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마리 냥이와의 우당탕탕 러브하우스 [뽀짜툰]
뽀또, 짜구, 쪼꼬, 포비.
격한 발음의 이름들에서 주인이 어느 지역 출신인지 감 잡을 수 있으려나?^^
눈망울이 또랑또랑한 네 마리의 냥이들과 알콩달콩 러브하우스를 꾸려가는 웹툰작가 채유리.
경상도 사투리를 팍팍 써대며 부산 사는 나에게 완전 어필되는 매력을 발휘하는, 마음 따뜻한 츠자(처자)이다!!
냥이들의 엄마인 그녀가 경상도 사투리로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바람에 네 마리 냥이들의 대사에도 정겨운 사투리가 쉴새없이 섞여든다.
무뚝뚝하고 남성적이고 터프하기까지 한 무대포 경상도 사투리를 아무리 억세게 날려도 냥이 네 마리의 엄마인 이상, 기본적으로 그녀는 속이
여리고 정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똥을 싼 종이에서는 똥 냄새가,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 냄새가 나니까 말이다.
냥이 네 마리와 그녀가 쌓아온 역사가 참으로 구구절절하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농장을 하시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동물들과 떨어질 날이 없었다는 채작가. 스물 셋에 드디어 시골 생활을 청산하고 도시의
콘크리트 건물로 이사하고 나서부터 동물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단다. 그러나 새 집에 털 달린 동물 들이기를 극구 거부한 아버지 때문에 집에서
애완동물 키우기는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고.
일자리 때문에 서울로 향한 그녀.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자 고양이에 대한 욕구가 급히 상승하게 되는데...
친구가 업어온 업둥이 중에서 처음엔 한 마리씩 키우다가 나중엔 자매지간인 두 마리를 같이 맡아 키우게 된 그녀. 그렇게 하여 그녀가 키우게
된 냥이들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같이 하게 된 두 마리가 뽀또와 짜구다.
아직 신림동 단칸방에 살던 시절, 그럭저럭 두 마리와의 생활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한 마리를 더 입양할 마음이 들었다. 지인이 키우던
터키시 앙고라 새끼를 데리고 오려고 생각하던 차에 운명의 이끌림으로...꼬물이를 입양하게 되었다. 아는 사람이 창고에서 발견한 새끼 냥이였는데,
상담 전화를 받아주다가 젖 뗄 때까지만 길러주마 하고, 미니백에 쏙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의 아이냥이를 데려왔는데...그만 그 녀석이 눌러앉고
말았다. 쪼꼬맣고 쪼코렛색이라서...이름이 쪼꼬가 된 녀석.
냥이들을 키우며 손목, 팔 등 어디 상처 하나 없는 곳이 없게 되었고, 냥이들의 발정기에 악몽같은 시간을 견디기도 하며 산전수전...다
겪어 가던 어느날...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부산에 내려와 부모님과 동거하게 된 그녀.
고양이를 무지 싫어하는 아버지가 점점 냥이들과의 생활에 적응하고 차츰 거리낌이 없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느꼈던
서운함이 풀리는 경험을 하게도 된다.

<기적>
생각해 보면, 꿈같고 기적 같다.
내 아부지랑 고양이가 한 집에서 살게 되다니. 함께 한 공간을 공유하며 사는 이런 날이 오다니.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준, 얌전한
뽀,짜,쪼가 고맙고 너무나 많이 너그러워지신 아부지께 감사하다.
함께 가족으로 살아가는 지금이 참 좋다. -238
아~ 감동이 함께 하는 웹툰.
이런 대목에선 눈물이 찔끔.
이제, 한 마리 남았지?
소개 안 한 녀석이 말이다.
마지막 한 마리는 한밤의 산책 중 생쇼를 해가며 구출해낸 길냥이가 바로 주인공이다. 피부병을 치료해주고 겨우 입양할 곳을 구해 보냈는데,
다시 돌아오게 된 아이다.
"뭐? 보자보자 하니까 내가 보자기로 보이나? 고내기들 다시 방에다 가둬!"
불호령을 내릴 게 뻔한 아버지 때문에 다시 받아들일 결심을 했을 때 혼자 전전긍긍했던 채작가.
그러나 그 녀석 '포비'는 '축복'이었다고.
가족을 더 웃게 만들고 뽀(또), 짜(구), 쪼(꼬)의 삶을 액티브하게 만들었으며 작품활동에 영감을 제공한 복덩이.

네 마리 냥이와의 역사는 그대로 추억이 되었고, 추억담들이 으례 그렇듯 웃음과 눈물과 감동이 함께 했다.
비록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되어보지 못한 캣맘이라도 책임감, 무한 애정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성 넘치는 네 마리와의 스펙타클한 삶을 하루하루 엮어나가고 있는 채작가.
앞으로도 계속 재미나는 이야기들을 엮어 뽀짜툰에서 소개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