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밥벌이 - 자신의 일을 즐기며 사는 17인의 열정 토크
홍희선, 김대욱 지음 / 넥서스BOOKS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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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행복한 밥벌이 17인의 열정 토크

지금, 당신이 꿈꾸던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까?

'벌이'와 '살이'가 다른 당신에겐 열병 같은 이야기


벌이와 살이가 다른 당신에게... 이 문구가 마음에 닿았다.

두 아이 낳고 키워보니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아니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 성공한다고 하는데

그게 밥벌이로 이어지려면 정말 대단한 노력과 재능이 뒷받침되야 할 듯하다.

좋아한다고 돈벌이가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사는 게 정말 힘들다.

책에 소개된 '행복한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은 나름 젊은 층에 속한다.

부양할 아이들이 있는 처지가 아니기에 지금 내가 바라보는 세상과는 조금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단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가능한 이야기들. 그리고 예술쪽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들.

평범한 사람들에겐 조금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누구나 이 시기를 겪는다. 현실과 이상은 다른 것이라며 다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들은 그래도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열정을 불태우며 살아가는 모습이 멋지다.

나는 해보지 못했기에 더더욱!

벌이와 살이가 다르다는 것을 격하게 느끼기 전에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미 알아버린 후라면 씁쓸함이 느껴질 것 같다.

밥벌이를 걱정해야하는 내겐 조금 이상적으로 느껴지는 이야기들이었다.

용기를 갖고 뭔가에 덤벼들기엔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 걸까... 세월이 야속해란 말만 자꾸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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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2 - 내일을 움직이는 톱니바퀴
다니 미즈에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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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접하는 일본소설들은 마음을 움직이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주가 되는 것 같습니다.

살인사건이나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충격적인 사건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접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들.

그래서 뻔하게 소소한 이야기지만 나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으로 공감하면서 볼 수 있게 됩니다.

 

 

 

"시계는 자신의 주인을 기억해. 함께 새겨간 추억과 사랑도."

지금처럼 스마트한 시대에 태엽을 감아 손목에 차는 오래된 시계를 쓰고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시계는 이제는 고가의 제품이겠죠.

어린 시절 이런 아날로그시계를 선물 받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을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는데요.

내 아이들에게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시계, 엄마와의 추억을 담은 시계 하나 선물하면 좋겠다 싶습니다.

 

"당신의 시계를 수리해드립니다."라는 간판에서 '계'자가 떨어져서 "당신의 시를 수리해드립니다."라는 간판을 달게 된 오래된 시계방.

이곳에는 상처를 안고 있는 슈지가 살고 있습니다.

맞은편에는 그런 슈지의 아픔을 보듬고, 자신 또한 마음을 의지하는 연인 아카리가 살고 있습니다.

1권에서 이 둘은 단순한 이웃에서 마음을 나누게 되는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되는데요.

서로 상처를 안고 있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모습이 훈훈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 쓰쿠모 신사 거리 상가에 아픈 추억을 수리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모습이 참 따뜻했어요.

소소하지만 뭉클함을 주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렇다. 원래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면 수리할 수도 없다. 왠지 그 사실에 카나는 작은 충격을 받았다." - 32page"

"네, 틀림없이. 시계는 살아 있어요. 당신도 같이 살아주세요. 그러면 말을 걸어올 겁니다. 함께 시간을 새겨줄 테니까요." - 81page

"전자음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다이치가 그런 말을 했었다. 사악한 기운을 없애주는 데는 쓸모가 없는 걸까.

딱딱한, 하늘 높이 울려 퍼질 듯한 금속음이 아니면 어둠 속에서도 잘 보이는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아카리는 멍하니 그런 생각을 했다." - 86page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주인공들의 감추고 싶어 하는 사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아카리는 배다른 여동생이 있었습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으로 어린 시절을 잠깐 같이 보내고 독립한 후로는 만나 지도 연락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여동생이 아카리를 불쑥 찾아옵니다.

무슨 일로 찾아온 것일까. 이제 평온한 자신의 삶에서 빠져달라는 말을 하고 싶어였을까. 아카리는 불안합니다.

이때 또 시계가 매개체가 되어 갈등을 해소하게 되는데요.

살다 보면 갖게 되는 소소한 오해와 갈등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말로 풀어버리고 내뱉어버리면 될 것을 속으로 꿍하고 갖고 있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생각보다 이런 것들이 마음에 참 오래 상처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 책 속에서는 이런 추억의 시간을 수리해갑니다. 일상에서도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스트레스받을 일도, 트라우마가 생길 일도, 서로 얼굴 붉히며 보고 싶지 않은 경우도 없어질 텐데 말이죠.

