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시대 리더십으로 본 조선왕 성적표
신동준 지음 / 인간사랑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더십에서 최고인 왕은 누구? [G2 시대 리더십으로 본 조선왕 성적표]

 

21세기를 G2 시대라고 한다. 중국이 어느새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저자 신동준은 G2 시대를 동양의 역사에 비춰볼 때 왕조교체기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이 격돌하는 싸움의 한복판에 서 있는데, 그것은 위기일수도 기회일수도 있다. 이 책은 조선조 역대 군왕 가운데 난세의 시기에 재위한 인물을 선정해 그들의 리더십을 집중 분석하였다. 우리가 이제껏 평가해왔던 잣대와는 사뭇 다른 잣대를 들이대어 조선의 왕들을 평가한다. 조선의 역대 군왕이 G2시대의 난세를 얼마나 슬기롭게 타개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고 저자 자신도 말했듯이 몇몇 왕의 평가에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의 시각에서 조선왕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한편 있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이렇게 조선의 왕들에 대하여 감히 신랄하고 과감하게 비평할 수 있겠는가.

 

책 뒤편의 참고문헌만 보아도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그냥 이어다 붙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저자는 태동고전연구소에서 수학한 사람이 아닌가. 대학 시절, 답사 코스 중에 태동고전연구소(혹은 지곡 서당)가 있어 한 번 들른 기억이 있는데, 한학을 연구하는 연구소로 알고 있다. 청명 임창순 선생의 생전에 참관하여 기념사진도 찍고 거기서 수학하는 이들의 개인 연구실 구경도 해보았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한학을 공부하는 석사급들의 연구실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고즈넉한 도서관에 책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고, 각 연구실 안에서 기숙하며 연구자들은 줄줄줄 경을 외고 있었다. 무엇이든 외는 것이 기본이라 들었다.

어쨌든, 신동준의 해박함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고, 그의 특이한 견해는 현재의 난세를 타개하기 위해 고전에서 빌려온 지혜를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허투루 들어 넘길 수 없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리더십’의 의미는 휘하 사람을 다스리거나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지도자로서의 능력이다. 똑같은 리더십일지라도 통치와 통할은 ‘특수한 리더십’에 속한다. 안철수의 “수심 2미터의 수영장에서 수영할 줄 알면 태평양에서도 가능하다.”는 말은 상사(相似)와 상동(相同)의 개념을 구분하지 못한 대표적인 실례라고 말하면서 스포츠 지도자의 리더십과 제왕의 통치 리더십을 엄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치세를 뜻하는 ‘수영장’과 난세를 뜻하는 ‘태평양’을 같이 논할 수 없듯이 난세에는 난세의 리더십이 절실하다며 이 책을 쓴 이유를 밝혔다. 한국의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양복을 입었을 뿐 속내를 보면 조선조 왕들의 역사 문화적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역사문화의 배경이 다르면 그 해석은 물론 대응까지 달라야 한다. 조선조 역대 군왕의 리더십을 거울로 삼아 21세기 스마트 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한국 모델’의 리더십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조선조 때 출현한 3번의 G2시대를 총망라해 분석하면서 최고의 리더십을 발휘한 명군(明君)으로 태조와 태종, 세종, 세조, 광해 등을 들었다.

G2가 아닌 G1의 시기에 재위한 인물 가운데 조선조 사대부들에 의해 성군의 칭송을 받은 성종과 중종, 숙종, 정조 등은 엄밀한 재평가를 요한다면서 이들을 하나로 묶어 평범한 군주를 뜻하는 용군(庸君)으로 분류하였다.

마지막으로 대명 사대주의자들이 반정을 일으켜 광해군을 보위에서 끌어내려 호란을 자초한 것을 두고두고 반성할 일이라 평하면서 반정의 주역인 인조를 왜란을 초래한 선조와 함께 암군(暗君)의 전형으로 꼽았다. 세 번째 G2의 시대인 구한말에 민비(명성황후를 민비라 일컬었다. 신동준의 신랄함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의 치맛자락에 휘둘려 총 한 번 쏘아보지 못한 채 나라를 일제에게 고스란히 상납한 고종도 다를 게 없다고 평가한다.

 

어디까지나 부국강병을 잣대로 삼은 하나의 견해라고 소개하는 이 책은 21세기 경제전쟁 시대의 일선 사령탑에 해당하는 기업 CEO를 비롯한 각계의 지도자들이 ‘부국강병’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라 한다.

난세를 타개한 ‘리더십’을 주제로 역사를 보니, 또 한껏 새롭다.

한편 의아하면서도 한편 통쾌한 분석이 아니었다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