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6월4주) (기간종료)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엉뚱하게 장난스러우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의 영화들은 크지는 않지만 잔잔한 반향을 일으킵니다. 

  25일 개봉한 <요시노 이발관>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첫 장편영화인데 우리나라엔 제일 나중에 소개가 되었습니다. 15일 만에 촬영을 끝낸 저예산 영화로, 개봉 당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그 후 여러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면서 주목을 받은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인기를 끌었지요.

  영화는 언제 시작되었는지, 왜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전통적으로 남자 아이에게는 바가지 머리만이 허용되는 아름답고 조용한 시골 마을에 갈색의 긴 머리카락을 가진 도시아이가 전학오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재미있게 그립니다. 

막 사춘기에 접어들어 성에 대한 호기심이 시작되지만 아직은 여전히 철부지인 이 남자아이들의 반란은 과연 성공할까요? 

이 감독이 가장 최근에 만든 영화인 <카모메 식당>은 선반에 가지런히 얹혀있는 아름다운 냄비를 탐내는 주방기구 매니아들에게 꼭 봐야할 영화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그 전 작품인 <안경>으로 말하자면 영화에 나온 메르시 체조라는 어정쩡한 체조를 여럿이 모여 따라하고, 그걸 찍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즐기는 팬을 만들어 냈고요. 
<요시노 이발관> 은 또 어떤 붐을 만들어 낼까요? 

정말 좋은 소식은 7월2일부터 광화문 미로 스페이스에서 <안경>, <카모메 식당>과 함께 <요시노 이발관> 까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영화 3종 세트를 모두 상영한다는 거죠. 멋진 기획에 군침이 도네요. ^^

더위에 지친 몸을 상쾌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깔끔하고 아름다운 영화를 원한다면,
그리고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에 중독 된 사람이라면 이번 주에는 단연 이 영화를 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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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노 이발관 - Yoshino's Barber Shop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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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참 귀엽고 깜찍한 영화입니다.

역시 <안경>과 <카모메식당>을 만든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답게 
조금 엉뚱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적당히 황당한 이야기로 관객을 즐겁게 해 주네요.
그리고 배경이 된 시골마을 충경이 수채화처럼 아름답습니다.

줄거리를 단순하게 요약하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남자아이들에게 바가지머리를 고수하려는 보수세력(어른들)과 두발자유화(?)를 원하는 진보세력(아이들)의 갈등이라고 할까요.

여자에 대해 관심이 생기는 사춘기로 접어드는 나이이면서
아직은 장난 치고 노는 데 더 관심이 많은 남자애들이
전학생으로 인해 왜 바가지머리를 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게 되고
그 전통을 거부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전개됩니다.
이 아이들 역을 맡은 다섯명은 몇 년 후 멋진 남자 배우들로 성장할 듯합니다.
바가지머리가 아닐 때 보니까 정말 얼짱들이네요.

아이들 외에 마을 어른들도 만화 주인공인 듯 재미있습니다.
가끔 도사같은 말을 하는 정신 나간 아저씨 (우와~~ 그 옷차림과 우산!)
자를 머리도 없으면서 이발관에 자주 찾는 대머리 할아버지
늘 초록 추리닝복 차림의 학교 담임쌤
뭔가 할 말이 있을 듯 있을 듯 하면서 끝까지 무슨 얘긴지 말을 안하는 케이타의 아버지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려 했던 건지 아직도 궁금!)
그리고 가장 막강한 캐릭터... 이발사인 천하무적 요시노 아줌마.. ㅎㅎ

요시노 아줌마역의 모타이 마사코는 표정이 굉장히 진지해 보여서 더 코믹한 상황을 연출합니다.
모타이 마사코는 <카모메식당>에서 여행가방을 잃어버린 여행객, <안경>에서 팥빙수 아줌마로
이 감독이 만든 영화마다 계속 등장하는데... 앞으로 또 어떤 영화에서 재미있는 역할을 맡을 지 기다려집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듯, 은근히 중독성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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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 Still Walking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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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에서 며느리는 말한다. 
" 누구나 숨어서 듣는 노래 하나쯤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
숨어서 듣는 노래는 노래일 수도 있고, 혹은 남에게 말하지 않았던 비밀일 수도 있다.

영화는 큰 아들의 기일을 맞아 오랫만에 어머니 아버지를 찾아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을 보여준다.
남편을 사별하고 아이를 데리고 작은 아들과 재혼하여 시댁이 불편한 며느리는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고
자동차 세일즈를 하는 남편, 활달한 두 아이들과 함께 온 딸은 이 기회에 이 집에 들어와 살아도 좋다는 허락을 얻고 싶어한다.
어머니는 무뚝뚝한 남편에게 불만이 많고
일만 하느라 자상한 아버지와 좋은 남편이 되지 못했던 아버지는 역시 어느 자리에도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서재에서 있고 싶어한다.

어느 집이나 같겠지만
같이 살고 있거나, 오랫동안 같이 살았던 가족인데도
잘 아는 것 같아도 사실은 잘 모르고
서로 같은 경험을 했지만 다르게 알고 있기도 하고
다른 때에 다른 사람이 똑같은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약간씩은 다 이기적이다.
 
어머니가 숨어서 몰래 듣는 노래인 <블루 라이또 요꼬하마>
고등학교 때 일본어 선생님이 좋아한다며 몇 번 불러 주었던 노래를 오랫만에 듣게되어 반가웠는데 서정적인 멜로디가 착착  와서 귀에 감겨 입속을 맴돈다.
      걸어도 걸어도 작은 조각배처럼
      나는 흔들리고 흔들려서 당신의 품 속에.....
      요꼬하마 블루라이또 요꼬하마
영화 속 이 노래에는
엄마가 오랫동안 마음 속에 담아 둔 비밀과
이 영화의 제목이 함께 담겨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참으로 깔끔하게 잘 짜인 흰 레이스 같은 느낌인데
레이스의 한코 한코를 만드는 것은 가족들끼리의 대화이다. 
갈등과 정을 서서히 드러나게 만드는 대화를 따라 가다보면 커다란 그림이 그려진다.
물론 하나하나의 장면도 참 예쁘다.
특히나 무심한 척 다른 사람의 심중을 찔러대는 엄마의 대사가 압권이다.

그리고
튀긴 옥수수를 만지작 거리거나 백일홍나무 (배롱나무) 꽃과 함께 하늘거리는 아이들의 손놀림이라든지
카메라를 벗어나 마당에서 일어나는 수박깨기 놀이
무덤으로 가는 예쁜 길, 몇 번 등장하는 노란 나비 같은
언뜻 중요해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들이 기억에 남는 영화다. 

이 감독이 만든, 막막한 슬픔을 안겨주었던 <아무도 모른다>에 비해서는 밝고 경쾌한 편이지만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만들었다는 영화답게 결말은 서글프다. 
그동안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아니면 이만큼 했으면 됐겠지 하는 생각으로 가족이 원하는 것들을 해 주지 못했구나 하는  아쉬움이 절절히 배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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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화장실 - The Pope's Toi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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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은 화장실이 생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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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 - Drag Me to Hell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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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이 폭소로 바뀌는 롤러코스터적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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