 

"슈지의 시계방 쇼윈도에는 '추억의 시時 수리합니다'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할아버지 때부터 있던 그 간판이 예전에는 '추억의 시계 수리합니다'였다는 것을 상가 사람들도 당연히 알고 있다.

그저 '계計'라는 글자가 떨어져 나간 것뿐이라서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손자가 가게를 이어받고 나서도 간판 글자를 그대로 놔두는 게 아무래도 약간 묘한 느낌을 주는 모양이었다.

그래서인지 다들 농담처럼 혹시나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을까 하고 생각할 때면 자연스럽게 이다 시계방의 쇼윈도를 떠올리고 마는 것이다." - 91page

 

과거는 돌이킬 수 없다는 말을 합니다.

그렇기에 추억의 시를 수리하는 시계방이 정말로 존재하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내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을까 하고 말이죠.

번화가에서 이제는 잠든 상가가 돼버린 이곳은 참 정이 많은 곳입니다. 은퇴하여 가게를 접은 노인들이 많은 이 상가는 젊은 사람들을 자식처럼 응원하며 신경을 써줍니다.

젊은 사람들도 귀찮아하지 않고 가족과 같이 있는 것 같은 안도감을 느낍니다.

예전 이웃집 밥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았다던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그만큼 정도 많았던 시절이겠죠.

다른 사람의 걱정을 내일처럼 신경 써주는 사람들, 그런 정 있는 모습.

이 책을 읽다 보면 훈훈한 느낌이 드는 것은 더 이상 그런 것들을 가깝게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 얘기를 들어주고 추억을 수리해주는 '추억의 시간을 수리하는 시계방'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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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 천재 시계사와 다섯 개의 사건
다니 미즈에 지음, 김해용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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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누구에게나 고치고 싶은 추억 하나쯤은 있어요."


누구에게나 고치고 싶은 추억 하나쯤은 있다...

이 문구에 눈이 계속 가게 됩니다.

사람을 살면서 누구나 가슴속에 지우고 싶은, 고치고 싶은, 바로잡고 싶은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행복한 추억이라면 변함없이 영원히 간직하고 싶을 테지만 그렇지 못한 기억이라면 상처 하나 없이 고스란히 드러내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깊은 상처로 남는 추억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생생하게 마음속에 남아있는 듯합니다.

아니 처음엔 생채기였던 것이 조금씩 조금씩 곪고 곪아서 커다란 흉터가 돼버리는 경우도 있지요.

그런 추억들을 고칠 수 있다면! 삶을 다시 살게 되는 기분일 것 같습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일들이 '쓰쿠모 신사 거리 상가'의 오래된 시계방에서는 가능해집니다.



 

마음에 상처를 가진 사람들은 쉽게 사람들에게 다가가질 못하게 됩니다.

미용사 아카리도 그랬습니다. 

미용사로 자신의 일에도 자신감도 있었고 사랑하는 연인도 있었지만, 한순간에 연인에게는 배신을 당하고 일도 자신감이 없어져버렸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어린 시절 잠시 머물렀던 '쓰쿠모 신사 거리 상가' 미용실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초등학교 시절 여름방학 동안 잠시 머물던 이곳으로 발길이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대각선 방향의 시계방 슈지와 점점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상처를 치유하게 됩니다.


이들이 우연히 잠들어버린 상가에서 만나게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 줄로만 알았는데 어린 시절을 추억을 공유했다는 것,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 적막한 상가에서 수리만 한다는 건 좌절한 채 남은 생을 보내는 것이나 다름없어. 새로운 시계를,

자신의 이름을 붙인 시계를 만들고 싶을 텐데 말이야."

독립 시계사. 예전에 시계방 씨한테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 201page


아카리와 슈지에겐 남들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었습니다.

아카리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슈지는 평생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 자신을 자책하며 살아갔겠단 생각에

특히 슈지의 비밀은 가슴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상처를 담은 사람은 그런 사람을 받아 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둘이 서로를 알아가면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뭉클하기도 하고 달달한 연애를 맛본 기분입니다.

그리고 이들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가슴아픈 추억들을 하나 둘 꺼내 좋은 추억으로 바꾸는 것을 보며 나도 그랬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게됩니다.

 

 


"돌을 던진 아이도, '계' 자 조각을 주워갔을지도 모르는 누군가도, 상상 못 했을 테지만

누군가의 작은 생각 하나가 계속해서 전혀 뜻밖의 것을 만들어내다니, 재미있잖아요.

이 간판을 본 누군가가 뭔가를 느낀다면 그것을 통해 또 다른 일이 생겨날지도 모르죠.

