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 길 위에서 배운 말
변종모 지음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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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분명 멋진 책이지만...


요즘 찾아 읽게되는 여행에세이는 뭐라고 할까요,

내가 가보지 못한 나는 해보지 못할 것들에 대한 대리만족이라고 해야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가가 그 장소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는

딱 그 때의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같이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말이죠.


아... 그런데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이 책은 분명 멋진 책이지만

제 그런 바람을 충족시켜주지는 못했습니다.

너무 감상적이고 상념을 적어놓았다고 할까요.

아주 그냥 매일이 복잡한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차있는데 또 다른 생각들을 마구 넣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지금 제게는 참 버거운 이야기였습니다.

 

"길 위를 걸으며 수많은 상념을 꺼내 세상에게 말을 걸었다.

세상은 말했다 지금 되는 편린들이 모이면 또 다른 인생의 지도가 될 것이라고."


무겁고 차분해지는 이야기 말고 좀 가볍게 내 상념을 좀 덜어내는 이야기들이 듣고 싶어집니다.

요즘 사는게 여유가 없나봅니다.

머릿속을 비우고 싶어지는 요즘입니다.


다음에 마음의 여유가 생길 때 다시 한번 들어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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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간의 지구 반 바퀴 신혼여행
윤린 지음 / 홍익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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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간의 지구반바퀴 신혼여행

일생에 한번뿐인 신혼여행, 뻔한 여행은 이제 그만!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지구 반 바퀴 "우리는 지금 무지 행복하다!"

판타스틱 남미여행기 바람샤워 IN라틴에서 만난 만화가 윤린과 소울매이트 앤군.

1년간의 남미여행을 떠난 이둘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까 너무도 궁금했는데!

뜨헉. 500일간의 신혼여행을 감행하고 책을 냈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중국을 시작으로 티베트, 인도, 네팔, 이란, 스리랑카, 그리스, 터키, 베트남, 태국등 500일의 신혼여행.

보통사람들은 흉내도 내지 못할 여행이다.

신혼이라면 살집부터 마련하느라 부지런히 경제생활에만 전념하게 될 때인데 이들은 전재산을 털어 지구 반 바퀴 신혼여행부터 시작한다.

물론 럭셔리 여행은 아니다.

ATM기를 찾지 못해 배고픔에 허덕이기도 하고 고산병에 시달려 생과 사를 넘나들기도 한다.

오토바이사고로 피가 철철 흐르는 병원행까지 그들의 여행은 정말 리얼하고 파란만장하다.


나에게 신혼으로 돌아가 일생에 한번뿐인 신혼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들처럼 배낭하나 달랑 메고

남편과 함께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을까? 이들의 이런 용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는 것일까?

간접경험으로 여행기에 관한 책을 찾다보면 1박 2일같은 관광형태의 여행이 아닌 몇년의 긴 기간동안 배낭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게된다.

그들은 그 여행으로 도대체 무엇을 보고 무엇을 얻었을까가 궁금해서 그런 이야기들을 찾게된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경험하지 못할 일들, 죽기 전에 한번 해볼 수나 있을까하는 일들...

 

긴 글밥의 이야기보다 현지 여행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이 담긴 윤린 작가의 만화가 참 좋았는데

이번 책에는 그리 많지가 않아서 아쉬웠다.

다음 책에서는 더 많은 그녀의 그림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미여행기책과 이 책을 보다보니 윤린과 앤군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숨은 그림찾기처럼 몇장 담겨있는데 여행지의 멋들어진 배경들보다 이들의 모습을 담긴 사진을 보고 싶어진다.

이들이 함께한 사람들의 사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 당시의 사진들이 보고 싶어진다.

물론 그녀의 그림도 함께.

홍콩에서 좋은 사람들에게 선물로 남겼다던 그림까지 궁금하다.

아쉽게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진과 그림들이 담겨있지 않아서 아쉬움을 더한다.

