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싫은 사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래도 싫은 사람>아~싫다!

 

                  

 

 

나는 뭔가 싫은 것이 있으면 금방 표정으로 드러내는 사람이다. 남편은 항상 나의 얼굴을 보면 답이 나온다고 한다. 말보다 표정이 먼저 알려준다고, 그래서 나는 쉬운 사람이라고^^

승진을 해야만 하는 직장생활을 계속했다면 나는 싫은 사람이 있는 경우, 스트레스를 받아서 아마 금방 뛰쳐나오고 말았을 것이고, 억지로 꾹 참고 일을 했다고 해도 항상 찌푸려진 인상에 아마 위, 아래 사람 불구하고 단단히 찍힌 요주의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학창시절부터 “절교”라는 말은 입밖에 내어 말해보지는 않았지만, 마음으로, 그리고 표정으로 “절교”선언한 친구들은 몇 된다.

내 이런 나쁜 버릇은 내 동생들이 잘 알고 있다.

숨기고 싶은 비밀이었는데...

참으로 이상한 데서 결벽증이 발현되는 걸 어쩌란 말인가.

밥 먹으면서 무심코 해대는 버릇이라든지, 그 사람의 몸에 벤 자신도 잘 몰랐을 것 같은 작은 버릇들,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 상처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그게 상처주는 말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말씀씀이 같은 것들이 나를 건드린다.

 

 

남편에게 나는 쉬운 아내가 되어버렸지만, 그래서 남편은 만족하고 살지만, 금세 속마음을 간파당하는 나는 참, 직장인이 아니다뿐이지 또 집안에서 밖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당당하게 그 표정을 숨기기가 쉽지 않아서 알게모르게 미움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례로, 이웃간의 관계에서는 그다지 싫은 내색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싫은 사람이 생겨버려서 팩 토라진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고 만다.

10층에 사는데, 9층 아주머니와의 관계가 틀어져버린 것이다.

둘이서 엘리베이터에 타게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지만 나는 휴~, 상대방이 알아차릴 정도로 낯빛을 바꾸고 고개조차 끄덕이지 않는다. 물론 나도 인간인지라 긴장은 된다. 대놓고 이러면 안 된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뭐, 싫은 건 싫은 거지.

나와 9층 아주머니와의 관계를 알면서도 남편은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게 되면 항상 인사를 깎듯이 한다고 한다. “인사 안해도 돼. 왜 하는데?”

하자, 눈을 찡긋해 보이며 남편은 이렇게 말한다.

“그게 더 무서운 법이거든. 잘못을 한 쪽이 더 켕기게 되어 있어.”

아이들 교육상, 웃어른에게 인사를 꼬박꼬박 해야한다는 걸 몸소 가르쳐야 할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그 철칙을 어기면서까지 싫은 사람에게 굽히고 싶어하지 않는 나는 도대체 내가 생각해도 참, 구제불능이다 싶다. ‘나는 바담 풍, 하면서 너는 바람 풍, 해라’라는 꼴이지 뭔가. 그래도, 그래도~~

 

마쓰다 미리의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보면 어찌 그리도 내 마음을 그리도 콕 짚어내어 그림으로 옮겼는지...

바로 이 장면, 수짱의 고뇌 장면이 심금을 울린다.

 

 

정말로 나를 괴롭히는 건 "그 지점이 아닌 것 같아."

그런 식의 말을 듣는 것보다 다른 무엇보다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던 내 자신.

"난 왜 그 때 실실거리고 웃었던 거야.'그런 식으로 하지 마'라고 말해줬으면 좋았잖아! 최소한 화난 표정이라도 지었어야지."

(...)

"다음에는 꼭, 그래야지"

"아니, 다음이 있다는 게 우울해."-62,63

수짱은 이 책에서 아직 연애도 안하고 있고, 결혼도 안하고 있는 상태다. 마음을 터놓는 이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생각중인 아카네. 그리고 엄마.

수짱은 2년째 카페 점장으로 일하고 있다. 수짱이 싫어하는 사람은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낙하산 직원 무카이. 결정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큰 문제는 없는대도 항상 불평불만을 일삼고,상처주는 말을 하고도 농담이라며 얼버무리는 사람이다. 아~ 정말 싫겠다. 수짱.

 

그래도 누군가 마음을 알아주고 동감해주고 위로를 해주면 가득차올랐던 답답함이 쑥 내려가게 된다. 수짱에게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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