렇다면 이건 이대로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상처는 말로 내뱉으면 반은 아문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을 찾는 것 같습니다.

예전엔 가족, 친구, 이웃이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해줬는데 이제는 점점 살기 각박해지다 보니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여유도 없어지는 듯합니다.

결국 추억의 시간을 수리해주는 시계방의 이야기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의 이야기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하는 데 말이죠.

현실에서는 이게 왜 이리 힘든 것일까요.


갑자기 건전지로 가는 시계가 아닌 내 손으로 태엽을 감아서 바늘이 움직이는 시계가 갖고 싶어집니다.

그러면 추억의 시간을 수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좀 주위를 돌아보며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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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트럭의 달빛 무대, 가다 - 세번째 이야기 다시 나를 찾아 떠나는 그림책 3
홍시야 지음 / 시드페이퍼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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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얇은 크기의 책에 눈길이 갔다.

글보다 그림이 많은 책. 이건 뭐지?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작은 아이는 이게 책이야?라는 말을 하고

큰 아이는 멋진 그림이라는 말을 한다.

서로 다른 느낌을 들려주는 아이들.


어른들을 위한 책인지라 '홍시야' 저자에 대한 걸 전혀 모르고 이 책을 접했다면

호불호가 충분히 갈릴만 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마치 커다란 희종이에 점하나 콕 찍어 놓고 대단한 그림이라고 말할 때

받아들이는 사람 사이에 차이가 있듯이 말이다.



 

쉼표 하나를 담고 어디론가 떠나다.

무계획이 계획이라 외치며 어디론가 훌쩍 떠나가기를 즐긴다는 저자.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훌쩍 떠날 수 있음이 정말 부럽다.

하루 한 끼라도 내가 없어지면 밥이나 제대로 챙겨 먹을지 걱정해야 하는 전업주부인 나로선

꿈도 꿀 수 없는 여행이다. 훌쩍 떠나가기! 부럽다.

아마도 이런 상황이기에 이 책을 즐길 여유도 부족한 것 같다.





글은 정말 적다. 소설책이라고 생각한다면 한바닥에 모두 넣고도 여백이 남을 듯한 글이 전부다.

그림이 책 전부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홍시야의 그림을 좋아한다면 의미가 있을 책.

엽서를 보는 듯한 느낌의 그림들이다.

여백에 점하나 찍힌 그림도 있고 꼭 아이들이 그린 것 같은 그림도 있다.

미적 감각이 없는 나로서는 첫인상은 도대체 이건 뭐야?라는 말이 툭 나오게 만든 책이었다.

 

 



궁금해서 "홍시야"를 검색해본다.

노란 트럭의 달빛 무대는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였다.

이를 시작으로 다른 책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그림쟁이라고 하더니 책 표지들과 안의 내용들이 굉장히 감각적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이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 그림들을 제법 봤다.

그동안 몰랐을 뿐. 그림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다시 나를 찾아 떠나는 그림책. 세 번째 이야기 '노란 트럭의 달빛 무대. 가다'는

솔직히 대단한 감동을 준다던가 멋진 책이다!라고 느끼진 못 했다.

하지만 '홍시야'라는 작가와 그녀의 다른 책들에 관심을 두게 했다.

그녀가 궁금해진다! 다른 책들을 하나씩 찾아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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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괜찮아요 -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서천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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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괜찮아요 "당신도, 당신의 아이도 괜찮습니다"

육아에 지친 부모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와 명쾌한 해법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자연스럽게 부모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두 아이를 키워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어릴 적 내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이럴 땐 정말 싫었어. 엄마, 아빠가 이렇게 해주면 좋았을 것 같아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못한 것들을 해주고 싶었고 내가 하지 못하는 것들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이 키우면서 제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하죠. 엄마 마음으로 행동하지 마라, 판단하지 마라.

아이에게 필요한 걸 해주고 하고 싶은 걸 하게 해줘라.

머리로는 정말 십분 이해하지만, 큰 아이가 이제 13살이니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쉽게 변하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너 잘 되라고 내가 이만큼 하는데 도대체 너는 왜 내 맘을 몰라 주지라며 속상한 마음만 더하고 있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 악순환입니다.





바느질도 요리도 배우는데 이 어려운 육아는 왜 알려주는 곳이 없는지 셀프로 공부를 해야 하다니!

그럴 때마다 육아서를 꺼내듭니다. 작심삼일일지라도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일지라도 그나마 나를 달래고 위안은 됩니다.

아이랑 투닥거리면서 경험으로 알아가는 것이라고 하겠지만 한 번뿐인 아이의 인생 시행착오로 얼룩지게 하면 참 미안해질 것 같습니다.

