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눠줄게 함께하자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16
일리아 그린 글.그림, 임제다 옮김 / 책속물고기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나눠줄게 함께하자>

 

함께하자~

최근 본 아이 책 중에서 등장인물이 가장 많이 나오는 책!

무슨 소리냐고?

^^

 

 

 

꼬불머리 소년, 빨간 멜빵바지 소년, 꽁지머리 소녀.

세 아이가 마켓 놀이를 하고 있다.

조약돌을 주고 원하는 물건을 사는 것이다.

펼쳐놓은 물건들은 파란 운동화 한 짝, 작은 인형 옷, 먹다 남긴 사과 등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이 보태어지면 여느 백화점 명품 못지 않은 물건이 된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멋진 물건을 사고 싶은데 있나요?”

“이건 어때요? 예쁜 파란색 운동화 한 짝이에요. 손님에게 정말 잘 어울릴 거예요!”

“비싸지 않아요. 조약돌 아홉 개거든요.”

 

그 때 고양이 소녀와 고양이가 끼어든다. 이미 놀이를 하고 있던 아이들은 조약돌이 없으면 물건을 못 산다며, 고양이 소녀와 고양이에게 텃세를 부린다.^^

 

 

꽁지머리 소녀가 새로운 친구들을 밀어내려고 하는 틈에 마음씨 좋은 꼬불머리 사장님은 솜씨있게 물건을 소개하며 자연스럽게 이들을 끼워준다.

 

그래, 넌 됨됨이가 되었어. 우리 아이들에게 바라는 미덕을 넌 가지고 있구나.

 

참. 우리 아이들은 남매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물건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다.

누나는 누나랍시고 동생에게 빼앗기기 싫어하고, 특히나 여자아이라 남동생에게 자기 물건이 넘어가는 걸 그냥 두고보지 못한다.

그렇다고 남동생이란 놈이 좀 고분고분하냐, 그것도 아니어서 둘 사이엔 물건에 대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이들처럼 재미있는 마켓 놀이가 이루어질 리 없지만, 그래도 매일같이 둘이서 마켓 놀이를 하려는 시도는 꼬박꼬박 하니, 그것 참 신기한 일이다.

끝은 항상 물건다툼으로 좋지 못한 모양새로 끝나기 일쑤이지만 말이다.

기왕 재미있게 놀 거면 끝까지 좀 아름답게 끝내주면 안되겠니...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그래도 엄마인 나는 그저 참관할 뿐이다.

어쭙잖게 그 사이에 끼어들어 이래라, 저래라 훈수를 두면 더 큰 싸움이 되고, 둘 중 하나는 마음의 상처를 입거나, 둘 다 우는 것으로 끝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어떻게 놀이를 이끌어가나 ...지켜보았다.

고양이가 맘씨 좋은 주인으로부터 사 온 훌라후프와 검은 펜.

서커스.

연상되는가?

 

고양이 소녀와 고양이가 서커스 준비를 하자, 마켓 놀이를 하던 무리들이 하나 둘 궁금해 하면서 끼워달라고 한다.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가면서 서커스 준비를 하고, 가장 중요한 관객 역할은 열심히 일하는 개미가 맡기로 했다.

“싫어! 우리는 일할 시간도 모자라! 돈도 아껴야 하고.”

참, 자기들의 본업에 충실한 개미였지만, 왜 개미의 대사가 아빠, 엄마의 뻔할 뻔자인 일상 생활 속의 대사를 떠오르게 하는 걸까?

아이들이 놀아달라고 할 때, 이 핑계 저 핑계 대서 빠져나갈 궁리를 하는 재미없는 부모의 모습과 겹쳐지는 것 같아서 잠시,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결국은 개미들이 관객으로 참여한, 내가 본 책 중에서 등장인물이 가장 많은 책이 되고 말았다는 것!

 

함께 하자, 나눠 줄게!

 

같이 노는 즐거움을 몰랐던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읽고서도 마음이 아파졌던 대목인 개미들의 성대 모사 부분에서 빵~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너희들이 이 책을 읽고 마음 깊이 반성하고 같이 재밌게 노는 즐거움을 발견하길 바랬다면, 그게 엄마의 욕심이었지...

그렇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모두 같이 웃고 떠들며 환상적인 서커스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린 만큼 마음의 문이 조금은 열렸으리라 믿는다.

책을 보고서든, 누나와 노는 즐거움을 통해서든, “나눠줄게, 함께하자”는 말을 할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많이 할수록 좋은 말, “함께 하자, 나눠줄게.”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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