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물오름달이라는 이름이 너무나 딱 들어맞는 3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샛노란 병아리를 연상케 하는 표지에는 새싹을 들고 얼굴 가득 미소를 띈 사람들이 유유히 날아다니고 있다. 덩달아 내 마음에도 물이 오르고 살며시 미소를 머금게 된다.

뭐랄까...나무가 물기를 머금어 싹눈을 틔우는 소리에 귀가 즐겁다고나 할까.

새학기가 시작하면 종알종알 떠들어대며 등교하는 아이들로 집 앞 길은 북적댈 것이다. 나무에 물오르는 소리. 아이들 마음이 새 희망으로 부풀어 오르는 소리.

3월에 듣게 되는 소리들이다.

 

내 아이도 초등학교 3학년으로의 첫 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요즘 들어 “교육”에 관련된 책을 읽을 기회가 많아서인지 이번 3월호 [샘터]를 받아들었을 때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았지만 “교육‘관련 기사에 눈길이 먼저 꽂혔다.

<영어가 뭐길래>라는 꼭지.

영화 <굿모닝 맨하탄>을 소개한 것인데, 인도 미인이 낯선 땅 미국 한복판에서 영어 때문에 서럽게 울었다고 한다. 영어 좀 못 한다고 무시, 멸시, 괄시, 등한시까지 당한 그녀의 영어 울렁증 탈출기.

정말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우리나라는 미국 맨하탄 한복판도 아니고,평소에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며 쓸 일도 그다지 많지 않건만, 학교에서건 직장에서건 어디에서나 영어 타령이요, 영어 때문에 몸살을 앓지 않는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결국 영화 속의 그녀의 대사. 필요한 건 “사랑이 아니라 존중”이라는 말로 감독이 내린 결론은 존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

 

자식 교육에 모든 걸 바치는 부모에게도 통하는 말일 듯 싶다.

‘나를 사랑하라’는 말.

 

아, 그리고 얼마 전에 읽은 김진명이 <신 황태자비 납치사건>과도 이어지는 기사도 있었다.

정신대 할머니들의 삶을 노래하는 뮤지컬 배우 강효성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분들이 원하는 건 사과뿐이에요. 아니면 사과도 필요없으니 내 청춘을 돌려달라는 것. 남자들은 내 딸 같고 내 누이 같은 이들의 고통을 느끼겠지요. 하지만 나는 여자니까, 그 고통을 내 것처럼 느낄 수 있어요.”

자신을 비롯한 제작진과 배우들이 개런티를 대폭 낮추고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하는 뮤지컬 <꽃신>. 꽃길을 밟듯 그 가시밭길을 걸어갈 그녀의 행보에 복이 깃들길....

그에 이어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의 이야기도 눈여겨 볼 만하다. <금강경>의 ‘환지본처’라는 단어를 말한다. 문화재 제자리 찾기는 잃어버린 것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활동이고, 그것은 결국 참마음의 제자리 찾기, 양심의 제자리 찾기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는 스님의 말씀.

연이어 망언을 일삼고 독도와 동해를 마치 일본 땅인 양, 버젓이 국제 사회에 등록하는 일본.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만 보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처가 참으로 아쉽다.

 

맨 마지막 장에 실린 가족 사진을 보며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 본다. 꽃샘추위도 사랑으로 넘길 것만 같은 사랑이 넘치는 사진이다. 매해 하늘로 껑충 뛰어오르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다는 가족. 입양을 통해 애인이를 가족으로 맞이한 지 11년째라고 한다. 사춘기가 찾아온 딸에게 “우리 딸로 태어나서 고마워.”라는 진심을 표현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대화와 기도와 사랑으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아~ 따뜻한 봄기운에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 나무 아래 뛰어오르는 가족의 모습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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