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 솔로 미식가의 도쿄 맛집 산책, 증보판 고독한 미식가 1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정임 옮김 / 이숲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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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

 

다니구치 지로라는 작가는 꽤 유명한 만화가인가 보다.

그런데, 나는 그의 작품을 이제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작가 소개를 보아하니, 나쓰메 소세키의 생활상을 그린<도련님의 시대>라는 만화(세키가와 나쓰오 원작)로 상을 받았단다. <목쉰 방><산책자><개를 기르다><신들의 봉우리>등 꽤 무겁고 진지한 주제의 만화를 주로 그리는 작가인 듯한데 나에게는 좀 생소할 것 같아서 그의 평소 작품세계와는 좀 다른 주제를 다룬 <고독한 미식가>를 먼저 읽게 되었다.

부제는 ‘솔로 미식가의 도쿄 맛집 산책’ 이란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가깝고도 먼 나라라서 아직 한 번도 여행갈 기회가 없었지만 다행히 문화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서 만화나 책, 영화 등으로 간접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특히 음식만화로는 <맛의 달인><미스터 초밥왕>등 장편의 시리즈가 많이 나와 있어서, 일본에 가 보지 않아도 일본만의 문화와 맛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만화는 또 다른 시각으로 일본의 맛을 소개한다.

 

<고독한 미식가>

악세사리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사업가로 소개된 주인공은 혼자서 일하고 혼자서 밥을 먹는다.

도쿄 맛집 산책이니, 그가 주로 헤매고 다니는 곳은 도쿄이다. 아사쿠사, 아카마네, 나카츠, 가와사키 메센토 거리, 니시오기쿠보, 시부야, 긴자, 이케부쿠로, 아키하바라 등등...이름을 들어본 곳도, 낯선 곳도 다 있다. 이게 다 도쿄 속의 지명인가...싶을 정도로 다양한 곳이 나온다.

그가 식사하는 곳은 허름한 식당. 혼자서도 찾아가기 부담스럽지 않은 식당 위주다. 일반적인 음식 주제의 만화와는 달리, 혼자서 식당을 찾아다닌 그는 호들갑스럽지 않다. 맛이 있으면 양껏 먹고(게이힌 공업지대 근처 가와사키 메센토 거리의 야키니쿠), 실망했으면 실망한 티를 역력히 드러내며(신칸센 히카리 55호의 슈마이), 주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먹다짐도 불사한다(도쿄 이타바시 구 오야마쵸의 햄버그 런치). 일요일, 도쿄 한복판에 자리한 사쿠지이 공원을 찾아서는 카레 덮밥과 오뎅을 먹으며 ‘일요일에 혼자 이런 곳에 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아주 묘하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며 덤덤히 감정을 서술하기도 한다. 눕지 마시오. 라고 버젓이 쓰여 있는데도 가게에서 한잠 자고 일어난 주인공. 담배를 피워 물며 일요일의 한가함을 만끽하는 그의 뒤로 푸드덕 거리며 날아가는 날개 큰 새 한 마리.

맛을 느끼는 표정은 살아있으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것이 자연스러운 그림체와 주인공의 성격이 주는 미덕이다.

 

증보판이라 추가 에피소드 및 저자 대담이 수록되어 있는데, <고독한 미식가>의 팬이라는 작가 가와카미 히로미가 대담에 참여했다.

<선생님의 가방>에서 주로 술을 마시고, 계절에 맞는 술안주를 먹으며 나이 많은 선생님과의 사랑을 담담히 풀어나간 소설의 작가라서 한 번 더 눈길이 가는 부분이었다. 긴 생머리 그녀. 음식에 관심이 많은가 보다.

이 책을 들고 일본 도쿄를 여행하는 것도 한 번 도전해볼 만한 일인 것 같다.

사라진 가게들도 벌써 몇 있었지만...내가 갈 때까지 계속되는 음식점도 분명 있겠지...

기다려 주세요, 내가 갈 때까지...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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