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모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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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가족의 행복이란...[요리코를 위해]

 

[요리코를 위해]는 2012년에 발간된 적이 있다.

이번에 신장판으로 나온 것인데, 노리즈키 린타로라는 작가의 이름값이 부쩍 뛰어 내게도 낯설지 않은 편이다. 노리즈키 린타로는 조금은 현학적이거나 어려운 내용의 추리로 정평이 나 다가가기 어려운 작가였는데 이 작품은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요리코를 위해]는 탐정이자 추리소설 작가인 노리즈키 린타로와 그의 아버지 노리즈키 사다오 경시가 등장하는 '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가족의 비극을 다룬 3부작 중에서는 첫 번째 작품이라 하니, 그 뒤의 작품들도 찾아 읽고 싶어진다.

 

사건은 이렇다. 17세인 딸을 죽인 살인범을 찾아 살해에 이르는 아버지의 복수극임을 알리는 수기가 발견된다. 평화로운 공원에서 시체로 발견된 여학생 요리코의 아버지 유지는 지나가던 성범죄자의 범행이라는 말을 듣지만 고독한 추적 끝에 진범을 찾아내 살해한 것이다. 그 후 유지는 요리코의 뒤를 따라 자살을 시도하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는 이 사건의 재조사 요청을 받고 유지의 수기를 읽는데 어딘가 석연찮음을 느낀다.

이 소설은 유지의 수기로부터 시작되는데, 죽은 딸의 복수극을 계획하는 아버지의 심정에 동화되어 읽다 보면 작가가 쳐 놓은 함정에 쑥 빠져들고 만다.

분명히 사랑하는 딸을 위해 아버지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살인범을 찾아 나섰던 것인데 노리즈키 린타로의 눈에는 수기에서도 어긋난 점들이 하나 둘 보이고 주변 사람들도 어딘지 모르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만 같다.

 

요리코의 부모는 일견 추리소설에서는 등장하지 않을 것 같은 이지적이고 우아한 이미지로 둘러싸여 있다. 아버지는 대학 영문학부 교수이고 어머니는 14년 전 끔찍한 사고로 몸을 움직이는 게 불편하긴 하지만 아동문학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수기에서는 딸과 아내를 똑같이 사랑한다고 밝혔던 유지의 말 어딘가에 거짓말이 숨어 있다. 애절한 아버지의 수기에 얽매어 있던 독자는 아버지의 심중진의를 쉽사리 파악해내지 못하고 탐정 노리즈키의 뒤만 따라다니게 된다.

누군가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던 요리코. 아이의 아버지는 과연 누구인가?

 

가족의 탄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최초의 남과 여가 있어야 하리라. 그들은 열렬하면서도 성실하고도 신의있는 사랑을 했다. 마침내 사랑하는 두 사람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되었고 사랑의 결실도 맺었다. 아이는 그들의 사랑 사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걸까.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살았다면 이런 파국은 없었을 것이다. 과유불급. 너무 과한 사랑은 균형을 일그러뜨린다. 맹목적인 사랑 때문에 마음의 평정을 잃어버리면 누군가는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책장을 덮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아이는 진정을 다하지 않은 겉모습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자신에게 온전히 돌아오지 않는 사랑 때문에 뒤척이고 의심하고 급기야 잘못된 선택을 한다.

 

참담한 가족사를 하나 하나 까발리는 데 있어 노리즈키 린타로는 속도조절 따위 하지 않는다. 작품의 말미에 거침없이 쏟아내는 진실의 언어들. 그럼에도 각자의 속내를 짐작하여 입을 다물어야 할 때는 꾹 입을 다물고 만다. 아니면 너무나도 무표정인 그 냉혈한 앞에 무릎을 꿇고 만 것인지도.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어딘가를 맴돌았던 한 가족의 아픈 이야기에 따뜻한 봄날임에도 소소한 소름이 돋는다.

 

 

오랫동안 방학이 지속되다 보니 아이들에게 지나친 관심을 쏟아서 잔소리가 폭풍처럼 쏟아지는 봄날이다. 진정한 가족의 행복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n번방 운영자에게 적절한 처벌이 이루어지길 원하고, 코로나 19가 빨리 종식되어 아이들이 학교로 나가게 되기를 원한다. ^^

평온하지만 찻잔 속의 폭풍도 공존하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다 보면 행복한 가정의 모습에 가까워져 가게 되지 않을까. 하루하루 균형 잡힌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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