 

이들의 여행은 가진게 없어도 둘만 있으면 행복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함께 여행을 하게되면 친한 사람도 싸운다던데 이들은 정말 서로에게 소울메이트인가보다!

언제 어디서든 의지하고 뭘해도 좋은 사람을 곁에 둔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겠지.

그런 의미에서 린과 앤군은 정말 행복해보인다.

앞으로도 이들은 행복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행복한 방랑을 하는 이들의 2세와 함께하는 여행기를 조만간 보게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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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
이부키 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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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


"이부키 유키는 세파에 지친 어른의 마음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인생의 숙성된 가치와 아름다움을 포착해낸다.

서른아홉 살 두 남녀의 사랑을 투명한 감성으로 그려낸 이 소설 역시 인생에 대한 사려 깊은 통찰과 연민의 감성이

따뜻하게 어우려져 읽는 이의 마음을 위무한다.온기와 정성 가득한, 진정한 어른의 연애소설이다." - 책 소개문구 중에서


서른아홉에 왠 로맨스란 말에 툭 튀어나왔다. 이제는 아이도 있고 옆지기도 있고 버릴 수 없는 것들이 너무도 많기에...

그래도 나와 동갑인 두 남녀의 사랑은 과연 어떤 것일지가 궁금해서 책을 집어들었다.

아! 왜 읽는 이의 마음을 위무한다는지 그제서야 끄덕이게 된다.

현실과는 너무도 먼 이야기일 수 있는 드마라틱한 이야기다.


이와비슷한 이야기를 영화로 접한 적이 있다. 제목도 배우들의 이름이 전혀 기억나질 않지만 결말만은 생생하다.

서로를 마음 깊이 사랑하지만 각자의 삶속으로 돌아간다.

일상적인 삶을 평온하게 살아가지만 문득문득 그녀를 잊지 못하고 마음은 그녀를 늘 향하고 있다는 남자의 대사를 끝으로

영화가 끝이나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란 생각에 인상적이었다.

언젠가 그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서로 만나게 되는 날이 올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잠시했던 기억이 난다.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는 20대였다면 어쩌면 이루어지지 못했을 사랑을 다루고 있다.

서로의 외모도 경재력도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 사람의 속만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 후의 사랑이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상처까지고 안을 수 있는 눈. 그리고 배려.

시간은 흐름 속에 어느 정도의 세파를 겪은 후 그 아픔을 아는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그 무엇.

그렇기에 십대의 풋풋함과 이십대의 화끈한 로맨스와는 다른 서른 아홉, 이들의 사랑이 가능했던 것 같다.


트럭 운전사들 사이에겐 유명한 소문이 있다.

'해변'마을이라는 종이를 든 중년 여성이 히치하이크를 청하면 꼭 태워주고 정중히 대하라는 것이다.

페코 짱과 닮은 이 여자는 태워주면 그 사례로 머리를 깎아주는데 그 후엔 꼭 여러 형태의 복이 굴러온다는 것이었다.

서른아홉의 사랑을 하게 되는 여주인공이 바로 이 중년 여성이다.

그리고 남자주인공은 유능한 은행원. 이른바 엘리트다.


겉으로보기엔 중졸에 가진 것 없고 정착할 곳이 없어 떠돌이 생활을 하는 중년의 여성과

재력도 외모도 갖춘 이 남자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그 과정이 따뜻하다.

이른바 '아줌마'로 통하는 통통한 외모와 야한 농담을 서슴없이 던지는 태도로 똘똘 뭉친 이 여성이

어떻게 달달한 로맨스를?이란 의문을 갖는다면 이 책을 통해 편견을 깨면 좋겠다.

왠지 아줌마에 대한 편견이 팍 깨질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책을 덮고 나니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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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반양장)
트리나 포올러스 지음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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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삶과 진정한 혁명에 대한, 그러나 무엇보다도 희망에 대한 이야기, 어른과 그 밖의 모든 이들을 (글을 읽을 줄 아는 애벌레를 포함하여)위한 이야기.


