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세계 녹터나 - Noctur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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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서대문 드림시네마에서 하는 시사회에서 보았다.
드림시네마는 요즘은 보기 드문 아주 오래된 영화관이다. 옛날 영화관이 다 그렇듯 2층도 있고, 통로도 널찍한 것이 어릴 적 다녔던 시골 영화관이 생각나는 분위기라 느낌이 괜찮았다. 
 
<마법의 세계 녹터나>는 밤에 삐걱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나고, 꿈꾸고, 아이들이 오줌싸고,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헝클어져 있고, 별들이 움직이고 하는 모든 일들이 밤의 세계인 녹터나 때문이라는 재치있는 환상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아이가 두려움에 떨면 어둠의 세력이 생겨나 힘을 키우고, 그 아이가 용기를 되찾으면 어둠을 물리칠 수 있다는 단순하고 꽤 교훈적인 주제가 담겨있다.
 
어두운 밤 풍경을 아름답게 담았는데 특히 가지각색 지붕이 이루는 선과 골목 풍경이 참 우아하다. 혹시 스페인 도시의 밤 풍경이 그럴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줄거리가 너무 평이하고 심심해서, 왠만한 영화는 절대 졸지 않는 내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졸리는 거 참고 보느라 고생을 좀 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볼 때는 까르르 웃거나 으아악 소리 지르거나 하면서 즐겁게 보곤 했는데, 이 영화를 볼 때는 .... 그런 장면이 없었다. 간혹 약간 웃기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크게 즐거운 일도, 가슴 졸이는 일도, 신나는 일도 별로 없다. 

영화의 흐름의 강약을 조절하는 구성 상에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캐릭터들이 좀 두리뭉실하고 뚱뚱한 점이 계속 눈에 거슬렸다.
알게 모르게 내 미적 감각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의 깔끔하거나 기괴하거나 간에 성격이 확실한 캐릭터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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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와 미니모이 : 제1탄 비밀 원정대의 출정 - Arthur and the Invisi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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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예쁜 캐릭터, 그에비해 밋밋한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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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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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시리즈가 소설로 나오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그리고 첫 영화가 개봉한 것도 이미 8년 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똘망똘망 귀엽다는 느낌이 들던 주인공들은 이제는 벌써 성인이 되었으니.....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이 시리즈의 포스터만 죽 훝어보니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나이를 먹었는지가 확 느껴져서 잠시 우울해진다.  

그 성인이 되어버린 주인공들이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에서는 사춘기를 맞아 이성과의 사귐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는 아이들을 연기한다. 영화는 볼드모트와의 대결은 맛뵈기로만 보여주고, 볼드모트의 어린 시절도 흥미롭게 보여준 다음 주로 키스와 질투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을 보낸다. 

상영시간은 2시간 30분이니 꽤 긴 영화지만 마치 내가 키운 듯 대견하게 잘 커준 그 잘생기고 예쁜 아이들의 연애소동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해리포터 시리즈 들 중 이렇게 많이 웃게 만든 영화는 처음이다. <혼혈왕자>는 싸움에 지친 해리포더들을 살짝 쉬게 해 주는 영화처럼 보였다.

볼드모트의 영혼이 7개로 나뉘어져 들어있는 호크룩스를 찾아 파괴하러 함께 떠나자는 다짐으로 영화는 끝나지만, 다음 편은 또 언제나 나올지, 그리고 이 배우들이 여전히 주인공을 맡아 마지막편까지 완결을 지어 줄 지 기대가 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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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노운 우먼 - The Unknown 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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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의 두 거장 주세페 토르나토레와 엔니오 모리꼬네가 다시 만났다는 카피만으로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려왔었다. 아련한 좋았던 시절을 애잔하게 그렸던 <시네마 천국> 과는 많이 다른 영화지만, 좋아서 다시 한번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간단히 말하면 모성애에 대한 영화다. 그래서 이 영화를 <마더>나 <체인질링>과 비교하기도 한다. 이 세 모성애를 다룬 영화들은 한결같이 아름다운 영화가 아니고 극한 상황에 몰린 엄마를 그렸다는 게 공통점이기도 한다. 

