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을 불면 행복해 스푼북 창작 그림책 2
옌스-외르그 리크 글, 폴커 프레드리히 그림, 임정희 옮김 / 스푼북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휘파람을 불면 행복해>친구와 행복한 웃음을~

 

 

언제 어느때고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을 수 있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해도 받아주고 가슴 아픈 얘기를 하며 눈물을 흘려도 묵묵히 들어주는 친구.

그런 친구 하나만 있으면 좋겠네.

 

오랑우탄 실베스터가 주인공인 이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미소를 짓게 만들지만 어른이 읽으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친구.

뭔가 거창하게 친구의 정의를 내리지 않더라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친구의 이상형 하나쯤은 다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내 친구는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유유상종이라 했듯이 친구들은 꼭 나를 닮게 마련인가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그림자 속에서 나를 찾고 위안을 얻으면 그것도 또한 나름,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닌가.

모든 면에서 완전 정반대인 친구를 통해 새로운 것을 얻고자 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아온 친구와 함께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마음의 평온을 얻고자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 어떠한 경우라도 친구가 나에게 해 주는 일은 나도 친구에게 해줄 수 있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오랑우탄 실베스터와 제인처럼...

 

서커스의 인기스타 실베스터는 조금 특별한 오랑우탄이다. 펭귄을 높이 던졌다 받고 또 던지는 묘기를 부리는 오랑우탄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공연에서 실베스터는 실수를 해서 펭귄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나이가 많아서 시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란다.

 

 

안경을 쓰고서 공연을 해봤지만 실베스터의 인기는 나날이 떨어졌고 용기를 잃은 실베스터는 결국 서커스단에서 쫓겨나고 만다. (위트있게도 책의 뒤에는 시력검사 용지가 붙어있다. 안경쓰는 우리 딸도, 눈이 건강한 아들도 신이 나서 안과 놀이를 한다.^^)

 

 

갈 곳이 없어 공원의 나무 밑에 앉아 있던 실베스터는 붙임성 있는 소녀 에이프릴을 만나게 되었고 둘은 곧 친구가 된다. 소녀와 오랑우탄의 우정.

덩치 큰 오랑우탄과 소녀의 조합은 왠지 영화 킹콩을 떠올리게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책은 아동용, 우정을 논하고 있다는 거,^^

저녁놀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새소리도 함께 듣는 친구.

실베스터가 휘파람을 불고 에이프릴은 콧노래를 부르고...과자를 흩뿌리니 모여든 새들까지 음악을 선사한다.

여러 번의 계절이 바뀌는 동안 실베스터는 친구와 함께 하며 더 이상 슬퍼지지 않았고, 친구들과의 멋진 음악이 탄생하자 에이프릴은 공연을 계획한다.

크리스마스에 맞춰 열린 공연. “실베스터와 작은 새 합창단입니다.”

사람들은 아름답고 신비한 음악에 빠져들었고 큰 소리로 환호했다. 실베스터를 내쳤던 서커스단장은 세계 공연을 제의하지만, 실베스터는 거절한다.

그 이유는?

“이곳을 떠나면 계절마다 공원이 변하는 예쁜 풍경을 볼 수 없잖아. 또 너와 함께 과자를 나눠 먹지도 못하게 될 거야. 난 지금 이대로가 좋아.”

눈밭에 벌렁 드러누워 휘파람을 불려다가 자꾸 웃음이 터져나와 결국 행복한 웃음을 크게 웃고 마는 둘의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어른의 기준에서 본다면 바보같은 실베스터의 선택이지만 아이들은 당연히 휘파람을 불며 즐거워하는 실베스터의 모습을 더 좋아한다.

인맥관리 차원에서 친구를 사귀는 어른이 되기 전에, 아직 심장에 따뜻한 피가 계속 돌고 있는 아이의 시절에 “친구란 이런 것이다.”하는 강렬한 메시지가 꽂혔으면 좋겠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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