내가 살기 위해선, 내가 잘나가기 위해선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 요즘같은 시대엔 지극히 당연하게만 들리는 말이다.

예전엔 양보와 겸손이 미덕이었지만 자기의 개성을, 남다름을 부각시켜야 살아남는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로 머릿속이 꽉차있다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이야기가 바로 '꽃들에게 희망을'이다.

이 책은 1972년에 처음 출간되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통하는 것은 역시 사랑, 희망이라는 메세지인 것 같다.

특히나 나살기 바빠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이 각박한 시기엔 더더욱.

좀 더 뜻깊은 삶을 살고 싶었던 호랑 애벌레 한마리. 많은 애벌레들이 기둥을 오르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저 높은 곳에는 뭔가 의미있는 것이 있을거라 믿는 애벌레들의 기둥이다.

뭐가 있는지 알수도 없고 누구 하나 본적도 없지만 높은 곳에 이르는 길만이 사는 목표였다.

서로 치열하게 경쟁을 하며 다른 애벌레를 배와 머리를 짓밟고 위로 위로 올라간다.

호랑 애벌레는 우연히 노랑 애벌레의 눈을 보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서로를 짓밟고 위로 올라갈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 이 둘은 기둥 아래로 내려와 행복하게 지내지만 곧 삶의 목표가 없어 시들해진다.

이내 호랑애벌레는 올라가보지 못한 기둥 위가 궁금하다.

행복한 삶을 뒤로하고 호랑애벌레는 노랑애벌레를 떠나 기둥 위로 향한다.

이번에는 기필코 위로 오르겠다는 생각에 호랑애벌레는 다른 애벌레들의 눈을 쳐다보지 않고 짓밟으며 위로만 향했다.

기둥 끝에 오른 호랑애벌래, 기둥 끝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

"야! 이 꼭대기에는 아무것도 없어!"

"이 바보야 조용히 해. 저 아래서 듣잖아. 저들이 올라오고 싶어하는 곳이 바로 여기야." - 83page


"그거야 어른이 된 너의 모습이지. 나비는 아름다운 날개로 하늘과 땅 사이를 나풀나풀 날아다닌단다. 꽃의 달콤한 꿀을 마시며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사랑의 씨를 전해주는 일을 하지. 나비가 없다면 이 세상의 꽃들은 곧 사라질거야." - 85pgae

" 너의 겉모습은 사라지겠지만 너의 참모습은 여전히 살아있을 테니까. 인생이란 바뀌고 또 바뀔 뿐 결코 사라지는 것은 아니란다. 그것은 나비 한번 되어보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애벌레들과는 전혀 다른 게 아닐까?" - 89page


호랑애벌레가 마주하게된 기둥 끝의 모습에서 뜨끔하게 된다.

저 멀리 보이는 수많은 기둥들.

많은 애벌레들은 이유도 모르면서 남들이 다 오르기에 기둥에 오른다.

서로 경쟁하고 다른 애벌레를 살펴볼 여유도 없이 짓밟고 오르기에만 바쁘다.

안타까운 현실을 바라보는 것 같다.

한편으론 특별한 목표도 없이 일류대를 목적으로 서로 경쟁하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리다.

돈, 잘사는 것, 성공이라는 걸 목표로 하는 어른들을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어린 시절 읽었던 느낌과 지금 다시 읽었을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이유도 모르며 모두가 쫓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닫는다.

내 아이들은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날개를 쫙 펼 수 있는 나비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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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육아 - 누구나 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야순님 지음, 서현 그림 / 위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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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육아 나는 어떤 엄마일까?


