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령 학교 1 - 꼬마 산신령들 샘터어린이문고 43
류은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날 이야기 속에 자주 나오곤 했던 산신령.

대개 하얀 수염을 구름같이 드리우고 엄숙한 판결의 순간에 나타나는 신령님이다.

주로 신이 깃들만한 명산에 사시며 사람들이 하소연을 하면 약한 마음에 처방을 내려주시기도 하고,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이 산에 와서 산을 해하려 하면 나타나 엄벌을 내리시기도 하는...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착한 나무꾼에게는 금도끼 은도끼를 내려주시고, 욕심 많은 나무꾼에게는 벌을 내린 판결의 제왕 산신령.

 

멀고도 먼 상상 속에만 있을 줄 알았던 신령님이 가깝고도 친근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바로 이 책 속에서...

 

“고개를 아무리 뒤로 젖혀도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아주 높은 산. 그 산에 산봉우리를 감추고 펼쳐진 넓은 구름바다가 있다면 그 위에는 틀림없이 산신령 학교가 있을 거야.” 라는 말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책은 몇 십 년 전에 그 산신령 학교 학생들에게 실제로 일어났던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한다.(믿거나 말거나...^^)

 

“진짜 이런 게 있어? 정말? ”

놀란 토끼눈을 하고 물어오던 아이는 어느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늙은 할아버지라고만 생각했던 산신령이 학교에 다니는 제 또래의 아이들로 이루어져서 학교에서 뛰어놀고 사고치고 수습하는 이야기니 빠져들지 않을 수 있겠냐, 말이다.

이 산신령 학교에는 여러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데, 그 중에서 산신령 가문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대대로 훌륭한 산신령이 많이 나온 집안에서 태어난 꼬마 산신령 귀선이가 몹시 대접을 받으며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장군이라는 아이가 전학을 오게 되면서 귀선이의 우두머리 자리가 위태롭게 되었다. 머리는 산발을 하고 옷은 홀랑 벗은 채 춤을 추듯 교실을 돌아다니던 벌거숭이 때문에 위신을 떨어뜨리게 된 귀선이는 용감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장군이에게서 “달봉”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이다.

 

“거 참 쩨쩨하게! 어째 이름값도 못하냐? 큰 산은 무슨. 하는 짓을 보니 딱 달봉이감이구만!”

“달봉이? 달봉이가 뭐야?”

“뭐긴 뭐야. ‘달랑 봉우리가 하나인 산’을 말하는 거지.”-31

 

 

장군이가 전학 온 날 두레라는 선녀가 전학 왔는데, 두레는 선녀와 나무꾼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딸이라고 했다. 나무꾼이 두레박을 타고 하늘나라에 간 뒤에 태어난 아이라, 두레라고 불리게 되었단다. 반은 인간이고 반은 신이라 아버지가 인간이라는 것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건 친구들과 지내게 되면서 사라지게 된다.

따뜻하고 이해심 많은 단군 교장 선생님 밑으로 가장 무섭고 엄한 변신술 선생님이 계시고, 상냥하고 부드럽지만 옳지 않은 일에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식물학 선생님이 계신 산신령학교.

산신령 학교의 잔치를 앞두고 온 학교가 술렁술렁하고 있는 즈음에 장군이와 두레라는 전학생이 오게 되고, 벌거숭이 산삼은 온 학교를 휘젓고 다니고...참 시끌벅적하게도 이야기는 시작한다.

 

달봉이와 장군이가 싸우는 꼴을 보다 못한 두레가 시합을 제안하고, 둘은 도깨비와의 씨름 대결을 하게 된다. 달봉이와 장군이는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 대결을 하느라 이웃나라까지 가게 되는데,,,무사히 산신령학교의 잔치에 참석할 수 있을지...

 

 

 

변신술을 배워서 변신도 하고, 둥실둥실 떠다니는 구름에 올라타기도 하는 산신령들.

어떤 장면에서는 가슴을 졸이게 되고, 어떤 장면에서는 호쾌한 소리를 저도 모르게 내지르게 되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들이 쉴새 없이 펼쳐진다.

한시름 놓았다 싶었더니, 어느새 1권이 끝나 있었다.

장군이와 달봉이는 좀 가까워 졌으려나...2권과 3권이 기다리고 있다니, 얼른 읽고 싶어진다.

아이 뿐 아니라 내 마음도 사로잡은 꼬마 산신령들의 이야기.

색다른 판타지의 세계에서 전래동화 속 인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만의 정서를 간직한 짜릿한 모험 이야기를 만나게 해줄 수 있어서 나름 뿌듯했다. 내가 지은 것도 아니면서^^

먹의 번짐이 살아 있고, 민화풍의 재치가 넘치는 그림들도 참 맘에 든다.

책의 내용과 그림 때문에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