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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황태자비 납치사건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4년 1월
평점 :
십삼
년 후에 다시 돌아오다! [신 황태자비 납치사건]
독도,
동해, 위안부, 역사 교과서.
우리와
일본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막들에는 무수한 단어들과 적막한 절규들이 아로새겨져 있을 테지만 지금 현재 가장 대두되고 있는
이슈들로는 위와 같은 몇 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땅덩어리가
좁아터진 탓인지, 당시 전 세계에 만연해 있던 제국주의의 영향을 제대로 받아 대륙 침략에의 야욕을 드러낸 일본은 스스로 시작한 전쟁에서 결국은
패하였으나 전쟁의 주모자인 일본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뻔뻔하게 하늘을 우러르고 있으며 우리는...우리가 입은 전쟁의 상흔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아물 줄을 모른다.
가혹한
역사의 물결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받아내어야만 했던 위안부 할머니들이 한 분이라도 생존해 계시는 한, 그리고 그 할머니들을 기억하는 우리 국민이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는 한 일본은 ‘우리의 영원한 적수’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역사의
과오를 뉘우칠 줄 모르고 전범의 위패를 모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감행하는 아베 정권은 후안무치의 행보를 멈추지 않는다. 바야흐로 우익 세력이
온 일본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데도 일본 국민들은 제대로 된 역사교육에서 한참을 벗어나 있는 것도 모르고 거세고 힘찬 물결에 휩쓸려만 가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 동남 아시아 여러 국가들의 한결같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나름 꿋꿋하게 시대착오적 역사인식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일본.
문제는
강대국들의 이권 싸움에 역사는 한낱 종이쪼가리로 치부되어 역사의 진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흔들리곤 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일본을 저렇게 무서울 것 없이 날뛰게 만드는지 몰라도 독도를 다케시마로, 동해를 일본해로 야금야금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분개하지 않을
대한민국의 국민은 없으리라.
나쁜
놈들!
국가는
저런 일본에 왜 강력하게 대처하지 않는가!
분통
터지는 요즈음의 정세에 답답해지는 마음이 김진명의 [신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읽으며 조금은 사그러들게 되었다.
아주
단순한 사건과 결말이지만, 짧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소설.
도쿄의
한복판 가부키자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일본의 황태자비 마사코가 납치를 당했다.
고등학교
동창생인 두 명의 여자와 공연장의 휴게실에서 만났다고 하는데, 고교 동창 둘 중의 한 명인 고마코로 위장한 범인은 황태자비를 변장시켜 경호원들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간 것이다.
일본
열도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경악에 빠질 대사건에 일본 제일의 수사관으로 알려진 다나카 형사가 투입된다.
모두가
여자일 것으로 추정한 범인이 사실은 남자라는 것을 밝혀내고, 단독 범행이 아니라 공범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 다나카 형사.
수색
작업에 진척이 보이지 않고 시간은 흘러가는데...
납치범에게서
연락이 왔다.
납치범은
황태자비에게 세 권의 책을 읽으라 하고,
정부에게는
두 장의 문서를 공개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었다.
황태자비의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도 문서의 존재조차 완강히 부인하는 일본 정부. 문서의 내용은 과연 무엇인가?
끝이
뻔한 사건이기에 추리소설로서의 긴장감은 많이 떨어지지만,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드러나는 두 장의 문서에 얽힌 이야기들은 실로 어마어마한 내용을
담고 있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과 묘하게 오버랩 되는 신 황태자비 납치사건.
본문에서
‘한성공사관 제 435호 전문’으로 명명되고 있는 “이시즈카 에조의 보고서”는 13년 전 이 소설이 발표된 후 김진명 작가의 끈질긴 추적에 의해
그 실체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낭인들은
깊이 안으로 들어가 왕비를 끌어내 칼로 두 세 군데 상처를 입히고 발가벗겨 국부검사를 했습니다. 우스우면서도 분노가 치밉니다. 마지막으로 기름을
부어 소실했는데, 이 광경이 너무 참혹하여 차마 쓸 수가 없습니다. 궁내 대신 또한 몹시 참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고
합니다』
보통의
일본인들이 과거사를 제대로 알기만 하면 반성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서 이 소설을 통해 세계에 역사의 진실을 똑바로 알리고 싶었다는 작가
김진명.
확고한
그의 역사인식이, 현실과 허구를 넘나들면서 만들어낸 이 소설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지금
일본이 해야 할 일...
김진명은
황태자비 마사코의 입을 빌어 전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누군가로부터 이런 속시원한 말을 듣는 날이 되어서야 두 발을 뻗고 잘 수 있으리라.
아무리
변명을 하려 해도 사람의 목숨을 두고 ‘시합’이니 ‘경쟁’이니 ‘놀라운 기록’이니 ‘연장전’이니 하는 용어들을 사용한 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입니까? (...)한마디로 모든 일본인이 이 살인시합을 즐긴 것입니다. (...)
우리는
지난 제국주의 시대에 잠시 강탈했던 댜오위다오와 독도를 우리 영토로 주장해서는 안됩니다.
이번에
우리가 다시 역사를 왜곡한 이 교과서를 받아들인다면 우리 일본은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도 없는 나라가 되고 맙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비탄에
돌아가신 명성황후와 중국의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자 합니다. (...)
존경하는
유네스코 위원 여러분, 이 교과서를 불량으로 판정해 주십시오. 그리고 일본 정부에 강력히 교과서의 폐간 또는 완간 수정을 권고해 주십시오.
그것이 진정 우리 일본을 위하는 길입니다. -440
뜨거운
애국심이 끓어오른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