잘하지만은 못하더라도 아이에게 상처 주고 나도 상처받는 일만은 없어야 할 텐데 말이죠.


"아이를 키우다 보면 힘든 순간이 참 많습니다. 내 마음의 바닥을 경험하는 순간도 겪게 되죠.

아이를 낳고 키우고 나서야 우리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됩니다."


자식을 낳아봐야 내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던가요.

사춘기 딸내미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할 때 친정엄마가 무심코 던진 "꼭 너 어릴 때랑 똑같네."라는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헉! 나도 그랬다고? 난 사춘기 없이 무난하게 조용히 지나간 것 같은데 엄마에겐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시간이 지난 후 딸내미가 제 나이가 된 후에 저도 이런 말을 하게 될까요?




이 책은 엄청나게 두껍습니다. 꼭 학창시절 국어사전을 떠올리게 하는 두께인데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누군가의 조언이 꼭 필요한 순간이 생기는데요.

그때마다 주변에 선배 맘이 없다면, 아니 있다고 해도 내게 딱 맞는 조언을 듣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여기저기 검색을 통해서 찾아보지만 역시나 해답을 찾기는 어려운데요. 이 책은 그런 상담 역할을 해주는 책입니다.

아이 키우면서 힘든 순간, 관련된 책을 펼쳐서 한번 쓱 읽어보기만 해도 좋을 이야기입니다.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 박사가 1만 명 이상의 부모와 상담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에 솔직하고 명쾌한 해답을 들려줍니다.


"좋은 부모, 발달, 바른 습관, 성격과 감정, 사회성, 학습, 가족 관계, 문제 행동"

8가지 분야,  140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있어서 나와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 때 사전처럼 찾아서 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책 속 질문들은 아이 키우면서 누구나 한번 고민해봤을 법한 이야기,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이야기들입니다.

 

아이의 사회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해요."라는 내용에 눈이 갔습니다.

딸아이 학교에서도 왕따가 존재하기에 내 아이에게 이런 상황이 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카더라 통신을 통해 들었던 충격적인 왕따 이야기 중 하나는 저학년인데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한 아이의 실내화 주머니를 화장실에 넣었다는 말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부풀려진 이야기일 거라 믿고 싶지만 참 걱정스러운 이야기입니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관심이 부족하거나 아이들을 장악하지 못하는 경우 왕따가 쉽게 나타납니다.

어떤 교사는 아이를 믿는 것을 넘어서 모든 문제를 아이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맡겨둡니다.

이런 상황에서 심지어 초등학교 저학년에게도 왕따가 나타날 수 있죠. 아이들은 생각보다 잔인한 면이 있습니다." - 321page


 

 


"제 생각에는 조금 기다려보면 희생양 만들기의 차례는 다른 아이로 넘어가고 아이는 다시 기분 좋게 지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힘들어하고 있으니 토닥이며 위로를 해줘야겠지만 부모가 나서서 행동할 필요는 없습니다.

힘들어하는 시간 자체가 아이가 인간관계에 대해 느끼고, 과거를 돌아보고, 새롭게 시도하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그냥 함께 하면 됩니다." - 321page


아이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한 명을 따돌린다는 질문에 대한 답을 보며 놀랐습니다.

부모가 나서서 행동할 필요도 없고 그저 아이와 그 시간을 그냥 함께 하면 된다는 말에 역시 나는 앞을 내다보지 못한 엄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왕따에 대한 괴로움을 호소해오면 부모는 충분히 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합니다.

들어주기! 너무 속상하겠다고 공감해주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해주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라고 조언합니다.

단, 다 지나갈 거라는 이야기나 누구나 겪는 것이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해요.

왕따 문제에 대해 담임교사에게 즉시 전화를 거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일단 부모의 흥분은 금물이네요.


"아이들 사이의 갈등은 불가피합니다. 아이들은 완성되지 않는 존재니까요.

친구 관계에서 갈등을 경험하고, 다툼을 벌이고, 벌어진 갈등을 수습하며 인간관계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부모나 어른들이 그런 모든 상황에 개입해서는 곤란합니다.

부모가 개입하면 아이는 부모에게 의존할 뿐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 들지 않습니다.

작은 일도 어른들이 해결해줄 때까지 기다리죠.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니 나이를 먹어도 아이는 성숙해지지 못 합니다." - 326page


책을 보다 보면 역시 아이 키우는 것은 내 마음 끌리는 대로 행동해서는 안될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어디서 물어보기 힘든 육아의 궁금증들 이 책 한 권이 올바른 해답을 제시해줄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힘든 순간, 이 책을 펼치세요. 이 문구에 끄덕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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