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 그대로 - 사람 관계에 대한 예능 잡설
윤성희 지음 / 네시간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와 이리 힘드노? <날 것 그대로>

 

 

                            

 

 

예능 작가 15년차. 윤성희.

작가의 일이란 게 어느 분야나 힘들기는 매한가지이지만, 예능 작가이다 보니 그는 사람을 만날 일이 많다.

대본과 인간관계를 비율화한다면 글 쓰는 시간은 3이요, 사람을 만나는 시간은 7이란다.

사람 만나는 일이 얼마나 피곤한가. 인간관계의 진저리남 때문에 속세를 떠나 산속으로 들어가 사는 사람이 있을 정도인데...

 

 

 

 

 

세상 70억 인구 중에 내 맘 같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며 한숨 쉬는 그의 말이 십분 이해되는 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것 그대로> 속에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녹아 들어 있다.

이게 웬 아이러니?

사람관계에서 진절머리 나게, 지긋지긋하게 데여본 사람이 토해 놓는 말 속에 ‘사람을 끌어안고 살기’가 녹아들어 있다니...

작가가 우당탕탕 허둥지둥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올린 인간관계 노하우는 ‘날 것 그대로’라는 말로 귀결된다.

가식으로 포장되고 허위로 덮인 가짜들을 걷어내고 내면의 진정성을 발견해가는 과정이 곧 사람을 깊이 사귀어 가는 단계이다. -7

그의 말이 진정임이 느껴진다.

 

 

 

 

통통 튀는 언어와 가식 없는 말발로 거침없이 자신의 경험에서 길어올린 소중한 조언을 해주는 그의 책은, 책이 아니라 ‘말’이다.

종이로 인하여 그와 나 사이는 가로막혀 있지만 종이를 통하여 그의 생각이 나의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하여 직접 마주보며 대화하는 것처럼 생동감이 느껴지고 인생선배의 조언을 듣는 단초로운 술자리처럼 따뜻함이 나를 감싼다.

 

“언니야, 세상 살이가, 사람 사는 게 와 이리 힘드노?”

“뭐야? 그까이꺼~ 내가 알려줄게. 자, 들어봐”

 

온통 기가 센 사람들의 각축장일 방송계에서 오랜 세월 버틴 그의 비법은 단순하다.

돌고 돌고 돌아왔지만, 결론은 하나, “날 것 그대로”

이걸 기억하고, 책 속으로 들어가면 그 동안 고민하느라 머리털 빠졌던 기억의 자리가 생생한 그의 “말”로 대신 들어찬다.

입력 준비, 되었으면, 점핑, 에브리바디~~

 

통쾌한 복수의 순간은 자연히 온다

관계는 원이다. 언제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니까.

무난한 사람은,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란 뜻

독설이 갖는 매력은 서로를 진실하게 만들어준다는 것

말 한 번 ‘제대로 하기’ 참 어렵다

예상이 빗나가는 순간이 너무 많다

타인에게 편안한 존재가 되고 싶다면 제일 먼저 버려야 하는 것이 ‘기대’

어떤 것도 강요되지 않은, 억지로 다른 옷을 입히지도 않은, 서로 더 조명받으려고 혈안이 되지 않은, 말 그대로 ‘날 것’

날것을 만나니 새로웠다. 편안했다. 그리고 더 맛있다.

사람이 준 상처, 사람으로 치유한다.

 

내가 만나는 사람 모두와 따순 밥 먹으며 아름다운 말 한마디 나누다 보면 ‘날 것 그대로’의 시선으로 서로를 이해해 줄 날이 오겠지.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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