한동안 육아서를 끊었더랬죠. 순하디 순했던 큰아이, 하루종일 짜증에 하루가 멀다하고 저와 부딪히기가 일쑤라서 도움을 받고자 다시 찾아들었습니다. 유아기때 찾던 육아서가 아닌 사춘기를 대상으로 한 육아서들을 찾아서 엄청나게 봤어요. 도서관에 있는 사춘기 관련 책들은 거의 다 본 듯합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여지없이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거냐!라는 답답함이 더 밀려왔어요. 옆에서 지켜만 보는 남편같은 이야기만 늘어놓는 이야기라고 할까요. 딱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감정으로는 공감이 안되는 이야기들에 에잇 때려치라고 그래라면서 급기야 제가 반항을 하게 되고 만 기억이 납니다. 어이없이 마트에서 장보다가 남편의 전화 목소리에 울컥해서 질질 짜던 창피한 기억도 떠오르네요. 결국 위로가 된건 동네 큰아이 또래를 이미 키워본 선배맘들의 조언이었어요. 이미 나랑 똑같은 경험을 한 보통의 엄마들의 이야기가 제게는 딱 맞는 처방전이었습니다. 다들 똑같구나.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 돌아보면 왜 그리 답답해하고 속터져했나 모르겠어요. 아마도 아이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보다 아이의 변화를 받아들일 여유가 제게는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요.


누구나 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보통의 육아.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끌렸던 건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였던 것 같습니다. 전교 1등의 특출난 아이의 교육법을 좔좔 읊어주는 것도 아니고 엄마가 잘못해서 아이가 잘못된거라고 꾸짖는 것도 아니고 그냥 편하게 보통 엄마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훌훌 털어놨기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도 아이 키우면서 이런 적이 있었는데 하면서 끄덕이게 되는 겪어봤던 일들이기에... 


"내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 내아이를 꾸며주는 미용사, 내아이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요리사와 내아이의 어여쁜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사진사......"

-본문 중에서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면 엄마의 직업란에 칸을 채우게 됩니다.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부터 '전업주부'라는 것이 참 부담스러워졌습니다. 다들 맞벌이를 한다고 반아이들 중에서 전업주부인 엄마가 나를 포함해서 3명인가, 4명인가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더더욱 마음이 조마조마했던 것 같아요. 아... 나는 이렇게 집에만 있어도 되는 걸까를 시작으로 더욱 아이들에게 집착하고 불안하고 여유가 없어졌던 것 같아요. 그냥 집에서 노는 사람이라 취급받는 것도 참 마음에 들지 않았고 말이죠. 그런데 '보통의 육아'에 나오는 엄마는 다른 시선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걸 보고 뜨끔했습니다. 내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 내아이를 꾸며주는 미용사, 내아이의 먹거리는 책임지는 요리사, 내아이의 어여쁜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사진사. 이렇게 생각하나 살짝 바꿔서 생각해도 마음이 이렇게 달라지는데 말이죠. 뭔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보이는 저를 조금은 가득찬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어주는 멘트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부단하게 노력해야한다는 것도 알지만 엄마니까 힘내라고 다독여주는 것도 육아에서는 정말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칭찬과 격려가 아이들에게뿐만 아니라 엄마에게도 필요하다는 사실!


"엄마, 괜찮아요. 우리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_^" - 본문 중에서


내 아이도 내게 이런 말을 해줄까요. 엄마, 우리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정말 듣고 싶어지는 말입니다. 아이를 키운다는게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아이들이 머리가 커져서 나를 떠올릴때 어떤 엄마로 기억해줄까요? 그게 참 궁금해집니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구요. 아이들이 자신을 참 많이 사랑해준 엄마로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많은 걸 해주고 싶었지만 돌아보면 못해준게 더 많았기에 미안함이 밀려옵니다.


"어쩔 수 없는건 아이가 아니라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힘들어서, 피곤해서, 귀찮아서, 나를 어찌할 수가 없어 못하는 것이지. 아이 성격이 그래서, 아이가 별나서만은 아니라는 생각. 애는 어쩔 수 없어. 뭘 해도 안돼라고 말하느 엄마의 마음.그건 어쩌면 엄마의 힘겨운 자기방어다." 

