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불편을 팔다 - 세계 최대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공습
뤼디거 융블루트 지음, 배인섭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이케아, 불편을 팔다>

세계 최대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공습

 

요즘 북유럽 스타일이 대세다.

북유럽 하면 서늘한 기후, 뾰족하게 날을 세운 침엽수림이 빽빽이 들어찬 원시림, 차갑고 냉정한 이미지의 금발머리에 파란 눈을 한 사람들, 무엇을 해도 합리성을 따질 것 같은 사회 분위기가 떠오른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나라 엄마들은 <타이거 마더>에 열광하며 아이들을 쫓아다니곤 했다. 그래서 헬리콥터 맘이니, 인공위성 맘이니 하는 별로 긍정적이지 않은 신조어가 만들어졌었다. 그런데, 요즘의 추세는 타이거 마더가 한 풀 꺾이고 북유럽 맘이 떠오르고 있단다. 단순함, 실용성, 합리성. 뭐 이런 걸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북유럽이라는 의미의 말이 엄마들의 교육방식, 양육태도에 접목된 거라나. 타이거 맘 세대의 엄마들은 하나 또는 둘 가진 아이를 휘어잡으며 무서운 모습으로 관리하지만, 북유럽 맘 세대는 부모는 부모의 삶, 아이는 아이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기 때문에 조만간 사교육 열풍이 물러갈 거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교육에 있어서 북유럽 스타일이 이렇게 강세를 보이니 사회 전반의 다른 분야에 있어서도 북유럽 스타일이 자연스레 유행을 타고 있는 듯하다.

 

이케아.

몇 년 전, 내 여동생이 아들 녀석의 방을 이케아로 꾸몄다고 자랑하듯 말했을 때, 나는 “이케아가 뭐냐? ”하고 되물을 정도로, 참으로 유행에 둔감한 아줌마였다.

동생의 한심스럽다는 듯한 표정과 길다란 한숨은 그 순간 나를 무척 작아지게 만들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이케아에 대해서 웬만큼은 안다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이 책은 이케아를 만든 사나이, 잉바르 캄프라드로부터 이케아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지금은 세계 3위의 가구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케아의 성공전략은 무엇인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 준다.

 

타고난 장사꾼이었던 잉바르는 스무 살, 가구사업에 뛰어들어 승승장구,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면서 고향인 스웨덴 뿐만 아니라 독일 시장, 그리고 나아가서 세계를 장악한 기업으로 이케아를 거듭거듭 발전시켜 나가는 인물이다. 이케아가 일상생활과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는 진정한 세계 최강자라 할 만하다. 창업주의 성격이 지속적으로 깊게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기업.

 

이 독특한 기업은 무엇으로 사람들을 열광시켰는가?

첫째, 이케아 가구의 조립식 콘셉트. 플랫팩 가구라 불리는 제품들은 납작하게 포장된 상자를 차량에 싣고 집으로 운반하여 설명서를 보면서 직접 가구를 조립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기 것이라는 애착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이케아의 디자인.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고 실용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스칸디나비안 스타일로 불리는 이런 경향은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 시작된 것으로, 단순함, 미니멀리즘, 기능성이 그 핵심이다.

셋째, 낮은 가격.

불필요한 친절함을 철저히 제거하고 실용적인 가구를 매우 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

 

물론 1인 기업에서 출발하여 이만큼 성장을 이루고 성공하기까지 올바른 정도만을 걸어왔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고 수없는 위기에도 봉착했겠지만, 그리고 아직도 비상장 기업이며 기업의 구조가 미로처럼 파악하기 힘들지만, 잉바르 캄프라드가 살아 있는 한은 이케아도 살아 있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잉바르 사후에도 이케아가 건재할지는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할지라도 이케아의 위대함은 쉬이 사라지지 않을 영웅담을 품고 있으니, 그저 모래성처럼 하루아침에 허물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평범하지 않은 성격의 모순된 인물. 대범하지만 동시에 인색한 사람. 사업과 관련된 일에서 거의 냉혹하게 느껴질 정도이지만 개인적인 일에서는 소극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사람.

“아직 할 일이 많아. 우리 앞에는 놀라운 미래가 있으니까!”라고 외치는 이 인물의 이케아 왕국이 나중에 역사의 심판을 받을 때, 그래도 조금은 나은 평점을 받을 수 있기를 빌어본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