었는데, 이런~ 아기의 웃음 한 번에 마음이 녹아내리는 아빠
덱스터라니...
"더는 어둠 속의 덱스터로 살아가고 싶지 않다."
요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소개되는 딸바보, 아들바보 아빠들(추성훈, 이휘재, 타블로 등등) 못지 않게 부성애에 젖은 덱스터,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릴리 앤의 탄생을 계기로 뭔가 확 달라져 버린 덱스터. 아직 확실히 그 존재의 활약상을 본 적이 없어서 덱스터에게 올라탄 “검은
승객”의 참모습을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지만, 덱스터는 사악한 면이 아닌, 선한 면 쪽으로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검은
승객”과의 화려한 과거야 어찌되었던 그는 이제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덱스터의 가족 관계가 서서히 드러난다.
끔찍한
살인마이기도 한 덱스터에게도 그를 돌봐주던 가족이 있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리타와 가정을 꾸렸으며 결국 이렇게 “릴리 앤”이라는 그의 진짜
혈육도 얻었다.
덱스터는
어릴 때 입양되면서 핏줄을 나눈 친형 브라이언과 헤어진 것으로 보인다. 입양된 곳은 경찰인 아버지 해리, 누이 동생 데보라가 있는 집이었는데,
해리의 영향으로 데보라는 경찰이 되었고, 덱스터 또한 그 일원으로서 혈흔감정 전문가로 일하고 있으며 현재 일 문제로 데보라와 자주 부딪치게 되는
상황이다.
덱스터가
릴리 앤의 탄생을 지켜보며 자신의 아내 리타와 리타의 자식인 코디, 애스터와 함께 제법 가족다워 보이는 가정을 꾸려나가며 가정에 안착하는 듯이
보이자 데보라는 여전히 혼자인 자신의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덱스터와 데보라, 브라이언 등과 얽히는 복잡한 가족사는 덱스터라는 인격을
형성하게 된 중요한 요인인 듯하다.
가끔씩
튀어나오는 “검은 승객”의 존재를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인 데보라와 덱스터와 외형적으로 닮았으며 정신적인 면은 더 똑같은 브라이언이 “달콤한
킬러 덱스터” 편에서 유난히 부각되고 있다.
릴리
앤의 탄생과 동시에 사랑 넘치는 큰아버지 역할을 하며 덱스터의 안락한 가정에 발을 들인 브라이언은 덱스터만큼이나 피도 눈물도, 더불어 감정도
양심도 없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데, 그는 왜 덱스터의 주위를 맴도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계속 촉각이 곤두선다.
한편,
덱스터의 급작스러운 변화만큼이나 쇼킹한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나름
상류층 아이들이 다니는 랜섬 에버글래이즈 사립학교에 재학 중이던 열여덟 살 사만다 알도바르란 여학생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만다의 방에는
엄청나게 거대한 혈흔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특색이라고는 없었고 그나마 그 혈흔은 사만다의 혈액도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연방수사관과 사건의
주도권을 다투던 데보라에게 사건이 맡겨지게 되자 덱스터는 어쩔 수 없이 이 사건에 깊이 관여하게 되는데...보이스카우트 일행이 캠핑을 하다
발견한 불탄 흔적과 거대한 구덩이에서 희생자가 발견되었다. 바비큐가 되어 죽음을 맞이한 그녀는 사만다와 최근 급격히 친해졌던 여학생 타일러
스파노스로 밝혀졌고, 그녀의 주변에서는 사람 피로 만든 펀치볼도 발견되었다. 사만다도 언제 “식인종”의 만찬음식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쨌든
관건은 그녀를 빨리 찾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덱스터에게 난데없이 닥친 회의.
앞으로
계속 이런 식일까? 매일 만나게 될 희생자에게 인간적인 동정을 느끼면 어떻게 업무를 해낼 수 있을까?(..)
갑자기
처참해진 나는 밀려오는 자기연민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의기소침한 덱스터라니, 우스운 꼴이었다. 당해도 싼 인간들이었지만, 수십 명의
사람들을 사후세계로 직접 인도했던 덱스터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여자아이 하나가 살해당했고, 범인이 그 살점을 버리지 않고 깨끗이 먹어치웠다는
현실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160
“검은
승객”과 함께 거칠 것 없는 마성의 카리스마를 보이며 당해도 싼 나쁜 놈들을 하나하나 해치워버렸던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 덱스터에게 드디어
따뜻한 피가 돌고 보드라운 새살이 나고 있는 것인가.
아빠로서,
인간으로서 다시 태어나려하는 덱스터는 ‘살인마’의 어두운 가면을 벗으려 하는데 아뿔싸...인과응보인가.
음식이
되어 포식자의 테이블에 올려질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꼼짝없이
당해야만 하는 최후를 남겨둔 덱스터의 마지막 단말마...(치고는 좀 말이 많다^^)
양심의
거리낌 없이 살인을 하던 덱스터의 강인함은 어디에도 없다. 잘못 살아온 인생을 곱씹으며 릴리 앤을 발레 교습소에 데려가지도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지도, 동화를 읽어주지도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아쉬워하는 덱스터가 있을 뿐이었다.
후아~
덱스터의 내면의 변화가 한 축, 쇼킹한 ‘식인 사건’이 또 한 축. 거기에 마지막에 터지는 데보라의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까지.
손에
땀이 마를 새 없이 책에 빠져든 시간이었다.
전대미문의
모순적인 캐릭터 덱스터. 어쨌거나 심장과 양심이 없는 살인마로서 정의를 대신 실현한다는 명분 아래 살아왔던 덱스터가 ‘검은 승객’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질지는 미지수이다.
릴리
앤과 함께 가족을 꾸려가는 자상한 아버지로서의 달콤한 모습이 좀 더 보여지길...
데보라와
브라이언도 좀 더 행복해지길...
달콤한
킬러로 변신한 덱스터가 정말 맛있을지 알아보려면...이 책을 꼭 읽어보는 수밖에 없겠다.
시니컬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덱스터 덕분에 두어 시간은 훌쩍 지나갈 것이라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