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
제목이 신선했다.
귀파주는 가게?
우리나라에 이런 가게가 있나? 일본이기에 가능한 걸까?
TV에서 중국 길거리에 귀파주는 사람이 나오는 걸 본 적은 있다.
그런데 이렇게 가게씩이나 차려놓고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라니...
호기심 반, 의아함 반으로 고개를 갸웃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깔끔한 선으로 군더더기 없이 그려진 그림이다...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는 ...음, 어머, 생각보다 야하잖아?
<심야 식당>으로 유명해진 아베 야로의 데뷔작이란다.
야마모토 귀파주는 가게에 들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만족한 얼굴로 돌아가게 된다.
무엇에 대한 만족인지는...가게에 들러본 사람들만이 안다.
1화-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
귀손질을 받으면서 임종을 하는 할아버지. ‘어른의 즐거움’이라며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끝내 알려주지 않았지만, 토오루 군은 불꽃놀이에서 그 사람의<야마모토 귀파주는 가게>를 발견하게 되고 귀손질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수제 귀이개에게 작은 방울을 달고 사랑을 담아 스즈노스케라는 이름을 붙이고 한순간도 손에서 놓지 않는 토오루 군.
‘귀 안쪽에 닿는 대나무의 감촉은 정교하게 다듬은 손끝으로 손가락 사이를 간질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으며,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은 채 환희를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
사춘기 소년의 간질간질한 연애와 귀파주는 그 사람의 손길 중 토오루 군은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될까?
2화-긴머리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 귀를 손질하러 오는 도예가.
그가 이 가게에 찾아오는 이유는 귀손질을 받으며 찾아드는 꿈속에서 첫사랑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긴머리를 휘날리며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결혼하자>를 부르면서...~내 머리가 어깨까지 자라 너랑 똑같아지면 약속했던 대로 마을 교회에서 결혼하자~
어느날 그는 긴 머리를 자른 채 야마모토 가게에 들른다.
그의 첫사랑은 이뤄진 걸까?
3화-느끼지 못하는 여자
훌륭했다. 아니, 그것은-관능적이기까지 했다. 나의 반고리관이 살짝 저릿해왔다. 그건 생각했던 것보다 단단했다. 후우-
그녀는 자신을 배신한 남자에게 드디어 말해버렸다. “당신은 귀이개만도 못해!”
하지만 귀이개만도 못하다고 하면 귀이개한테 미안하려나...
4화-동선동 일기
어떤 할아버지의 일기다. 특이한 취미를 갖고 계신 할아버지다. ^^
12월 7일 맑고 따뜻함. 평소대로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 뒤에 위치한 공원 벤치에 앉아 귀를 기울이다. 그녀 내 마음에 드는 여인 중 하나다. 허나...여기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아가씨는 쿠가 양이다. 천사와 같은 아가씨로다.
나는 그 목소리만을 즐거움으로 여기되 그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러나...
5화-나비의 혀
어렸을 때 누군가가 무릎 베개를 해주고, 귀를 파준 적이 있다...그 때 나비가 한 마리 날고 있었다. 그건 꿈이었을까....아니. 나는 그 쾌감을 느끼고 싶어 귀를 파왔다. 그러나 아직껏 도달하지 못했다. 아니야 아니야...
이거다. 후우.
후우-, 하는 소리는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의 주인이 귀를 다 손질하고 나서 귀를 불어주는 소리다.
6화는 달인,
7화는 잠을 못자는 남자,
8화는 비를 부르는 여자,
그리고 최종화- 귀여운 귀 까지.
이제껏 상상해보지 못했던 기발하고 다양한 이유들로 귀 파는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그 곳에는 보살이 있습니다.-135
가히 신의 손길이라 할 만한 귀 파주는 솜씨 아닌가.
보살이라 일컬을 정도라면..
손톱 손질 받으며 힐링하는 사람들은 보통 여자들이다. 손질이 끝난 후 손톱 위에 예쁘게 내려앉은 그림을 보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곤 한다.
그러나, 이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를 찾는 손님은 그야말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무릎을 베고 누워 귀를 파주는 행위는 그야말로 친밀한 사이가 아니면 쉽게 할 수 없는 것인데, 손님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귀를, 그리고 온몸을 주인장에게 내어준다.
후우-하는 소리와 함께 귀손질이 끝날 때까지 무한한 평안을 누리게 되는 각양각색의 손님들.
나도 야마모토 귀 파는 가게에 들러 나의 비밀 하나를 털어내고 싶다.
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