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뇌 - 우리의 자유의지를 배반하는 쾌감회로의 진실
데이비드 J. 린든 지음, 김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고삐 풀린 뇌> The compass of pleasure

 

원제는 쾌감의 나침반 쯤으로 이해되는데, <고삐 풀린 뇌>라는 재미있는 제목으로 탄생하게 된 책.

‘우리의 자유의지를 배반하는 쾌감회로의 진실’이라는 길고 긴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인 데이비드 J. 린든은 미국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교수로 뇌세포와 기억에 대한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라고 한다. 인간의 마음에 쾌감회로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신경과학적, 생화학적으로 설명한 책.

아~~너무 어려운 거 아니야?

꽤 두툼한 하드커버를 들추자 그림이 스르륵 흘러간다. 그렇지만 재미있는 그림은 없다. 실험의 한 장면, 혹은 체계화된 도식들. 이거이거...학술지 번역해 놓은 거 아냐? 막, 막,,,의사 선생님들이 읽고 그러는 거?

잔뜩 주눅이 들었지만, 그래도 움찔 움찔 손을 움직여 책장을 넘겨 본다.

촉감은 좋은데...

냐하하~어디까지가 본문이냐...책의 4분의 1은 참고 문헌이 차지하는 듯 싶다.

역시...포기해야 하는 건가...

그렇지만, 명색이 학문의 길을 걸어왔던 사람으로서^^

이렇게 금방 포기한대서야 말이 되나...하지만, 리뷰를 쓴댔자 내용 요약밖에 안되지 싶다.

일단은,,,내게 너무 멀고 먼 신경과학, 생화학의 분야이므로...

 

저자는 들어가는 말을 무지 재미있게 풀어 가고 있다.

방콕. 환락의 도시라 할만한 방콕에 처음 도착해서 툭툭을 타자마자 기사가 건넨 말을 인용하면서 쾌감의 종류를 줄줄이 나열한다.

“저...여자 필요하세요?”

“남자를 원하시는군요!”

“그러면...트랜스젠더?”

“싼 담배도 있고...조니 워커도 있는데요.”

“마리화나?”

“코카인?”

“야바?(필로폰 정제-옮긴이)”

“헤로인?”

“닭싸움 하는 데로 모실까요? 돈을 걸 수도 있어요.”

모든 것을 거절하고 결국은 식사를 하고자 하는 저자의 대답에 운전사는 실망한 눈치다. 우와~ 방콕에 와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이것?

남자, 사람.(혹은 여자, 사람) 이 원하는 쾌감의 거의 모든 것이 툭툭 운전사의 입을 빌어 다 튀어나왔다. 심리학자들이 흔히들 말하는 매슬로우의 욕구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이처럼 주루룩 나열된 것들을 바로 “쾌감”이라는 말 속에 넣는가 보다. 뇌의 깊은 곳에 감춰진 쾌감 회로. 저자는 이제부터 이것을 다섯 장으로 나누어 얘기한다.

 

1장에서는 쾌감 회로의 발견 과정과 그 신경학적 기초를 설명한다. 뇌심부에 자리한 복측피개영역(VTA)과 그 주위에 포진한 몇몇 영역들이 쥐, 원숭이, 인간의 쾌감에 관여하고,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이 쾌감회로의 연료 역할을 한다. 이 장에서 윤리성을 고려하지 않은 가장 지독한 실험의 예가 나오는데, “동성애자 남성으로부터 이성애적 행동을 끌어내기 위한 중격 자극” 이 바로 그것이다. B-19(우울증과 강박 장애를 앓고 있는 보통 지능의 24세 동성애자 남성)의 사례는 보는 동안 왠지 불편했다. 저자는 이 실험을 이렇게 비판한다.

개인의 성적 지향성을 ‘교정’하려는 뿌리 깊은 오만함, 정당하지 않은 뇌 수술이 지닌 의학적 위험성, 사생활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라고.

이렇게 윤리적 잣대를 간직한 채 연구를 바라보는 저자는 계속해서 연구의 성과를 얘기해 나간다.

 

신경계에서 선과 악은 하나이며, 우리가 어떤 경로를 취하든지 간에 쾌감은 우리의 나침반이다.-38

 

약물중독을 다루는 2장은 마약류에 그치지 않고 알코올과 니코틴 그리고 여러 정신병 약물들을 포함한다.

3장부터 6장까지는 음식, 섹스, 강박적 충동들, 고결한 쾌감 행동들이 어떻게 쾌감회로를 자극하는지 설명하고, 중독이란 개념을 약물중독에서 다양한 행동 중독까지 확대시킨다.

7장은 쾌감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인데, 가장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장이다. 미래에는 인간의 뇌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릴 것이고, “쾌감”을 추구하는 인간들은 결국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성적 오르가슴의 쾌감, 헤로인 도취, 식사나 도박, 위험을 감지할 때 느끼는 전율, 포만감 등등...원하는 모든 것을 가지려고만 들면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신경회로를 조절할 수 있을 정도의 발전이라면 “쾌감”과 “중독”을 분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쾌감의 먼 미래를 상상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쾌감에 관련된 과학 기술이 아니라, 이를 둘러싼 사회적, 법률적, 재정적 제도일 것이라고 저자는 경고한다. 그리고 그 문제는 개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

 

쾌감이 도처에 존재한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욕망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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