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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 - 인생의 답을 찾아 세상 끝으로 떠난 일곱 현인의 마지막 이야기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강만원 옮김 / 김영사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오직,
사랑]

깊은
명상을 부르는 그림이다.
으흠~
제목은
말이다, 아주 달다구리한 연애를 담고 있는 소설 같은 분위기를 마구마구 풍겨대지만, 표지의 한 수도승 그림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핑크빛 무드를
한 순간에 정지시킨다.
그거,아니야,
아니라고...
나를
응시하는 수도승의 눈빛을 피해 배경을 보고 있으려니 뒤에서 우스꽝스럽게도 누군가가 입을 벙긋거리며 ‘아니야~’라고 말하며 손을 위로 올려 마구
흔들어대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ㅋㅋ
웃을
때가 아니라고.
회색빛
고원에 고즈넉이 서서 차분하고 진지하며 지적인 눈빛으로 나와 마주하는 수도승의 그림 위로 순간 적요가 찾아든다.
어쩔
수 없이 표지만 한참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내
뜻이 아니었는데...은근한 반짝임이 있는 배경을 뒤로 한 채 몸을 반쯤 돌려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도 어른도 아닌 저 수도승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읽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힌 탓이다.
뭘까,
무얼까.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궁금해
미칠 것 같았는데도 섣불리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기싸움으로 대립각을 세우다가 일주일 이상이 지나버렸다.
[오직,
사랑]
이
제목을 부연하는 단 한 줄의 메모.
“삶을
움직이는 유일한 힘은 사랑이다.”

슬쩍슬쩍
미끄러지는 겉표지 사이로 강렬한 빨강이 내비치게 표지를 벗겼더니 우와~ 시선을 압도하는 선명한 빨강 배경에 예의 그 수도승이 서 있었다.
이번에는
이런 글을 옆에 두고서...
“인생의
답을 찾아 세상 끝으로 떠난 일곱 현인의 마지막 이야기”
마음이
일렁일렁 일어나 나를 이끌었다. 이제 읽을 때가 되었다!
불과
몇 시간만에 세상의 중요한 정신사조를 대표하는 일곱 명의 사람들이 꿈 속에서 똑같은 계시를 받았다. 샤머니즘을 대표하는 몽골의 무녀 , 유럽의
철학자, 힌두교의 신비주의자, 중국 도교의 스승, 유대 카발라 신학자, 카톨릭 수사, 이슬람의 수피. 이들은 꿈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툴랑카로 떠나라’는 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운명의 인도로 툴랑카 사원에 모인 그들은 그 곳에서 티베트 툴랑카
사원의 지도자였던 위대한 스승 토크덴 린포체 란마가 환상한 아이로 인정받은 텐진 라마 란포체를 만나게 되었다.
왜
이 곳에 왔는지, 얼마 동안 이 곳에 있어야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그들은 서로 소통과 토론의 시간을 보낸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가브리엘이 데리고 온 그녀의 열 네 살 된 딸 나티나는 호기심 많고 적극적인 사춘기 소녀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텐진과 나티나는 서로를
알게 되고, 오랜 친구처럼 가까워졌다. 나이는 열여덟 달 어렸지만 텐진과 나티나는 서로에게 매료되었고, 그 감정을 “사랑”이라고 인정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영적인 지도자의 길을 걸을 운명을 타고난 텐진은 묵상으로 감정을 다스려야 하기에 신중하게 마음을 추슬렀고, 나티나를 향한 텐진의
사랑은 우정으로 자리 잡았다.
꽤
오랜 기간이 흘러도 명확한 답을 알아내지 못하자 현인들은 떠나기로 결정을 내렸으나, 그날 밤, 모두는 상징적인 꿈에서 제각기 종교를 대표하는
성지가 남김없이 붕괴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우리가
꾼 꿈은 인류의 새로운 역사가 도래한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새로운 인류에게 지혜의 보편 가치를 전하기 위해 서로의 차이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51
모든
종교의 개별적인 교리를 벗어나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보편적인 개념으로 사용한 ‘세상의 영혼’을 차용하여 이 세상에 전해야할 진리를 두 명의
아이들에게 전하기로 한 그들은 여러 줄기의 강물을 큰 강에 몰아넣기 시작한다.
지혜를
위한 일곱 가지 열쇠를 매일 한 가지씩 전달하는 현인들
첫째
날 항구와 샘물-인생의 의미에 대해
둘째
날 소중한 마차-육체와 영혼에 대해
셋째
날, 자신을 향하여-진정한 자유란
넷째
날, 마음을 열어라-사랑에 대해
다섯째
날, 영혼의 정원-키울 품성과 버려야 할 독
여섯째
날, 지금 여기에서-사는 것은 예술이다
일곱째
날, 행복과 불행은 네 안에 있다. -긍정에 대해
일곱
번의 가르침이 끝나고 모든 현인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지혜를 전달받은 텐진은 지금까지 받은 가르침을 정리하고 마음에 새기기
위해 몇 주간 혼자 지낼 곳을 찾아 떠난다. ‘세상의 영혼’에 인류의 운명을 맡긴 현인들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사명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기
때문이다. 텐진은 사흘을 걸어 동굴의 은신처에 도착했다.
명상을
하는 도중, 엄청난 굉음과 함께 모든 것이 무너져내렸다. 40일 밤낮을 검은 먼지가 뒤덮이더니 온 세상은 폐허로 변해버렸다. 라마교의 기념물
‘초르텐’에 안치된 스승을 찾아가 마음을 위로하고자 했던 텐진은 초르텐에서 스승의 편지를 발견하고 이 모든 사실을 예견한 스승의 말대로 살아남은
자들에게 지혜를 가르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떠나라,
텐진. 세상에 내려가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생명의 빛을 비춰라. 너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생명’의 힘과 진리를 깨우친 모든
존재의 사랑이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241
[오직,
사랑]에서 전하는 핵심은 강압적인 교리와 형식에 사로잡힌 종교주의의 종말을 말할 뿐, 종교의 본질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보편적인 진리로만
존재하는 7가지의 알맹이들을 가지고 나티나를 찾아 떠나는 텐진. 오직, 사랑의 힘으로 세상을 다시 구원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