"내 식대로의 원칙, 방식을 고집하지 말고 한 번쯤은 그 틀에서 벗어나 아이에게 맞춰 따라가보자. 그러면 어쩔 수 없다 싶었던 것들의 답이 아주 가까이에서 찾아지기도 할 테니.바로 아이와 함께하는 것에서부터 말이다."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 님이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아이는 가정 내에서 감정의 하수구인 경우가 많습니다."

- 본문 중에서​ 


나도 남과 다르 듯이 내 아이도 남과 다른데 똑같은 잣대로 아이를 판단하고 키우려했던 것 같아요. '보통의 육아'에서 세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확실히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눈을 갖게되면 좋겠어요. 이제 본격적인 아이들의 사춘기를 맞이하게 될텐데 그때마다 힘에 겨워서 전화기를 붙들고 남편에게 하소연하다가 눈물을 질질짜는 일이 없으려면 정말 아이를 대하는 자세부터 달라져야겠단 생각을 합니다. 내 감정에 치우쳐서 아이에게 감정의 하수구에 넣고 있는 것이 아닌지 늘 생각하고 살아야겠어요.


"나는 솔비와 사이가 좋지 못하다. 솔비의 성격은 나와 맞지 않는다. 또한 셋 중에서 손이 제일 덜가는 녀석이고 제일 못마땅한 녀석이기도 하다. 그런 솔비는 나의 첫아이다.첫만남, 첫사랑, 첫 인연이라면 당연히 가장 설레고, 기쁘고 마음이 가는 사람이어야할 텐데도 나는 솔비와 사이가 좋지 못하다." 

"아이들 어렸을 때의 사진을 보면 나의 시선은 거의 대부분 예린이를 향해 있다.솔비는 늘 내 시선에서 벗어나 있다.솔비도 그걸 알고 있었을 거다.그래서 솔비는 늘 칭찬에 목마른 아이였고 눈치 보듯 엄마 품을 찾는 아이였다.그런데 나는 눈치 보듯 하는 그 모양새가 더 못마땅했다. 

"나도 그때의 내 아버지처럼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 97page


재미난 글쟁이 '야순님'으로 닉네임을 날리는 유명한 분이라 솔직히 어떤 내용일까 더 궁금했습니다. 왠지 인기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느낌! 어떻게 살고 있을까가 궁금했는데요.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거라고는 생각못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야순님, 야순님하는지를 알게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어쩌면 엄마로서 아이에게 들려주기 껄끄러울 수 있는 이야기까지 모두 드러내보이고 있어서 진실된 경험담을 담은 이야기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나라면 과연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내 이야기들을 모두 보여줄 수 있을까란 질문도 던지게 되는데요. 역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솔비의 좁은 어깨 - 첫째의 마음은 엄마를 닮았다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흐르고 말았습니다. 야순님 초등학교 2학년때의 담임선생님의 마음이 예뻐서. 여섯살 남동생을 챙기는 야순님의 마음이 예뻐서. 그리고 동생을 친근하게 돌봐주던 아이들이 예뻐서. 그 아픈 이야기를 서슴없이 꺼내놓는 야순님의 마음이 안타까워서. 이제는 서글프지만 더이상 아프게만 다가오지 않는 이야기일거라 믿습니다.  책 표지 그림을 보고 참 귀엽네라고만 생각했는데 책 속 이야기를 읽고 이 그림을 다시 보니 와 그림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보이네요. 내용을 알고 보니 왜 이렇게 짠한 걸까요! 이 그림, 보통 그림이 아니였네요. 야순님의 첫아이 솔비, 이 아이에게 왠지 더 정이 갑니다. 솔비야! 넌 정말 멋진 아이로 클거다! 엄마 닮아서~


누구나 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보통의 육아. 보통 엄마들에게 토닥토닥 위로가 될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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