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비간택사건 2 - 완결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조선왕비 간택 사건2>

가정주부에게 로맨스는 독이오

 

 

 

다섯 규수를 찾아 다니면서 암행어사 출두요~ 같은 행적을 보이며 때로는 셜록 홈즈처럼, 때로는 탐정 코난처럼 예리한 추론으로 양반가문의 비밀을 파헤치던 윤과 서경.

부부 행세를 하며 한 방에 묵곤 하는 사이에 둘의 사이에는 애틋한 정이 싹트기 시작했고, 임금의 혼사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기나긴 여정 중에 장지문에 구멍을 뚫고서야 볼 수 있다는 첫날밤의 행사도 치르게 되는데...

 

왕비 간택을 두고 임금을 휘어잡으려는 왕대비와 대왕대비의 보이지 않는 암투가 벌어지면서 그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던 이로, 윤의 절친이었던 감무현이 지목되는 장면에선 안타까움에 혀차는 소리가 절로 나와버렸다. 감싸야 할 식구들이 많은 무현이 끝내 윤과 맞서게 되는 상황이 바야흐로 벌어지려 한다. 감무현은 윗전의 명령을 받들어 윤을 없애고 말 것인가. 윤과 함께 바늘과 실처럼 붙어다니는 서경의 존재를 모르지는 않을 터인데, 마음에 품었던 서경에게도 칼끝을 겨누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어이하려고...쯧.

 

한편, 서경이 끝끝내 감추어 두려 했던 집안의 비밀이 윤의 어머니를 통해 밝혀지고야 만다.

친모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자신을 거두어 주었던 노비 함창댁과 함창댁의 손녀 달이를 면천시키고자 돈을 모을 방편으로 아파 노릇을 했던 서경. 그녀의 본래 이름은 한서경이었다. 임금으로부터 신임을 얻는 도승지 한국영의 딸. 그러나 서경의 친모는 엄청난 비밀을 남편인 도승지 몰래 간직하고 있었으며 그것으로 인해 속앓이를 했고, 딸에게 모두 내쏟고 말았던 것이다.

“죽어라, 제발 죽어라. 넌 왜 죽지도 않니?”그런 말을 서경의 귀에 대고 속살거리면서...

 

1권에서 이끌어오던 왕비간택 사건도 마무리 되고, 윤과 서경의 애정전선도 재정비되며, 서경의 비밀도 밝혀지는 2권.

그리고 2권의 마지막 몇 장에는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보시면 놀라실 거에요~^^

 

 

꼭 드라마로 만들고 말 거야~하는 결심이 담기기라도 한 것처럼 매 장면에 갈등과 대립의 구조를 척척 쌓아두고, 야금야금 풀어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한바탕 멋진 꿈을 꾸고 나서 이건 진짜, 대박 소설감이야, 혹은 드라마 감이야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종이를 펼치고 앉아 막상 글로 쓰려 하면, 총포를 쏘고 난 후에 아스라이 사라지는 연기처럼 매캐한 화약 냄새만을 남기고 마는 그 순간의 허무함을 느껴 본 사람은 알 터이다. 창작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매끄럽고 소리내어 읽어도 (대사처리하듯이) 무리가 없다. 이야기의 신선함과 재미, 문장의 완성도 면에서 모두 합격점이다. 쯧. 내가 무슨 심사위원이기라도 한 듯이 무척 뻐기며 이 말을 뱉어내고 있는데...훗. 이게 바로 독자의 권리?^^

 

한동안 로맨스의 단 맛에서 멀어져 있었던 내게 이리 뇌리에 콱 박힐 만큼 찐하게 달콤한 로맨스를 선사하시니, 앞으로도 종종 로맨스를 찾게 될 듯 싶다.

 

가정주부에게 로맨스는 독이오~~

요즘 <주군의 태양>을 열혈시청 중이신데, 옆에서 같이 보던 남편은 <조선왕비 간택사건>을 읽지도 않았으면서 서경 역에 빙의라도 된 듯이 “쯧”을 심하게 남발하신다. 드라마가 아줌마들 다 망친다-며...

나의 저녁을 책임 져줄 로맨스여, 어서 어서 내 품에 오라^^

TV속으로 아예 들어가라, 들어가. 남편의 잔소리는 어김없이 날아들어오고 중요 대사가 시작할라 치면 구시렁거리며 대사의 느낌을 팍 반감시켜버리는 어이상실의 능력을 발휘하시는 우리 남편은 맥주 한 캔으로 입막음시킬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

귀뚜라미 울어대는 서늘한 가을 초입에 읽은 <조선왕비 간택사건>

드라마가 나오는 그날까지 내 그 느낌, 잘 담고 있을 것이다.

드라마가 나오면, 열심히 시청할 것이다.

느낌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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