정말 이 영화에는 끔찍하고 충격적인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원형계단 장면은 저렇게 까지 해야할까 싶기도 했고 쓰레기장 장면은 짤막하게 잘린 플래쉬 백인데도 정말로 충격적인 영상이다. 

젊은 시절 강제로 성매매를 하다가 도망친 이레나는 이제 다시는 엄마가 되지 못하기에 더 아이를 키우고 싶어한다.
사랑했던 사람이 남기고 간 흔적이기에 잊을 수 없는 마지막 아이를 되찾으려 하지만, 그 노력은 너무 고통스럽고 위험하다.
아이의 현재 부모도, 이레나에게 일자리를 소개시켜주는 사람도, 이레나의 뒤를 쫓는 포주도, 극적으로 살아남은 전 가정부도 이레나에게는 너무나 위협적인 적일 뿐이다. 

그러한 이레나는 모든 사랑을 떼아에게 쏟아 붓고 모든 희생을 감내하지만 그 사랑은 떼아에게도 너무 가혹하다. 왜냐하면 이레나의 떼아에 대한 사랑은 자신의 과거에 집착하는 무서운 사랑이기 때문에. 

그러다가 결국, 이레나가 직면하기는 아프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하는 진실이 밝혀지게되고
그 때 비로소 이레나의 사랑은 바뀌게 된다. 집착하는 (낳은) 모성애에서 놓아주는 (키운) 모성애로... 

그리고 영화는 몇년의 시간이 흐른 후인 마지막 장면에서, 이레나는 이제 평범한 여자로서 살 수 있겠구나, 떼아와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적인 바램을 가질 수 있는 장면으로 끝나게 된다. 
<마더>나 <체인질링>과 대비되는 점이 바로 이 결말이다.
두 영화에는 없는 후련하고 산뜻하고 감동적인 결말.
나는 이런 영화가 좋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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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 Himalaya, where the wind dw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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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은 대사가 거의 없고 그저 바람소리만 가득한 영화이다.
어찌보면 이 영화는 아주 불친절한 다큐멘터리처럼 보인다.

그래도 영화를 이끌어 가는 줄거리는 있는데...
첫 장면에서 기러기 아빠인 '최'는 대기발령을 받고 회사에서 짐을 꾸려 나온다.
물론 이 영화는 (불친절하므로) '최'가 기러기 아빠라는 것도, 대기발령을 받았다는 것도 한참 나중에야 '최'가 가족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으로 알려준다.

'최'는 동생이 운영하는 공장에 들렀다가 거기서 일했던 네팔 노동자 도르지가 단속을 피하려다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다는 걸 알게 되고
그의 유골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띠고 네팔로 간다.(고 해석된다. 역시 아무 말 없이 호텔에 도착해 트렁크를 열어보니 유골함이 있는 장면만 보여준다.)

'최'는 고산병으로 심하게 고생을 하고, 도르지의 가족에게는 차마 도르지가 죽었다는 걸 말 못하고 잘 지낸다고 거짓말을 하며, 도르지의 집에서 며칠을 보낸다.

그와 도르지의 아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과 교감, 술에 취해 돌아오는 길, 호숫가에 앉아 있을 때 지나가는 사람이 부르는 노래, 그가 홀린 듯 쫓아 가는 흰 말, 양을 산 채로 잡는 마을 사람들.....
이러한 영화가 보여주는 것들은 마치 꿈인 듯 아름답기도 하고 히말라야에 부는 바람처럼 아스라하기도 하다.

이 영화를 본 어떤 사람들은 재미없고 심심한 영화라 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멀리 솟은 산 위 만년설의 서늘함, 그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내 가슴까지 불어 오는 느낌, 그 바람에 터서 갈라지는 입술처럼 척박하지만 생생한 마을 사람들의 삶이 이렇듯 가까이 느껴지고, 그 바람을 견디며 서 있던 '최'는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 싶은 건 이 영화에 말이 거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최'를 연기한 최민식은 그가 바로 '최'인 듯 도저히 연기처럼 보이지 않는 완벽한 '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나는 아직도 궁금하다. 최민식씨, 정말 어디가 편찮으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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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09-09-06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연출자랑 최민식씨가 관객과의 대화 하는 것을

우연히 봤어요. 그 장면을 보면서 이 영화를 보고 싶어서 저도 봤답니다.

뭐, 저는 심심한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