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기다리는 시간 강석기의 과학카페 9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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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9 [과학을 기다리는 시간]

 

[과학 한잔 하실래요?]부터 시작된 강석기의 과학카페가 벌써 9번째 시리즈를 맞이했다. 계속해서 시리즈가 만들어지는 것의 흐름을 눈으로는 좇으면서 정작 진중하게 찾아 읽어볼 생각은 못했었다.

왜냐고? 나는 문과니까. ^^

과학에 관한 담론은 나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작년 12월경부터 슬금슬금 피어오른 코로나19에 관한 이슈들은 내 생활 일부분이 되어 날씨 다음으로 챙겨보는 뉴스 중 하나가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학생 개학 연기, 백신 개발.

코로나19는 우리 모두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모임을 잡기 힘들어졌으며 가족 외식조차도 마음놓고 다니지 못하고 항상 어딘가에서 감염자가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밀페된 공간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하므로 마스크 쓰기는 필수.

집 나가는 일이 고역이 되어 가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온갖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2003년 사스가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동남아로의 여행만 피하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방콕으로 신혼여행 다녀옴!!-그리고 무사했다!!) 지금은 지구촌 전체가 쉽게 발을 들일 수 없는 곳이 되고 말았다. 과학에 아무리 무지한 자였어도 이제는 사스, 메르스를 잇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주자, 코로나 19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감염병 관련 강연자가 나서는 과학 프로그램을 즐겨 보게 되었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예언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도 흘려보지 않게 되었다.

백신은 언제 어느 나라에서 먼저 만들게 될까?

코로나19가 촉발한 미중패권 구도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예전의 스페인 독감과 같은 팬데믹이 우리의 역사에서는 어떻게 기술되었고 우리나라에도 감염병의 계보가 있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 덕분에 [과학을 기다리는 시간]을 읽어내는 데 있어서 흥미가 배가되면 배가됐지, 그 어떤 꼭지도 지루하다든가 하는 생각은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덕분에 나는 과학 상식을 재미있다 여기는 경지에 오르게 된....다? ^^

 

지금까지 <과학카페>는 전년에 발표한 에세이 가운데 수십 편을 골라 내용을 구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코로나19를 전면에 내세웠다.  1파트 '바이러스의 급습'은 코로나19 관련 글 다섯 편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다룬 글로 구성되었다. 2파트 '핫 이슈'부터 8파트 '생명과학'까지는  예년의 구성으로 돌아와 각 네 편씩의 글을 실었다. 부록에서는 2019년 타계한 과학자 14명의 삶과 업적을 간략하게 되돌아보았다.

 

각 글들은 가장 최근의 과학에 관한 글을 싣고 있어 신선한 정보를 얻는 기쁨을 준다.

글의 형식도 다양한데, 특히 코로나19관련해서 유력한 백신으로 떠오르고 있는 "램데시비르"에 관한 정보를 "램데시비르의 자소서" 형식을 빌어 쓴 부분이 재미있었다.

유쾌하면서도 유익한 램데시비르의 이야기를 보며 저절로 램데시비르의 활약을 응원하게 되었다.

그 외에도 아직은 많이 낯선 '양자역학'에 관한 이야기에서도 '양자컴퓨터가 바꾸는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생활과 친숙한 예를 들어 주었기에 반 정도는 눈에 씌워져 있던 막이 벗겨지는 것 같았다.

양자(quantum)란 전자나 양성자 같은 어떤 입자의 이름이 아니라 에너지 같은 물리량의 최소 단위를 뜻하는 용어였다는 사실도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ㅠㅠ

각자 짜장면을 먹는데도 짜장 소스가 걸쭉한 채로 있거나 녹아 국물이 되는 것은 "아밀라아제가 전분을 분해해 점도를 떨어뜨리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은 짜장면 먹을 때마다 떠올리게 될 것이다.

에디슨이 실제 하루 4-5시간만 잤던 것도  그의 유전형 덕분이지 다른 사람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란 것도 커다란 위안이 된다.

 

저자는 과학을 모르는 나같은 사람을 위해, "어제" 생소한 논문을 읽고 "오늘" 우리에게 전달해준다.

그만큼 생생한 정보를 부지런히 물어날라 주기에 편하게 앉아 (과장 조금 보태서) 만화책 읽듯이 과학을 마주하게 될 수 있었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풍부한 지식, 지루할 틈 없게 만드는 입담.

이것 말고 과학 에세이 작가에게 더 무엇을 바랄까.

코로나19는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지만 과학에 문외한이었던 나를 '과학'의 세계로 인도하고 <과학카페>도 만나게 해주었다.

앞으로도 <과학카페> 시리즈는 쭈욱 찾아서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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