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알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
다카하시 노조미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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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알>

읽기전-

 

고슴도치는 포유류 아닌가?

새끼를 낳잖아?

나의 상식에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이었다.

 

그렇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니, 고슴도치가 보고 있는 알이란 것은, 다름아닌 밤송이.

자기 몸도 가시로 뒤덮여 있는데, 더 단단하고 까실까실한 밤송이를 알로 알고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무한 호기심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우리 아이들은, 고슴도치가 낳은 알에도 가시가 있네~하고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쯧쯧-그러니까 애들이지.

그렇지만, 애들이니까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거다.

'훗~너의 상상력의 기한은 이제 끝났어. 한마디로, 넌 너무 늙어버린 거지.'하고 새까만 꼬리를 가진 작은 악마가 까분다.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이미 기대감이 만발인데, 내용은 어떨지 무지무지 궁금하다.

다 읽고 나면, "봐봐, 엄마가 맞았지? 고슴도치는 새끼 낳는다니까."하고 내가 뻐기게 될까, 아니면,

"뾰족이 알에서 나온 애벌레도 잘 키웠으면 좋겠다."하고 여전히 책 속의 세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그저 빙그레 웃으며 지켜보게 될까...

애벌레를 보고 "라바"다 ~하며 배꼽잡고 웃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기를...

엄마는 너희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단다.ㅠㅠ

 

 

읽고 나서-

 

● 우리 아이들은, 특히 6살 아들은 밤송이를 정말로 고슴도치의 알로 알았단다. 뾰족뾰족 가시가 돋은 알을 품은 고슴도치에게 “잘 품어야 새끼가 나오지.”하면서 격려도 해준다. 그러다, 비바람이 사납게 몰아친 다음날, 나무 밑에 놓아둔 알이 사라지고 알이 깨져서 밤송이가 삐죽 나온 걸 발견하게 된다.

“으아아아아아앙. 내 알이 깨져 버렸어.”하고 고슴도치가 우는 장면에선 진짜, 자기가 고슴도치가 된 양, 커다란 소리로 따라 울어버린다. 아이고...그렇게 마음이 여려서야, 원.

● 고슴도치를 따라 울면서 정말 속시원히 울어버린 바람에 목소리도 살짝 갔다. 왜냐하면, 이 책을 너무도 마음에 들어해서 앉은 자리에서 3번을 연달아 읽고, 고슴도치가 우는 부분에선 읽을 때마다 큰 소리로 같이 울어버렸기 때문이다.

● 아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부분에서 크게 한 몫한 건, 바로 다카하시 노조미의 그림이지 않을까 싶다. 웅크리고 지내는 탓에 뾰족한 가시로밖에 인식을 못했던 고슴도치도 이렇게 귀여운 얼굴이 있다니...작은 눈, 툭 튀어나온 코. 자그마한 손과 발. 그리고 까만 외투같은 가시투성이 몸통.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귀여운 고슴도치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기발한 착상과 박장대소할 만한 결말까지. 고슴도치를 소재로 잘 접할 수 없었던 내용의 동화가 탄생했으니 아이들이 보고 또 보고 할 밖에.

● 엄마가 아이를 무릎에 앉힌 후, 뒤에서 꼭 껴안아 주면서 같이 읽으면 더욱 온몸으로 공감할 수 있을 책이다.

● 으아아아아아앙. 하고 우는 대목에선 다독다독 등을 토닥여 주기도 하고, 애벌레가 쏘옥 얼굴을 내밀때에는 같이 키득거리기도 하면서 아이와 엄마가 다정한 한 때를 보낼 수 있게 만들어주는 “행복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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